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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ger Lakes Drive-In Theater
팬데믹으로 인기회복한 드라이브인 극장


글/사진: 진영미 Young Mi 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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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ger Lakes Drive-In, NY


이제 여름도 다 지나고 절기로는 처서가 지났다.
8월 3주 동안 뉴욕주 로체스터의 딸네 집에서 첫손녀 지우를 보는 재미로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지냈다.
뉴욕으로 돌아오는 길, 고속도로 대신 시골길로 요리조리 구경하며 오다가 핑거레이크(Finger Lakes)에서 영화에서 보았던 드라이브인 시어터(Drive-In Theater)를 발견했다. 자동차 안에서 팝콘과 콜라를 먹고 마시며 소리를 지르며 영화를 보는 장면들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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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ger Lakes Drive-In, NY

호기심에 들어가서 카메라를 들었다. 이곳저곳 향수를 자아내는 야외 영화관의 풍경들을 담았다. 영화 상영은 약 오후 8시 45분경 해가 저문 후에야 시작되니 포기해야 했다. 계획에 없던 것이라 아쉽지만 다음으로 미루어야 했다.

우리를 안내해준 아저씨가 친절하게 역사를 설명해주었다. 와인 산지로도 유명한 핑거레이크의 드라이브 인 영화관은 뉴욕주에서 가장 오래된 극장이라고 자랑이 대단했다. 1947년 7월 15일에 오픈 해서 지금까지 영업을 하니 자랑도 할만하다. 드라이브인 시어터가 로맨틱한 연인들의 전용물인줄 알았는데 친절한 아저씨 말씀에 의하면 가족 관객들이 더 많다고 한다. 영화 상영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한여름에는 콘서트도 열린다. 팬데믹 중엔 많은 관객들이 드라이브 인 시어터에서 영화를 즐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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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ger Lakes Drive-In, NY

미국의 드라이브인 시어터는 1933년 뉴저지주의 리처드 M. 홀링셰드(Richard M. Hollingshead)가 캠덴에 처음 오픈했다. 티켓은 25센트. 야외에서 스크린을 세워놓고, 자동차 안에서 영화를 감상하는 것은 가족 단위 엔터테인먼트로 인기를 누렸다. 아기와 애완동물도 데려가고, 담배도 피울 수 있는 드라이브인 시어터는 영화관보다 더 자유로웠다.

드라이브인 시어터는 1950-60년대 전성기를 누렸고, 1958년엔 전국에 4천여개까지 운영됐다. 그러나, 1970년대 후반부터 도시가 확장되고,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고, 비디오 등 홈 엔터테인먼트가 등장하며, 드라이브인 시어터는 하락의 길을 걷게된다. 이로써 많은 드라이브인 영화관이 문을 닫으며, 이제 전국에 약 300개 정도가 남았으며, 뉴욕주엔 28개가 영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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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ger Lakes Drive-In, NY
 
코로나 팬데믹으로 문화 레저 생활이 축소되고,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되면서 드라이브인 시어터는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자동차 안에서 감상하는 영화는 팬데믹 중 안전한 엔터테인먼트가 된 것이다. 핑거레이크 드라이브인 시어터엔 143대의 자동차가 들어갈 수 있다. 간판 위에 세워진 빨간 자동차는 1947년에 세워진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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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ger Lakes Drive-In, NY

영화는 금, 토, 일요일에 상영하며, 관람료는 $10 (12세 이상), $4 (5-11세), 4세 이하는 무료다. 일기예보에 비가 온다고 하면 그날은 영락없이 무시무시한 영화가 상영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드라이브인 시어터,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하루였다. 상상으로의 세계는 더 멋지니까.
https://www.fingerlakesdrive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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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미 Youngmi Jin/사진작가

경북 김천 출생. 2014 NYCB Photo Contest 대상 수상. 2018 멜린다 카츠 퀸즈 보로장 표창장 수상. 2018 뉴욕 뱅크오브호프 그룹전 'Along the Inner P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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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꽃 2023.08.31 04:20
    흥미로운 곳이네요~
    팬데믹이 끝났지만 가족ㆍ연인끼리 오붓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
    진영미 작가의 멋진 작품으로 이곳 한국에서 즐감합니다♡
  • 늘봄 2023.09.01 09:27
    뉴욕에 오랫동안 살아도 알지도 못한 곳인데
    진영미작가님 덕분에…고맙습니다!
    자세한 설명과 함께하는 귀한 사진들
    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