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Jung Un According to Dennis Rodman

농구스타 데니스 로드맨이 본 김정은 위원장

"나는 전쟁을 원하지 않아요."

"데니스, 뉴욕에 가고 싶어요. 매디슨스퀘어가든도 가고 싶죠. 하지만, 갈 수가 없어요." 

노래방에선 프랭크 시나트라의 '마이 웨이' 한국어로 불러

NBA 스타 데니스 로드맨은 김정은 위원장을 'Marshal(원수)'이라 부른다.(AP).  2015년 4월 18일 김정은 북한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시절 백두산에 올라 일출을 지켜보고 있다. ⓒ노동신문

트럼프 & 김정은과 친한 유일한 미국인

'악동' 농구스타 스타 데니스 로드맨(Dennis Rodman, 56)이 북한을 방문할 때 모두들 미쳤다고 했다. 지금은 다르다. 오는 5월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Kim Jung Un) 북한 국무위원장의 회담을 앞두고 두 사람을 모두 잘 아는 데니스 로드맨이 주목을 끌고 있다. 로드맨은 미 대선 때 트럼프를 지지했으며, 그의 '오랜 친구'라고 생각한다. 북한에는 다섯번 방문해 김정은을 세번 만났으며, '평생 친구'라고 말했다. 로드맨은 지난 3월 도날드 트럼프가 김정은과 회담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자 이를 환영하면서 '평화 특사'로 트럼프와 동행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오는 5월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도날드 트럼프와 김정은. 비핵화와 체제보장이 이슈.

4.27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으로 데탕트가 시작됐다. 그리고, 이전의 '괴뢰 집단' 북한, '로켓맨'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이미지가 변했다. 농구선수 데니스 로드맨이 가까이서 본 김정은은 누구인가? 

데니스 로드맨은 2013년부터 다섯차례 평양을 방문, 세번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시간을 보냈다. 김 위원장은 농구광으로 어려서부터 마이클 조단과 데니스 로드맨이 뛰었던 시카고 불스(Chicago Bulls)의 팬이었다. 로드맨은 김정은을 "Marshal(원수) Kim Jong Un"이라 부르며, 김정은의 생일에 'Happy Birthday to You"를 불러주기도 했다.

ABC-TV '20/20'에서 김정은이 자신을 꼭 포옹해주는 모습이 세계 지도자들에겐 드문 모습이라고 설명하는 데니스 로드맨.

데니스 로드맨은 2017년 12월 ABC-TV '20/20'에서 가까이서 본 김정은에 대해 "항상 웃고, 가라오케와 승마를 즐긴다"고 전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노래방 18번은 프랭크 시나트라의 "My Way"로 노래방에서 70여명과 함께 보드카 숏을 한 후 한국어 버전으로 불렀다고 밝혔다. 로드맨에 따르면, 김정은은 14인조 소녀밴드를 대동하고 어디서든 연주를 듣는다. 

어린시절 스위스에서 유학하며, 농구를 했던 김 위원장은 로드맨에게 "데니스, 뉴욕 가고 싶다. 매디슨스퀘어가든(Madison Square Garden)도 가고 싶다, 하지만 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농구팬인 만큼 한인타운 인근의 세계적인 스태디움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농구 게임을 보고 싶은 열망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 위원장은 항상 인민들, 여동생, 남동생들과 늘 함께 있고, 가족적이며, 늘 웃었다고 로드맨은 말했다.  

2만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 2017년 2월 NBA 뉴욕 닉스 Vs. 토론토 랩터스 게임 중에서.

데니스 로드맨은 김정은 위원장이 자신을 꼭 포옹하는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런 모습은 보기 드물다. 북한에서 그의 할아버지, 아버지도 하지 않았으며, 세계 지도자들도 마찬가지다. 특히 나같은 흑인으로서는 이런 모습을 지도자가 보여주는 것은 드문 일"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트럼프와 김정은이 무척 유사한 사람들이라면서 이들의 공통점은 '통제하기를 좋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드맨은 트럼프에게 마샬(김정은)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려주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정은,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지난해 12월 로드맨은 CBS-TV '스티븐 콜베르와 레이트쇼(The Late Show with Stephen Colbert)'에 출연했다. 로드맨은 '약물 마리화나 통용 화폐'를 의미하는 'PotCoin' 아래 트럼프, 로드맨, 김정은의 모습과 미국과 북한의 국기가 꽂혀있고, 연합(UNITED)가 쓰인 티셔츠를 입고 나왔다. 

