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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 파도의 물결, 태고의 신비

Death Valley 

 

글/사진: 진영미 Youngmi Jin, Photograp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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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 Valley  Photo: Youngmi Jin 

 

사람들은 데스 밸리(Death Valley)의 4월은 좋은 계절이라고들 하지만,  

저는 뉴욕컬처비트에서 소개한 한국영화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고(Hot in Day, Cold at Night)' 제목이 생각났습니다. 

 

참, 안성기씨와 장미희씨가 출연했던 배창호 감독의 영화

'깊고 푸른 밤(Deep Blue Night)'도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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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 원작, 배창호 감독, 안성기, 장미희 주연의 '깊고 푸른 밤(Deep Blue Night, 1984)' 

 

왜 이름을 '죽음의 계곡'이라 지었을까요?

1849년 겨울 금광을 찾아나섰다가 이곳에서 길을 잃었던 서부 개척자 그룹(49명)이 있었답니다.  

그들은 파나민트 산맥의 계곡에 갇혔고, 구조를 기다리던 중이었습니다. 

 

그 일행 중 단 한명이 목숨을 잃었지만, 사람들은 모두 그 계곡이 자신들의 무덤이 될 것이라 생각했답니다.  

결국 그들은 스카웃 청년 두명에 의해 구조됐습니다. 

일행 중 한명이 계곡에서 빠져나오면서 "Goodbye, Death Valley!"라고 말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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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 Valley  Photo: Youngmi Jin 

 

미국에서 가장 기온이 높고 건조한 지역이라는 데스밸리는 연중 강수량이 5cm에 불과하고 

해수면 아래 282피트인 Badwater Basin에서 데스밸리의 최고봉은 해발 11,049피트,

알래스카를 제외한 미국 최대 국립공원 330만 에이커의 데스 밸리. 

Furnace Creek Visitor Center에 오늘의 온도가 89'F (31'C) 였는데 

저의 몸으로 느낀 날씨는 무더웠습니다. 

한여름에 기온이 120'F (49'C)까지도 올라 간다고 하니 

그땐  모래 속에 계란을 넣어 7분만 있음 반숙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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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 Valley  Photo: Youngmi Jin 

 

자연의 아름다움은 더위도 잊게하고 마음도 편안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만나는 사람들이 다 친절한 것은 자연이 주는 관대함이고 풍요로움이 아닌지

해지는 시간을 맞추어 우리들은 Mesquite Flat Sand Dunes에서 멋진 사막의 

사진을 만들어 보려고 갔습니다.

 

가능한 사람들의 발자국이 없는 곳으로 가자.

방울뱀이 이 사막에서 살고 있다고 조심하라는 경고판을 봤지만,

그 말이 무섭지 않았습니다 (제가 제일 무서워 하는 뱀인데도요) 

멋지게 겹겹이 놓인 사막의 모습에 무서움은 사라지고, 어떻게 저곳까지 갈까?

도전 의식에 사로잡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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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 Valley  Photo: Youngmi Jin 

 

가장 높은 모래 언덕이 100피트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모래 언덕 들은 겹겹이 쌓여 있는데, 한참을 걸었나 싶은데, 

겨우 한 모래 언덕 고개를 한 발자욱 발걸음에, 

또 반 발자국은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가기를

반복에 또 반복

결국 모래는 나의 길 동무가 되어 같이 걷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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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 Valley  Photo: Youngmi Jin 

 

모래언덕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모래의 근원이 있어야 하고 

모래를 움직이는 바람이 있어야 하고 

모래가 모일 장소가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바람은 항상 불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지된 상태로 휴면을 취하기도 하고

완전히 다른 형태로 모래 사막을 바꾸어 놓기도 합니다.

수많은 흔적들을 감싸 안으면서 

또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는것 같습니다.

 

오늘 

나는 

우리들은 

어떤 이야기를 이곳에 숨겨두고 가는 걸까?

안타깝게도 구름에 묻혀버린 노을을 아쉬워하면서 작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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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 Valley  Photo: Youngmi Jin 

 

자브리스키 포인트(Zabriskie Point)

지브라의 모습을 보는 것처럼 가는 곳마다 감동이었습니다.  

돌의 형태와 색이 상상을 초월하는데, 본 것을 글로 다 표현할 수 없어 

너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 미안하기까지 합니다.

앤틱 양산을 쓰고 온 프랑스 가족들, 캘리포니아서 온 두 남자....

많은 사람들 속에서 우리 멤버 6사람들도 사진 찍고 찍히고 하는 즐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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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 Valley  Photo: Youngmi Jin 

 

아티스트 팔레트(Artists Palette)의 암석들은 

형형색색 예쁜 옷을 입고 춤을 추는 것 같았습니다.

이름처럼  물감 차트를 아주 크게 보는 이 감동은 눈에서 시작하여 가슴까지...

지금도 그 색들이 눈 앞에서 떠나지를 않습니다.

자연의 아름다움 앞에 나는 한없이  순수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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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 Valley  Photo: Youngmi Jin 

 

단테즈 뷰(Dante's View).

해발 1,669m 위치해 있는 단테스 뷰는 교차로에서 23km 올라가야만 닿을 수 있습니다.

14세기 이탈리아 작가 단테가 지옥으로의 여정을 담은 서사시 '신곡(Divine Comedy)'에서 붙여졌다고 합니다.

제 앞에 보이는 풍경에서 지옥, 연옥 그리고 천국의 모습을 같이 상상할 수 있었고

신곡의 이야기를 이곳에 넣어 상상해 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우리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고 살기.

여행은 사람의 마음을 살 찌우게 하지요.

 

 

진영미 Youngmi Jin/사진작가

경북 김천 출생. 2014 NYCB Photo Contest 대상 수상. 2018 멜린다 카츠 퀸즈 보로장 표창장 수상. 2018 뉴욕 뱅크오브호프 그룹전 'Along the Inner P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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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kie 2022.06.09 19:19
    데스 밸리를 잘읽었습니다. 올려주신 몇장의 사진을 보면서 죽음의 계곡이란 느낌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신의 걸작품 중의 하나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데스 밸리라는 이름을 붙인 내력이 흥미롭네요. 1849년에 이 이름을 지었다니 긴 역사를 지녔음을 알았습니다. 사진으로 봐도 경관인데 실제로 걸어서 경험을 해보면 감동의 연속이라 몸을 지탱하기가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사진과 함께 자세하게 글과 설명을 곁들여 주셔서 vividness를 느꼈습니다.
    "여행은 사람의 마음을 살찌우게 하지요" 이 말이 멋진 여운을 남기네요.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