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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계의 아인슈타인' 머스 커닝햄과 친구들

존 케이지, 로버트 라우셴버그, 재스퍼 존스, 앤디 워홀 등과의 콜라보 


NYFF 2019 (9/27-10/13) 

<3> 3D 다큐멘터리 '커닝햄(Cunningh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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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nningham by Alla Kovgan


*'커닝햄(Cunningham)'예고편


"몸 안에는 해방되기를 기다리는 엑스타시가 있다." 

-머스 커닝햄- 


올해는 위대한 무용가 머스 커닝햄(Merce Cunningham, 1919-2009)의 탄생 100주년이자, 사망 10주기다. 이를 기해 두 여성감독의 다큐멘터리가 제작됐다. 지난해 마이아 웨슬러(Maia Wechsler) 감독의 다큐멘터리 '무용가가 춤을 추면(If the Dancer Dances)'이 나왔고, 알라 코브간(Alla Kovgan)의 3D 다큐멘터리 '커닝햄(Cunningham, 2019)'은 올 뉴욕영화제에 초대됐다. '파리 텍사스(Paris, Texas)'의 빔 벤더스(Wim Wenders) 감독의 3D 무용 다큐멘터리 '피나(Pina, 2011)'의 팬들에겐 코브간의 '커닝햄'은 황홀한 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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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nningham by Alla Kovgan


머스 커닝햄은 마샤 그레이함(Martha Graham)의 댄서로 활동하다가 1944년 전위 음악가 존 케이지(John Cage)와 협업을 시작하며, 삶의 동반자가 되었다. 1953년 자신의 무용단 머스 커닝햄 댄스 컴퍼니 설립 후 2009년 90세로 눈을 감을 때까지 무려 180여편을 안무했으며, 700여회의 이벤트를 열었다. 그의 유작은 90세 때 안무한 '거의 90세(Nearly Ninety, 2009)'이니 평생 춤꾼이었다. 


머스 커닝햄은 단순한 무용가/안무가는 아니었다. 연인 존 케이지를 비롯 브라이언 이노와 라디오헤드 등 록뮤지션, 화가 로버트 라우셴버그(Robert Rauschenberg), 브루스 나우만(Bruce Nauman), 앤디 워홀(Andy Warhol), 로이 리히텐스타인(Roy Lichtenstein), 프랭크 스텔라(Frank Stella), 재스퍼 존스(Jasper Johns) 등과 당대의 예술가들과 호흡하며 춤의 언어를 확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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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nningham by Alla Kovgan


"발레 테크닉은 다리에 놀라우며, 모던댄스는 토르소에 탁월하다."

-머스 커닝햄-


영화 편집자 출신 알라 코브간 감독의 '커닝햄'은 3D로 머스 커닝햄의 춤 스펙트럼을 다차원적으로, 친밀하게 보여준다. 커닝햄이 1942년부터 1972년까지 안무한 작품을 커닝햄 댄서들 14명이 맨해튼의 루프톱에서 터널, 숲속, 허름한 스튜디오에서 프랑스 궁전까지 다양한 공간을 배경으로 재현했다. 3D 카메라는 360도 회전하며, 관객은 3D 안경으로 공간 언어인 춤을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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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nningham by Alla Kovgan


'커닝햄'의 하이라이트는 화가 로버트 라우셴버그가 세트와 의상을 디자인한'섬머스페이스'(Summerspace, 1958)과 앤디 워홀이 세트, 재스퍼 존스가 의상을 담당한 '레인포레스트(Rainforest, 1968)'다. '섬머스페이스'는 모튼 펠드만(Morton Feldman) 작곡에 라우센버그가컬러풀한 점묘파기법으로 제작한 무대와 타이츠 의상을 제작했고, 커닝햄은 여름의 열정과 에너지를 담은 안무로 완성한 작품이다. 정크를 캔버스에 부착하는 콤바인 페인팅(Combine Painting)과 아상블라쥬(Assemblage) 화가 라우셴버그는 커닝햄과 20여개의 작품에서 협업했다. 처음 커닝햄을 만났을 때 라우셴버그는 모두들 자신을 광대라 생각했고, 그점에서 커닝햄과 통해 서로의 팬이 됐다.


다큐멘터리엔 '섬머스페이스'가 짧았지만,  마침 전작(20분)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왔다. 뉴욕시티발레(New York City Ballet)의 새 시즌 'MASTERS AT WORK: BALANCHINE & CUNNINGHAM' 시리즈에서 '섬머스페이스'를 무대에 올린다. '섬머스페이스'는 1966년 뉴욕시티발레에서 공연됐던 작품으로 2000년 이후 첫 리바이벌이다. 이 프로그램에선 조지 발랜신(George Balanchine)의 '세레나데(Serenade)'와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콘체르토 제 2번도 공연된다. (10/5, 10, 12) https://www.nycballet.com/Season-Tickets/19-20-Season-Page/Fall-2019/MASTERS-AT-WORK-BALANCHINE-CUNNINGHAM.as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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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nningham by Alla Kovgan


한편, '레인포레스트'는 데이빗 튜더(David Tudor) 작곡으로 커닝햄이 어린 시절 기억과 워싱턴주의 올림픽 페닌슐라(Olympic Peninsula)의 다우림에서 영감을 받아 안무한 작품이다. 앤디 워홀의 베개 풍선 설치작 'Silver Cloud'로 무대를 장식했으며, 재스퍼 존스는 면도날로 절개한 살색 타이츠 의상을 맡았다. 


"우리는 어떤 것을 해석하지 않는다. 우리는 어떤 것을 제시한다. 해석은 관객에게 남겨져 있다."

-머스 커닝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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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nningham by Alla Kovgan


머스 커닝햄은 1960년대 무용수들과 미니 폭스바겐을 타고 전국 투어 공연을 했고, 이 시절 존 케이지는 투어가 '소풍'같았다고 말했다. 커닝햄과 댄서들은 1964년 유럽 순회공연 중 파리에서는 관객들로부터 토마토와 달걀 세례를 맞기도 했다. 커닝햄은 "차라리 사과였으면 좋았을 것이다. 배가 고팠으니까."하고 술회한다. 당시엔 아방가르드였고, 혹평도 받았지만, 1989년 커닝햄은 프랑스 정부로부터 레종도뇌르(Légion d'honneur) 훈장을 받았다. 


'커닝햄'은 뉴욕영화제 상영 후 12월 13일 극장 개봉된다. 93분. 9월 29일 오후 4시 45분, 10월 1일 오후 6시 30분. https://www.filmlinc.org/nyff2019/films/cunningham



delfini2-small.jpg *뉴욕시티센터 폴 포 댄스(Fall for Dance)

*루돌프 누레예프 다큐멘터리 'Noreyev'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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