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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 극장전(劇場傳) <5> 벨라스코 시어터(Belasco Theater)


귀신들린 극장...티파니 조명, 에버릿 쉰 벽화

3월 25일까지 '파리넬리와 왕(Farinelli and the King)'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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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수입된 '파리넬리와 왕(Farinelli and the King)'을 보러갔다가 연극에는 실망했지만, 극장에는 반했다. 


한국에서 개봉됐을 때 흥미롭게 보았던 영화 '파리넬리(Farinelli)'의 그 카스트라토가 우울증에 걸린 스페인 왕 필리페 5세를 치료해준다는 이야기다. 필리페 5세는 루이 14세의 손자.



000farinelli18f-2-web.jpg Photo: Joan Marcus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스파이 브릿지(Bridge of Spies)'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연기파 마크 라일런스(Mark Rylance)가 왕으로 출연한다. 마크 라일런스는 연극계의 다니엘 데이 루이스. 토니상을 3차례(12야, 예루살렘, 보잉보잉) 수상한 연기파다. 


'파리넬리와 왕'은 지난해 12월 17일 벨라스코 시어터에서 공식 개막됐는데, 티켓은 거의 매진되어 3월 초에서야 겨우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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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델의 음악이 흐르는 작품은 마크 라일런스의 부인인 클레어 반 캠펜(Claire van Kampen)이 희곡작가로 데뷔하는 연극이다. 캠펜은 원래 피아니스트였으며, 작곡가이자 연출가다. 그래서인지 대본이 아마추어적이다. 왕이 왜 우울증에 걸렸는지, 어떻게 당대의 스타였던 파리넬리가 스페인 궁정 악사로 9년을 지냈는지, 왕이 어떻게 파리넬리의 노래에 매료됐고, 치유가 됐는지, 왕이 어떻게 사망했는지에 대한 묘사가 부족하다. 


촛불 샹들리에의 궁정 세트와 파리넬리 노래는 아름다우며, 마크 라일런스의 열연이 공허한 캐릭터 속에서 홀로 빛난다. 천상의 목소리, 파리넬리 역은 두 배우(연기 샘 크레인/노래 아이스틴 데이비스)가 따로 맡은 바로크 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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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어 반 캠펜이 마크 라일런스의 부인이 아니었더라면, 공연될 수 있었을까? 어떤 드라마도 배우의 연기력만으로 커버할 수는 없다. 희곡이 탄탄해야만 한다. '왕과 나(The King and I)'처럼 왕과 교사, 동양과 서양, 미개와 문명, 남과 여라는 극적인 갈등 요인이 없어서 부실한 작품이다.


오케스트라 대신 무대에 설치된 발코니에 바로크 연주단이 분장한 채 파리넬리의 반주를 맡아주며, 객석도 마련됐다. 무대 객석은 파셜 뷰지만, 티켓이 저렴하다. '파리넬리와 왕'은 3월 25일까지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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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극장 구경은 잘 했다. 벨라스코 시어터는 2005년 주디 갈란드의 삶을 그린 연극 '무지개의 끝(End of the Rainbow)'을 본 적이 있는데, 극장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몰랐다. 이번에 둘러보니 브로드웨이 극장 중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벨라스코 시어터는 1907년 '스타이브샌트 시어터(Stuyvesant Theatre)'라는 이름으로 오픈했다. 객석은 1천16석. 1948년부터 슈베르트 오가니제이션 계열 극장이다. 할렘의 아폴로 시어터(Apollo Theater)를 설계한 조지 카이스터(George Keister)로 극장주 데이빗 벨라스코(David Belasco)의 위임을 받아 건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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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천장의 목재 패널과 티파니 조명들,  그리고 곳곳에 애쉬캔 학파였던 화가 에버렛 쉰(Everett Shinn)의 벽화가 장식되어 있다. 극장 위층엔 벨라스코의 하우스 겸 오피스로 듀플렉스 펜트하우스가 있었다. 극장주 데이빗 벨라스코는 1910년 이름을 벨라스코 시어터로 바꾸게 된다.  

 

1946년 벨라스코 시어터에서 말론 브랜도(Marlon Brando)가 연극 '트러클린 카페(Truckline Cafe)'에 출연해 천재 배우라는 찬사를 받았다. 이때 제작자로 만난 엘리아 카잔 감독과는 '워터프론트' '비바 자파타!'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서 함께 작업했다. 2014년부터 1년 반 공연된 록뮤지컬 '헤드위그와 앵그리 인치(Hedwig and the Angry Inch)'가 벨라스코 시어터 111년 역사상 가장 롱런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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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스코 시어터는 '귀신들린 극장'으로 불리우기도 한다. 배우들 몇몇이 전설적인 극장주 데이빗 벨라스코의 영혼을 보았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그러다가1971년 남녀가 전면 누드로 등장하는  '오! 캘커타!(Og! Calcutta!)' 공연 후 유령이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연 오프닝 나잇에 유령이 나타나면 그 공연은 성공한다는 미신이 있다. '헤드위그와 앵그리 인치' 폐막날엔 관객 한명이 커튼 콜(공연 종료 후 출연진 무대 인사)에 유령 복장으로 나타났었다고. 


Belasco Theater

111 West 44th St. 

http://shubert.nyc/theatres/bela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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