프란시스 베이컨 회화 크리스티 경매서 미술품 사상 최고가 낙찰
'루시안 프로이드 습작 3부작' 1억 4240만 달러에 팔려
Francis Bacon, Three Studies of Lucian Freud, 1969 Photo: Bloomberg
영국 화가 프란시스 베이컨(Francis Bacon)이 그린 유화 ‘루시안 프로이드의 습작 3점(Three Studies of Lucian Freud, 1969)’이 12일 크리스티 뉴욕에서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인 1억4240만 5천달러에 낙찰됐다.
이전의 최고 기록은 2012년 5월 뉴욕 소더비에서 팔린 에드바르트 뭉크의 파스텔화 ‘절규(The Scream, 1895)’으로 1억1992만 2500달러에 팔렸었다.
12일 크리스티의 전후(post-war)와 현대미술 경매에 나온 3부작의 예상가는 8500만 달러였다. 이는 지난해 소더비에 나온 뭉크의 파스텔화 ‘절규(The Scream)’의 예상가 8000만 달러를 넘어섰고, 결국 기록을 깨는 가격에 팔렸다.
생존작가 최고가를 기록한 제프 쿤스와 풍선개 'Balloon Dog'(Orange). AP
Francis Bacon & Lucian Freud
Francis Bacon’s Triptych, 1976
이전 프란시스 베이컨의 최고 경매 기록은 2008년 러시아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8620만 달러에 구입한 '프란시스 베이컨 3부작(Francis Bacon’s Triptych, 1976)으로, 당시 영국 화가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아브라모비치는 베이컨과 프로이드의 수집가로도 유명하다.
‘루시안 프로이드의 습장 3점’은 1969년 프란시스 베이컨(1909-1992)이 친구였던 화가 루시안 프로이드(1922-2011)를 모델로 그린 실물 크기(198 x 147.5 cm.) 인물화 습작 3점이다.
Francis Bacon, Three Studies of Lucian Freud, 1969
'루시안 프로이드 습작 3부작'은 20세기 거장이 화가이자 모델로서 서로의 대화를 상징하는 서사시적 걸작이다.
프란시스 베이컨와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드의 손자인 루시안 프로이드는 친구이자 라이벌이었다.
노란색을 배경으로 한 습작은 베이컨의 노련한 붓질로 의자에 앉은 프로이드의 모습을 역동적인 앵글로 포착했다. 프로이드의 발, 무릎과 손의 움직임이 마치 살아있는 듯 생생한 느낌을 준다.
이 습작 세 점은 1970년 이탈리아 토리노의 갤러리에서 처음 전시된 후 15년간 흩어져 있었다.
오른쪽 그림을 소장한 로마의 콜렉터가 3부작을 모두 구입하기 위해 20여년을 소요했다. 그는 1980년대 초 파리의 딜러로부터 중간 그림을 구입한 후 80년대 말 일본의 콜렉터로부터 오론쪽 그림을 사서 3부작을 소장하게 됐다.
프란시스 베이컨(왼쪽)과 루시안 프로이드, 1950. Photo: Harry Diamond
20세기 위대한 인물화의 거장은 1945년 전후 런던에서 처음 만난 후 서로의 작품 세계에 영향을 주고 받았다.
연하의 프로이드는 베이컨의 즉흥성과 충동적인 미술 기법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베이컨은 위트 넘치는 프로이드를 좋아했다. 1960년대 프로이드는 동성연애자인 베이컨의 애인 조지 다이어를 두 모델로 2점을 그렸으며, 베이컨은 프로이드를 모델로 수 차례 그렸다.
루시안 프로이드 또한 1952년 친구 베이컨을 모델로 그림을 그렸다. 그러나, 테이트의 소장이었던 이 그림은 1988년 베를린에서 전시 중일 때 도난 당했다.
프란시스 베이컨이 루시안 프로이드를 모델로 그린 습작 시리즈.
프로이드가 캐롤라인 블랙우드와 결혼했을 때, 베이컨은 피터 레이시와 열애 중이었다. 블랙우드는 “내가 루시안과 결혼했을 때, 프란시스와 거의 매일 저녁을 함께 먹었으며, 때론 점심도 함께 했다”고 회고할 정도로 가까웠다.
피카소와 마티스처럼 친구이자 라이벌이었던 베이컨과 프로이드의 관계는 1970년대 정점에 달했다가 말기엔 소원해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