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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익중/詩 아닌 詩
2022.01.18 11:19

(602) 강익중: 가는 세월

조회 수 95 댓글 1

詩 아닌 詩 (54) 가는 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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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k-Joong Kang, Untitled from Happy World, 2021, 3 x 3 in. Mixed Media on Paper

 

 

내가 

 

흐르는 세월은

서럽지 않은데

막아서는 내가

강물처럼 서럽다 

 

잊히는 인연은

괴롭지 않은데

붙잡는 내가

꽃잎처럼 괴롭다

 

그리운 고향은

아프지 않은데

두고 가는 내가

바람처럼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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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k-Joong Kang, Untitled from Happy World, 2021, 3 x 3 in. Mixed Media on Paper

 

 

세월이 살아있음을 알 수 있다 

 

휘휘 부는 바람 소리로

세월이 숨 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자꾸 닳는 구두 뒤축으로

세월이 걷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으로

세월이 늙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때맞춰 피는 들꽃으로

세월이 한결같음을 알 수 있다 

 

바람이 별 사이로 다니는 밤으로

세월이 살아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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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k-Joong Kang, Untitled from Happy World, 2021, 3 x 3 in. Mixed Media on Paper

 

다시

 

새벽이 아침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아침이 한낮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한낮이 저녁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저녁이 한밤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한밤이 새벽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그리고 다시

 

 

*첫 시집 '달항아리' 출간한 화가 강익중씨

*강익중 인터뷰: 세계로, 미래로 뛴다 

*강익중씨 런던 템즈강에 '꿈의 섬(Floating Dreams)' 설치

*An Interview with Ik-Joong Kang, Inside Korea(The New York Times) 

*강익중 순천국제정원박람회 설치작 '꿈의 다리' 

*NYCB 갤러리(17): 강익중 신작@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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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kie 2022.01.21 10:48
    어제는 비 바람 추위가 번갈아가면서 오고갔습니다. 마음이 심란했습니다. 이때 강익중 작가님의 시 세편이 찾아욌습니다. 어찌나 반가웠던지요!
    '바람소리로 세월이 숨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바람처럼 아프다'를 절감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시어를 찾아서 썼을까? 올려준 시 세편을 계속 읽습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