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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곽애리씨가 첫 시집 '주머니 속에 당신'(황금알)을 출간했다. 곽애리씨는1959년 강원도 평창에서 태어나 1985년 뉴욕으로 이주, 맨해튼에서 쥬얼리 숍을 운영했다. 김정기 시인이 강의하는 뉴욕중앙일보 문화센터 문학교실에서 수학했으며, 2012년 월간수필로 등단했다. 2017년 '문학청춘'에 ‘나야’ ‘후러싱 외딴 골목’ ‘스위치를 내려버린 땅로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시인으로 등단했다. 뉴욕중앙일보의 칼럼니스트로 기고하고 있다. 곽 시인의 딸 김하나(Crystal Hana Kim)씨는 2018년 'If You Leave Me(당신이 나를 떠난다면)'를 출간한 소설가다.      

 

 

곽애리 [주머니 속에 당신]

황금알 시인선 276

 

 

책소개

곽애리의 시편들은 다채로운 낭만의 노래와 디아스포라로서 유목의 몸시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낭만적인 진술과 형태는 감각적이고 구체적인 몸으로 발현하면서 시정신과 육체를 동시에 포획한다. 그의 첫 시집의 다양한 질료들은 감각의 향연으로 살아 움직이고 흩어졌다가 다시 모이면서 현란하지만, 생명존중의 깨달음으로 귀결하는 특징이 있다.

 

좀 더 과장하자면, 각자(覺者)의 오도송에 버금가는 노래와 춤은 활달한 몸시로 응집하여 결속력을 단단하게 구축한다. 이러한 깨달음의 여정에서 만나는 다양한 대상들 중 ‘밥’과 ‘몸’이 중요한 핵심으로 자리하고 있다. ‘밥’을 노래하는 시편들을 통하여 ‘몸’으로 전이되어 춤을 이루고, 춤은 몸시가 되어 깨달음으로 가는, 길 없는 길을 만들면서 유목의 노래를 한다.

 

곽애리가 감각하는 대상들뿐만 아니라, 현실계를 넘어선 상상계까지 수렴하는 방랑자의 노래는 곡비(哭婢)가 되어, 대상들을 대신하여 울어주며 정처 없이 떠도는 영혼의 집시들을 호출하면서, 가슴에 있는 속주머니에 넣고, 속절없이 사랑한다.

 

 

곽애리의 말

 

마음 속살을 꺼내 보이려는데

망설임조차 서투르다

큰 뿌리, 버팀목으로, 가지로, 꽃으로

가랑가랑 나를 흔들었던

손길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여기까지, 나의 깊은 동굴, 내면을 건드렸던

모두에게 감사하다 그리고 빗소리, 나무,

사막의 낙타, 모래시계……빼놓을 수 없지

기꺼이 풍경이 되어준 사물들까지……

어느 지점, 서성이며 나를 머물게 했던

빛의 울음, 그 모두에게

이 책을 바친다.

-2023 초가을 우드스톡에서

 

 

추천글

곽애리의 시집은 5부로 짜여 있는데 시집을 읽다 보면, 같은 시인의 시집 같지 않게 시의 질료도, 음색도, 표현방법도, 내재한 의도도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시가 많다. 그리고 나는 그 이유가 이 시인의 다면체적 성격의 내적 에너지, 내지는 새로운 시도에 목적을 둔 도전의 결과라고 보고 싶다. 그래서 이 시집의 매력은 여러 곳에 산재해 있지만, 오랜 세월 뉴욕 근교에 살면서 장 미셸 바스키아의 작품을 좋아하고, 다른 예술 그룹과의 교류를 이어왔기 때문인지 주저하지 않고 저돌적으로 방향을 탐색하는 용기가 곳곳에 보인다. 모쪼록 자신만의 방법으로 세상을 보고 듣고 만지는 체험을 통해 언어적 긴장을 획득하고, 아름답되 독자적이면서 자유분방한 시적 공간을 구축해 나가는 개성 강한 시들을 계속 만들어나가기를 부탁을 드린다. - 마종기 (시인, 의사) 

 

곽애리 시인의 시에서는 아침이슬이 흰꽃이 되어, 영롱한 물방울이 마치 푸른 비단 위를 구르는 신비가 만져진다. 여름 나무 잎새를 스치고 나는 실바람에 몸을 적시게 한다. 일상에 접하는 모든 사물이 시에 이르는 경지에 이른다. “그날 밤/ 잠 못 이루고 천장에 박아놓은 박제된 눈동자 위에 매달린/ 붉은 눈물방울/ 쌀자루”(「쌀」 부분). 시인의 마음이 순수하다 못해 여름 아침 공기다. 시적 감수성이 눈이 부신, 그 무지갯빛 맑은 방 속으로 누가 감히 길을 낼 생각이나 하겠는가. 언제나 곽애리 시인의 시는 흰꽃이 금강석이 되는 현장을 연출한다. - 김정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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