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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루스(Palouse): 자연과 빛의 마술

 

글/사진: 진영미 Youngmi Jin, Photograp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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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레곤주의 시댁에 가는 길, 컬러풀한 밀밭 풍경으로 유명한 팔루스(Palouse)에 다녀왔습니다. 

팔루스의 싱그러운 초록 밀밭은 색이 인간에게 선사하는 아름다움으로 마음의 평화를 느끼게 합니다.

 

뉴욕에서 팔루스의 모습을 360도로 볼 수 있는 스텝토뷰트 주립공원 (Steptoe Butte State Park)까지는 2,609 마일이며, 그 높이는 3,612피트, 넓이168 acre에 달합니다. 팔루스라는 이름은 프랑스계 캐나다인 모피 거래자 들에 의해 "짧고 두꺼운 풀이 있는 땅" 또는 "잔디"를  의미하는 프랑스어 Pelouse (펠루즈)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철자 Palouse로 변경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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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루스의 언덕은 빙하기 동안에 팔루즈 전역에 강한 바람이 불면서 많은 양의 미사를 운반하면서 형성, 빙하에 의해 미세한 가루로 분소된 이 미사를 황토라고 합니다. 황토는 세계 최고의 농업용 토양입니다. 모래보다 작고 점토보다 큰 토양입자 실트(Silt)가 침전되면 표토가 풍부한 팔루즈의 구불 구불한 모래 언덕 같은 작은 언덕이 형성 되었습니다. 표토 는 토양의 최상층의 부분, 농작물 재배상 가장 중요한 토양 이라고 합니다.

 

비 온후의 실트 길은 4x4로 운전해야지 우리가 렌트한 승용차로 팔루스 동네를 들어가다가 차가 미끄러져 얼마나 혼이 났는지 이른 아침에 동네 구경도 할겸 비포장 도로에 싸인 판만 보고 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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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장길이지만 갈만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100미터 정도를 가니까 약간의 언덕 길에 땅이 젖어 있고 물이 약간 있었습니다. 그 순간 차가 옆으로 설설 미끄러지기 시작하는데  저는 카메라를 옆으로 두고 차 옆에 달린 손잡이를 꼭 잡고...

 

10분 정도를 지그재그로 차를 간신히 몰고 그 구역을 빠져 나왔는데 그런 땅이 바로 그 실트 땅입니다. 지금 생각 해도 아찔...차분한 남편의 운전 실력 덕분에 (절대 남편 자랑이 아님) 그 구간을 빠져 나왔지만, 다시는 잘 모르는 길로 가지 말아야지(특히 시골 길은) 지나가는 사람도 없고 만약에 차가 미끄러져 논덩에 빠졌다면....

 

이런 비옥한 땅 덕분에 밀, 보리, 렌틸콩, 유채(카놀라유 제품)가 잘 자라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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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fax에서 잠을 자고 이른 아침에 스텝토 뷰트 주립공원으로 향했습니다.

해발 3,612피트의 산 정상을 차로 올라가는데 꼭 달팽이관 처럼 돌고 또 돌기를 20분쯤

천천히 올라가면서 조금씩 멀어지는 팔루스의 평원을 보면서 빨간 지붕은 어디에, 흰 지붕은 몇개.

 

저기엔 풍차도.. 이러다 보니 정상에 도착 근데 왜 사람이 이렇게 많이....저는 해 뜨는 것을 보러 왔는데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달이 지고 해가  뜨는 것을 둘 다 보기 위하여 저보다 1시간은 전에 도착한 것을 알았습니다.

이래서 매번 배우는구나!

 

저 멀리서 구름 사이로 해가 등장하는데요 

해가 얼굴을 다 보여주지 않고 커텐 속에서 조금씩 자기 얼굴을 보여주기 시작합니다

구름 사이 사이로 살며시 얼굴을 보여줄때 마다 

초록의 평원은 그 빛을 받고 큰 웃음으로 화답을 하는데요 

장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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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맞은 부분에 물이 반짝 거리고 집들도 잠에서 깨어나기 시작합니다 

제가 보는 시계 방향을 12시로 시작한다면요

1시, 3시, 4시, 6시, 7시 이런 방향으로 햇살이 비치는데 ....

