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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익중/詩 아닌 詩
2024.02.20 17:18

(706) 강익중: 그건 내가

조회 수 150 댓글 1

詩 아닌 詩 (79) 그건 내가 

 

Untitled 1, 2024, 18 x 16 in, Mixed Media on Paper.jpg

Ik-Joong Kang, Untitled 1, 2024, 18 x 16 in, Mixed Media on Paper

 

 

그것은

 

마음이 요동치는 것은

누가 나를 흔들어서인가

내가 나를 흔들어서인가

 

세상이 어지럽다는 것은

밖이 어지럽다는 것인가

내가 어지럽다는 것인가

 

말이 씨가 됐다는 것은

남이 그 씨를 심어서 인가

내가 그 씨를 심어서 인가

 

 

Untitled 2, 2024, 18 x 16 in, Mixed Media on Paper.jpg

Ik-Joong Kang, Untitled 1, 2024, 18 x 16 in, Mixed Media on Paper

 

 

그건 내가

 

저녁 노을에 24색 크레파스가 생각나면

아직 젊다는 것이다

새벽 공기에 새로 산 운동화가 생각나면

아직 젊다는 것이다

아침 안개에 하얀 방귀 차가 생각나면

아직 젊다는 것이다

겨울밤 정류장 앞 군고구마가 생각나면

아직 젊다는 것이다

라면에 찬밥을 말아 먹고도 또 뭐가 생각나면

아직 젊다는 것이다

 

 

Untitled 3, 2024, 18 x 16 in, Mixed Media on Paper.jpg

Ik-Joong Kang, Untitled 1, 2024, 18 x 16 in, Mixed Media on Paper

 

 

눈을 가늘게 떠 

 

눈을 가늘게 뜨고 그리면 돼

왜 그러는지 알아

너무 작은 것에 빠지지 않고

너무 큰 것에 놀라지 않으려고

 

눈을 가늘게 뜨고 있으면 돼

왜 그러는지 알아

너무 기쁠 때 기뻐하지 않고

너무 슬플 때 슬퍼하지 않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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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kie 2024.02.22 10:58
    강익중 작가님,기쁘고 반갑습니다. 왜 기쁘냐고요? 왜 반갑냐고요?
    그건, 그건 내가 지독하게 강익중 작가님의 시를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시 세편을 읽었습니다.
    그것은, 그건 내가, 눈을 가늘게 떠-세편의 시가 아름다워요!
    노을을 그렇게 많이 봤지만 색깔을 생각해 보지않고 지나쳤는데, 오늘 '노을'을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24가지색을 꼼꼼히 꼽아봤습니다. 보라 남색 파랑 초록색 노랑 주황 빨강색 외에는 잘 떠오르질 않네요. 그러나 24가지 색을 생각하는 동안이 얼마나 행복했는지를 알리고 싶고 공유하고 싶습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