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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익중/詩 아닌 詩
2023.07.18 17:47

(679) 강익중: 빗소리 Raindrops Keep Fallin' on My Head

조회 수 65 댓글 1

詩 아닌 詩 (72) Raindrops Keep Fallin' on My Head

 

빗소리가 따라왔다, 2023, 12 x 6 in, Oil Pastel on Paper (1).jpg

Ik-Joong Kang, 빗소리가 따라왔다, 2023, 12 x 6 in, Oil Pastel on Paper

 

빗소리 

 

가방을 머리에 이고 

이태원 골목을 오르던 칠월

빗소리가 따라왔다

 

구멍 난 운동화를 신고 

찌걱 거리며 다니던 칠월

빗소리가 따라왔다

 

청주 물난리 소식에

우암산으로 달려가던 칠월

빗소리가 따라왔다

 

한강철교 기적소리가

천둥으로 울리는 뉴욕의 칠월

그 빗소리가 여기까지 왔다

 

 

보고싶다, 2023, 6 x 6 in, Oil Pastel on Paper.jpg

Ik-Joong Kang, 보고싶다, 2023, 6 x 6 in, Oil Pastel on Paper

 

 

미호천 

 

보고 싶다는 말을 

몇 번을 해야 

볼 수 있을까

 

가고 싶다는 말을 

몇 번을 해야 

갈 수 있을까

 

안고 싶다는 말을 

몇 번을 해야 

안을 수 있을까

 

하늘이 또 구륵 구륵

미호천에 비를 뿌린다는데

책보자기 둘러메고 울 어머니 건너시던

 

 

하늘의 위로가 넘치시길 빕니다, 2023, 12 x 6 in, Oil Pastel on Paper.jpg

Ik-Joong Kang, 하늘의 위로가 넘치시길 빕니다, 2023, 12 x 6 in, Oil Pastel on Paper

 

 

칠월의 불씨

 

바람이 분다

칠월 한구석에 불씨가 살아 있어

 

긴 햇살이 능선 위로 넘어갈 때

보였다 보이지 않는 몸짓

 

그대로 타버리면 안 되는데

그대로 지워지면 안 되는데

 

안타까운 조급함이 맥박으로 전해지고

수박색 노을이 긴 호흡을 몰아쉴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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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kie 2023.07.21 11:10
    강익중 작가님의 시 세편을 읽었습니다. 호우와 물난리와 태풍으로 쑥대밭이 된 충북 청주와 우암산을 향한 그 애절한 마음을 어떻게 위로할까를 고민했습니다.
    "하늘의 위로가 넘치시길 빕니다".
    이 이상의 말이 또 필요할가요?
    작가님의 호가 '그냥'이듯이 그냥 빕니다.
    보고싶다, 가고싶다, 안고싶다를 저도 그냥 되뇌일뿐 입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