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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익중/詩 아닌 詩
2020.01.29 13:38

(458) 강익중: 뉴욕, 샌프란시스코, 이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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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아닌 詩 <29> 세 도시 이야기


Multiple Dialogue Infinity with Nam June Paik (Detail), 2009-2010, 62,000 Works, National Museum of Contemporary Art in Korea, Gwacheon, Korea.jpg

Ik-Joong Kang, Multiple Dialogue Infinity with Nam June Paik (Detail), 2009-2010, 62,000 Works, National Museum of Contemporary Art in Korea, Gwacheon, Korea



뉴욕 


누구는 뉴욕이

샐러드 보울이라지만

내 생각엔 뉴욕은

내가 좋아하는 의정부 부대찌개다

이것저것 다 섞인 맛

지날수록 정말 간단치 않은

그런 맛이다


누구는 뉴욕이

멜팅 팟 같다지만

내 생각엔 뉴욕은

백남준 선생님 비디오다

이색 저색 총천연색

지날수록 엄청 새로운

그런 빛이다



Gateway, 2000, 5,400 Works, 7.6 x 7.6 cm each, Mixed Media on Canvas, Metal, Ceramic and Wood, Collection of San Francisco International Airport, CA.jpg 

Ik-Joong Kang, Gateway, 2000, 5,400 Works, 7.6 x 7.6 cm each, Mixed Media on Canvas, Metal, Ceramic and Wood, Collection of San Francisco International Airport, CA



샌프란시스코 


하루에 두어 번

안개가 몰려오는 곳


언덕이 높아

따로 운동이 필요 없는 곳


금문교 색이

금색이 아니라 빨간색인 곳


파도가 보이는 산책로에

채송화가 피어난 곳


일 년에 두어 번

안개처럼 가고 싶은 곳



Ik-Joong Kang, 1969.jpg

Ik-Joong Kang, 1969



어릴 적 이태원


낮에는 파리 쫓고

밤에는 모기 쫓던 곳


부군당 느티나무 사이

노란 보름달 뜨던 곳


우물가 등목할 때 

채송화 빼꼼히 나를 보던 곳


비 오는 날 달팽이 잡고

맑은 날 사루비아꽃 빨던 곳


우리 집 다섯 식구

울고 웃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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