가슴 벅찰 정도로 좋습니다.

 

이래서 우리들은 팔루스에 오는구나!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날씨와 사이가  좋아야  멋진 사진을 만날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은 그런 날이기에 충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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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루스의 폭포도 유명하지요

1만3,000년전 빙하시대 홍수기에 형성되어 현재까지 활동중인 마지막 폭포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200피트 높이에서 떨어지는 폭포의 진흙물은 처음 보았습니다

 

폭포물이 흙색인 이유는 전날 많은 비가 내렸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주립,국립 공원에 들어가도 안내원은 없고 머신이 대신 일을 하고 있네요.

1회 입장료는 $10, 1년은 $30.

 

팔루스 평원을 지나오면서 예쁜 야생화(털갈귀 덩굴/ Hairy vetch)도 만나고 

수확한 밀을 운반하기 위해 집 가까이에 철도가 있었습니다.

팔루즈에서 시애틀까지 차로 왔는데 끝없는 평원과 과수원이 많이 보였습니다.

 

새로운 장소를 간다는 것은 새로운 삶을 만날 수 있는 기회라  다채로운 삶을 생각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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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루스 

 

눈으로 보는 초록색들은 아름답다

저 멀리에 있어도 아주 가까이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고

초록의  초원 위에 그림같은 집들이 뛰엄뛰엄 보이고 

지나가는 물 길에 반짝이는 햇살에서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고 

 

저 멀리에 교회 종소리가 들려오고 집집 마다 큰 밀 창고가 풍요로움을 나타내고

꽃길 옆에 철도 건널목의 표지판을 지나가는 트럭들은 많아도 

사람들은 보이지 않고 소, 말,  양들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안부를 한다 

 

팔루스의 농가는 조용했다

길하고는 너무 멀리 집들은 위치해 있었고 상가들도 한산했다

가도 가도 초록빛

 

이리 저리 보아도 초록 온통 초록이다 뒤엄뒤엄 황토밭을 볼 수는 있었지만 

6월 중순에 방문한 팔루스는 초록 세상

바람에 흩날리는 밀들은 노래도 참 잘하는 것 같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손으로 느끼고

팔루스의 만남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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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미 Youngmi Jin/사진작가

경북 김천 출생. 2014 NYCB Photo Contest 대상 수상. 2018 멜린다 카츠 퀸즈 보로장 표창장 수상. 2018 뉴욕 뱅크오브호프 그룹전 'Along the Inner P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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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러스 2022.07.20 10:13
    좋은 소식 전해 주셔서 감사합다.
    좋은 여행 잘 하시고 돌아오셨군요.
    덕븐에 멋지게 담으신 풍경작품들 잘 봤습다.
  • sukie 2022.07.21 09:04
    오레곤주 워싱톤주 아이다호주에 걸쳐있다는 팔루스를 사진과 함께 잘 감상했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이 끝없이 펼쳐져있는 팔루스를 사진으로 올려주신 진영미씨의 노고에 감사를 드립니다.
    8장의 사진을 계속 보면서 이 폭염을 식히고 있습니다. 눈과 마음이 시원해집니다. 때로는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을 연상시키고 때로는 사람의 그림자라곤 찾아 볼 수 없기에 적막감을 느낍니다. 6월에 펼쳐지는 끝없는 초록색의 들판의 끝은 어디일까?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겠지, 그래서 발목이 시리도록 그곳을 걷고 싶네요.
    -Elaine-
  • 추경 2022.07.23 14:39
    영미씨 잘 봤어요.
    드론으로 찍었나요. 높은곳에서의 영상이라서
    대단합니다.
    기억에 남을 작품이었어요.
    7월에도 그림 그리러 못 갔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