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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3) 강익중: 한 해를 보내며
詩 아닌 詩 (65) As the Year Goes by
Ik-Joong Kang, The Moon is Rising 3, 2022, 47 x 47 in, Mixed Media on Linen
올 한 해
올 한 해가
얼마나 빨리 갔는지
훌쩍 커버린 하얀 자작나무가
대신 말해주고 있다
올 한 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됫바람을 버틴 빨간 홍시 하나가
대신 말해주고 있다
올 한 해가
얼마나 소중했는지
잊지 않고 찾아온 파란 첫새벽이
대신 말해주고 있다
올 한 해가
얼마나 감사했는지
갈바람에 인사하는 노란 들녘이
대신 말해주고 있다
Ik-Joong Kang, The Moon is Rising 5, 2022, 47 x 47 in, Mixed Media on Linen
한 해를 보내며 I
안다고 무시하지 않았는지
모른다고 기죽지 않았는지
없다고 비굴하지 않았는지
있다고 자랑하지 않았는지
바쁘다고 질러가지 않았는지
한가하다고 게으르지 않았는지
부끄럽다고 도망가지 않았는지
멀다고 포기하지 않았는지
적다고 탐내지 않았는지
많다고 헤프지 않았는지
그리고
고맙다고 말했는지
사랑한다고 말했는지
Ik-Joong Kang, The Moon is Rising 4, 2022, 47 x 47 in, Mixed Media on Linen
한해를 보내며 II
걷지 않으면
걸을 수 없다는 것을
잊지 않도록
할 일을 안 하면
할 일이 없다는 것을
잊지 않도록
비우지 않으면
채울 수 없다는 것을
잊지 않도록
식히지 않으면
먹을 수 없다는 것을
잊지 않도록
나처럼 어영부영하면
이렇게 한 해가 간다는 것을
잊지 않도록
*강익중씨 런던 템즈강에 '꿈의 섬(Floating Dreams)' 설치
*An Interview with Ik-Joong Kang, Inside Korea(The New York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