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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익중/詩 아닌 詩
2023.11.28 11:07

(694) 강익중: 나도 별이라는 얘기다

조회 수 56 댓글 1

詩 아닌 詩 (76) tears, stars & airport 

 

 

Untitled2, 9.6 in x 6 in Mixed Media on Paper, 2023.jpg

Ik-Joong Kang, Untitled2, 9.6 in x 6 in Mixed Media on Paper

 

 

눈물 

 

가끔 나는 눈물은 꽃가루 때문이야 

사랑하는 사람 주위엔 꽃들이 피니 

 

요즘 나는 눈물은 찬바람 때문이야 

가을 겨울이 서로 티격태격 중이니 

 

갑자기 나는 눈물은 나이 때문이야 

철이 제대로 들려면 아직 멀었으니 

 

 

Untitled1, 9.6 in x 6 in Mixed Media on Paper, 2023.jpg

Ik-Joong Kang, Untitled1, 9.6 in x 6 in Mixed Media on Paper

 

 

나도 별이라는 얘기다 

 

 

달은 하나인데 

달을 비치는 호수는 수없이 많으니 

달도 수없이 많다는 얘기다 

 

나는 하나인데 

나를 품는 눈동자는 별처럼 많으니 

나도 별처럼 많다는 얘기다 

 

지구별은 하나인데 

지구별과 이어진 별들은 수없이 많으니 

나도 별이라는 얘기다 

 

 

Untitled3, 9.6 in x 6 in Mixed Media on Paper, 2023.jpg

Ik-Joong Kang, Untitled3, 9.6 in x 6 in Mixed Media on Paper

 

 

일찌감치 공항에 나오면 

 

집시처럼 

짐가방을 여기저기 밀고 다니는 재미가 있다 

 

아이처럼 

커다란 비행기가 뜨는 걸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도둑처럼 

가판대에서 공짜로 잡지를 보는 재미가 있다 

 

인생처럼 

누구나 때가 되면 떠난다는 걸 아는 재미가 있다 

 

바람처럼 

모였다 흩어지고 다시 만나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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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kie 2023.12.02 13:08
    강익중 작가님의 시 세편을 여러번 읽었습니다. 내 마음이 천진난만해 집니다.
    강 작가님의 시는 읽을수록 내가 해바라기 소녀가 됩니다. 해를 보고 활짝 웃는 꾸밈없는 소녀로 변합니다.
    '눈물'에서 "갑자기 나는 눈물은 나이때문이야"를 읽고 눈물이 고였습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그게 아니지하는 실감이 밀려왔습니다.
    지구를 하나의 별로 보았으니까 나도 별이다--- 내 생애 처음으로 내가 별이 되어봤습니다. 그런데 외롭네요.
    공항은 흩어지고 다시 만나는 재미가 있다고 썼는데 공감이 가네요.
    시 세편이 희노애락을 담고있어서 울다 웃다했습니다.
    다음에는 어떤 시를 보여주실까 궁금합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