로드맨은 김정은이 "아이같으며,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CBS-TV The Late Show with Stephen Colbert

콜베르는 김정은을 '살인적인 미치광이 독재자'라 지칭하면서 그와의 만남에 대해 물었다. 로드맨은 "우리는 주로 농구 이야기를 했다. 김정은은 스위스에서 농구를 했다. 인권 문제는 나 소관이 아니다"라면서 김정은이 "난 전쟁을 원하지 않아요(I don't want war)"라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난 심판하지 않으련다. 우린 모두 인간이다"라면서 김정은은 '아이같다(like a kid)'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이 미국과 북한 사이에 소통의 문을 열고 싶다고 밝혔다. 

사실 데니스 로드맨은 트럼프와 김정은과 친한 유일한 미국인일지도 모른다. '벌레(The Worm)'이라는 별명을 가진 데니스 로드맨은 2013년 TV 오락쇼 '유명인사 견습생(Celebrity Apprentice)'에 출연했다가 멜라니아 트럼프(Melania Trump)의 철자를 잘못 써서 해고당한 바 있다. 트윗광 트럼프는 2014년 5월 데니스 로드맨이 '농구 외교'를 명분으로 북한에 갔을 때 트윗에 "미친 데니스 로드맨이 내가 자신과 북한에 가고 싶어한다고 말하는데, 절대 논의한 바 없으며, 흥미도 없다. 북한은 지구상에서 가고 싶은 마지막 장소다"에 이어 "데니스 로드만은 내가 자신과 북한에 가고다고 말했을 때, 술이나 약물에 취했다(망상이다). 내가 그를 '견습생'에서 해고한 것이 기쁘다!"라고 올렸다. 

데니스 로드맨의 '농구 외교' 연대기

 Getty

로드맨은 2013년 2월 26일 농구 전시 게임을 위해 처음 북한을 방문, 김정은 위원장을 만났다. 여행에서 돌아온 후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두 지도자가 농구 팬이므로 김정은에게 전화를 걸라"고 제안했다. 그해 5월엔 시애틀타임스에서 한국계 미국인 선교사 케네스 배(배준호) 기사를 본 후 트윗에 '북한에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은 케네스 배를 석방해 달라'고 올렸다. 2012년 북한에 입국해 억류되어 반공화국 적대범죄 혐의를 받고, 재판에 회부된 케네스 배는 이듬해 풀려났다. 

2013년 9월 방문에서 다시 김정은을 만났다. 로드맨은 김정은에겐 김주애(Kim Ju-ae)라는 이름의 딸이 있으며, 김정은은 "훌륭한 아빠(great dad)"라고 말했다. 또한, 자신이 북한 국가대표 농구팀을 훈련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때도 오바마와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열게 하고, 오바마가 김정은과 연락할 것을 부추겼다. 

 로드맨이 지난해 6월 방북해서 김정은 위원장과 딸에게 준 선물로 여겨지는 것들.

2014년 1월 방문에서는 1월 8일 김정은의 생일과 10일에  미국 농구선수들을 데리고 북한팀과 전시 게임을 벌였다. 로드맨은 시합 전 CNN과의 인터뷰에서 "케네스 배가 수감된 것은 자신의 잘못"이라고 말해 비판받았다. 이틀 후 로드맨은 음주와 압박 때문이라고 사과했으나, 미 국회와 NBA, 인권단체에선 로드맨이 북한정부를 위한 홍보행위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2017년 6월 방북에선 올림픽 선수들, 남녀 농구선수들을 만났으며, 동물원과 장애인 시설을 방문했다. 이때는 로드맨은 김정은을 만나지 않았으나, 김일국 체육부장관을 을 통해 김정은에게 서명한 농구 유니폼, 비누세트와 1987년 도날드 트럼프가 출간한 책 '거래의 기술(The Art of the Deal)'을 전했다. 김 위원장의 딸을 위해서는 '윌리를 찾아라(Where's Waldo?)'와 인어공주 퍼즐 등을 선물한 것으로 전해졌다. 

 *NBA 뉴욕 닉스 Vs. 토론토 랩터스 게임

*아테네 행상소년에서 연수입 2200만불 농구스타로 야니스 아데토쿤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