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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도시를 여행할 땐 재래시장 구경이 필수다. 특히 바르셀로나에 가면, 보케리아 마켓을 구경할 필요가 있다. 흑돼지 뒷다리 햄(하몬 이베리코)를 비롯, 희귀한 생선 등 볼거리에 '피노초(Pinocho)'라는 명물 타파스 바가 있다. 또한, 한식집 '마싯따'도 피곤한 한인 여행객을 반길 것이다.

 

 

세계에서 제일 오래된 재래시장 보케리아(Boqueria)

 

*타파스 바 피노초(Pinocho/ Pinotx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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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몽 하몽, 세계 제일의 흑돼지 햄으로 꼽히는 하몬 이베리코.

 

디지털 시대 이미지가 홍수를 이루고, 인터넷으로 세계 관광지 사진을 고화질로 볼 수 있는 요즈음엔 여행자들의 관심도 보다 명소 기념촬영에서 보다 구체적인 체험으로 향하는 것 같다. 필자의 경우 여행지에서 먼저 체크하는 장소는 미술관과 재래 시장이다. 미술관은 뉴욕에서 볼 수 없는 유명 화가들의 숨은 작품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고, 재래시장은 그 나라 사람들의 소박한 얼굴과 먹거리를 구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도 남대문 시장에 만물상이 몰려있다. 글로벌 시대 표준화, 체인화로 백화점이나 수퍼마켓은 어느 도시나 비슷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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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케리아 시장의 버섯 가게. 한국산 황금송이 버섯이 반가왔다.

 

가우디의 건축으로 온 도시가 미술관같은 바르셀로나는 피카소 뮤지엄(Museu Picasso)과 호안 미로 뮤지엄(Fundació Joan Miró)같은 화가 개인의 뮤지엄도 볼 거리지만, 람블라스 거리(La Rambla)에 생뚱하게 조각 흉내를 내는 퍼포머들이 미소를 자아낸다. 타임스퀘어의 미키 마우스나 헬로 키티에 비하면 얼마나 예술적이던가? 이 람블라스에 자리한 1847년 오픈한 리세우오페라하우스(The Gran Teatre del Liceu)는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3800석)보다 훨씬 작은 규모(2292석)라 아늑했고, '일 트로바토레(Il Trovatore)'를 현대화한 공연도 기억에 남았다.

 

오페라하우스에서 머지않은 곳에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재래 시장 보케리아(La Boqueria, Mercat de Sant Josep de la Boqueria)가 있다. 공식 명칭은 세인트 조셉 마켓(Sant Josep Market). 보케리아는 중세인 1217년 문을 열었다. 그러니, 한국은 고려시대, 중국은 남송과 금나라로 나뉘어졌던 때부터 지속되고 있는 전통의 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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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산물 가게의 새빨간 왕새우들.

 

보케리아의 boc은 카탈로니아말로 숫염소를 뜻한다. 초기에는 육류시장이었다가 1470년부터는 돼지 시장으로, 1794년엔 짚을 팔기도 했다고. 정식 마켓으로 공인된 때는 1835년, 1853년에 생선이 들어갔다. 중세 때부터 야외시장이었던 보케리아는 1914년 지붕을 올리고, 옥내 마켓으로 개조됐다. 여행객들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구경하고, 맛집에서 타파스도 즐길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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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법이 틀린 한식집 '마싯따'가 어쩐지 정겹다. 한식, 중식, 일식, 월남식 메뉴도 있다.

 

스페인의 자랑인 돼지고기 햄 (하몽 이베리코)부터, 싱싱하고 기이한 생선들, 특히 새우의 종류가 다양하다. 색색의 과일은 마치 모조품처럼 반쩍반쩍 윤이 난다. 말린 홍고추를 널어놓은 모습도 정겹고, 각종 버섯들 사이에 한국산 황금송이 버섯이 반갑다. 견과류, 초콜릿, 과일 절임, 컬러풀한 쥬스 등 볼거리가 많다. 

 

UNA(한개) 사인으로 스페인 숫자에도 친숙해지고, 스페인 먹거리가 이어지다가 여기에 맞춤법이 틀린듯한 한글 상호 '마싯따(Masitta)'를 보면 몽클해진다. 허나, 맛싯다는 김밥, 김치, 야키토리, 슈마이, 깐풍기, 스프링롤 등 한식, 일식, 중식, 월남식까지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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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케리아 시장의 명물 타파스 바 피노초의 심플하고, 맛있는 작은 요리. 후아니토 바옌 대표는 스타.

 

재래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맛집이다. 보케리아의 명물은 타파스를 맛볼 수 있는 바 피노초(Pinocho/ Pinotxo 벤더 #465). 이곳의 노인장 웨이터/대표 후아니토 바옌(Juanito Bayen)씨의 인자한 미소와 서비스도 감칠맛이 있다. 칙피(병아리콩) 요리를 잘하며, 맛살조개(레이저 클램), 소시지, 새우요리, 꼴뚜기와 콩 요리 등을 즐길 수 있다. 인기가 높아 때론 오래오래 기다려야 한다. 

 

Mercat de la Boqueria

La Rambla, 91, 08001 Barcelona, Spain

http://www.boqueria.barcelona

 

*세계의 명물 재래시장 <Lonely Planet>

-짜뚜짝 주말 시장(방콕) Chatuchak Weekend Market – Bangkok, Thailand 

-그랜드 바자(이스탄불) Grand Bazaar (Kapalı Çarşı) – Istanbul, Turkey

-라 보케리아(바르셀로나) La Boqueria (Mercat de Sant Josep de la Boqueria) – Barcelona, Spain

-마라케시 수크(모로코) Souks of Marrakesh – Marrakesh, Morocco

-마르셰 오 푸세드 생(파리) Marché aux Puces de Saint-Ouen – Paris, France

-찬드니 촉(델리) Chandni Chowk – Delhi, India

-스린 야시장(타이페이) Shilin Night Market – Taipei, Taiw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