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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kie2023.06.02 19:50
이수임 화가의 강된장에 꽁보리밥을 읽고 엄마생각이 나서 서로움을 참느라 혼났습니다.
이얘기는 6.25 전쟁으로 돌아갑니다. 아무 예고도 없이 1950년 6월25일 아침에 북한 공산당이 김일성의 지시하에 남침을 했습니다. 조용히 지내던 남한에 무시무시한 전쟁을 일으켰습니다. 서울은 아비규환이었습니다. 남자들은 인민군이다 의용군이다 해서 잡혀가고 끌려가고, 남은 아녀자들은 울고 통곡하곤 했습니다. 나는 그때 국민학교 3학년에 다녔습니다. 맏이였고 동생이 셋이나 있어서 엄마를 많이 도왔습니다. 아버지는 잡히면 반동분자로 몰린다고 하면서 엄마가 서둘러서 혼자 남하하게 했습니다. 동생 셋과 나, 엄마, 다섯식구는 마포에 있는 외가로 가서 숨을 죽이고 살았습니다. 전쟁통이라 양식을 구할수가 없어서 암담했습니다. 엄마가 시집올 때 해왔던 유똥치마며 양단 저고리를 싸들고, 팔아서 곡식으로 바꿔왔습니다. 그때는 쌀은 구경도 못했고 보리가 주였습니다. 장독대에 있는 간장과 된장이 유일한 반찬이 었습니다. 꽁보리밥에 시래기를 넣은 된장찌개가 어찌나 맛이 있었던지, 그맛을 재현할 수가 없어요. "보리밥 먹는 사람 힘이 장사래"란 노래도 있었습니다. 저는 이렇게 엄마와 보리밥과 된장의 추억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엄마는 가끔 우셨습니다. 그 모습이 떠올라서 내가 설움을 참느라 가슴을 쓰다듭나 봅니다.
이수임씨의 수필은 과거 현재 미래를 넘나들게하는 마술이 있어서 내가 푹 빠지나 봅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