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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퍼 고 & 장 밥티스트 바리에르의 멀티 미디어 프로젝트

시조, 해설, 사진, 음악... 현대 판소리 '삼팔선(The 38th Parall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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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2일 맨해튼 어드벤트루터란처치에서 '삼팔선'을 피날레로 연주한 후 작곡가 부부와 제니퍼 고 등 연주자들.


현대 작곡가들의 곡을 활발히 연주해오고 있는 뉴욕 바이올리니스트 제니퍼 고(Jennifer Koh)가 프랑스 작곡가, 프랑스 연출가와 협업으로 한반도의 상흔으로 남아있는 38선을 주제로 한 현대 판소리 프로젝트 '삼팔선(The 38th Parallel)'을 11월 12일 맨해튼 어퍼웨스트사이드의 어드벤트 루터란 교회(Advent Lutheran Church)에서 처음 공개했다.


이 교회의 '월요일의 음악(Music Mondays)' 시리즈의 한 프로그램으로 열린 콘서트는 '음의 신전: 사리아호와 바리에르의 음악(Sonic Temples: Music of Saariaho & Barrière)'이 주제였다. 핀란드 출신 여성 작곡가 카이야 사리아호(Kaija Saariaho)는 2016년 12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먼 곳으로부터의 사랑/이룰 수 없는 사랑(L’Amour de Loin)'이 공연되면서 메트 오페라 역사상 113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 작곡가의 작품을 선보였다. 프랑스 출신 작곡가 겸 멀티미디어 아티스트인 장-밥티스트 바리에르(Jean-Baptiste Barrière)는 1982년 사리아호와 결혼해 두 자녀(알렉시와 이사벨)을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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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작곡가 카이야 시리아호(왼쪽부터), 프랑스 작곡가 장-밥티스트 바리에르 부부와 아들 알렉시 바리에르.


현대 판소리 '삼팔선(The 38th Parallel)'은 제니퍼 고가 컨셉을 잡고, 예술감독이자 연주자, 해설가를 맡았으며, 장-밥티스트 바리에르가 작곡과 멀티미디어, 그의 아들 알렉시 바리에르(Aleksi Barrière)가 연출과 작사를 담담한 3인방의 프로젝트다. 


제니퍼 고의 어머니는 이북 출신으로 6.25 전쟁 때 피난민이었다. 장-밥티스트 바리에르는 어릴 적 그에게 음악을 체험시켜 할아버지처럼 따르던 한인 남자(Eycki Tsien, 전영히)가 있었다. 할머니의 애인이었던 그 남자는 1970년대 북한으로 돌아가려다가  실종됐다. 코리안 아메리칸 바이올리니스트와 프랑스 작곡가는 의기투합해서 38선으로 상징되는 한반도의 전쟁과 분단, 3세대에 걸친 피난과 이민, 개인과 가족의 변화의 영향을 탐구하는 음악을 창작하게 된다. 이야기와 해설, 전통음악과 서양의 클래식 음악이 블렌딩된 '삼팔선'의 장르는 한국 전통음악에서 영감을 받은 '60분짜리 현대 판소리(Contemporary Pansori)'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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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팔선'을 기획한 제니퍼 고(바이올린, 왼쪽부터), 데이본 타인스(베이스-바리톤), 카밀라 호이텐가(플루트) 


'삼팔선'에서 연주하는 뮤지션은 제니퍼 고를 비롯,  플루티스트 카밀라 호이텐가(Camilla Hoitenga), 베이스 바리톤 데이본 타인스(Davóne Tines)의 트리오다. 카밀라 호이텐가는 캘빈대 졸업 후 일리노이대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독일에 거주 중이다. 데이본 타인스는 하버드대 졸업 후 줄리아드 음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올해 링컨센터에서 시상하는 신인 아티스트상을 수상했다. 


호이텐가는 네덜란드계 미국인, 타인스는 아프로 아메리칸으로 모두 이민자 가족에서 태어난 뮤지션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여기에 제니퍼 고의 부모와 친족의 증언과 진술, 사진, 서예, 그리고 한국의 고대 시조와 현대 시 등이 동반되는 시청각적인 멀티미디어 판소리다.  



38-1.jpg The 38th Parallel


이날 콘서트에서 초연된 '삼팔선' 중 모음곡(Suite from The 38th Parallel)은 알렉시 바리에르의 해설로 시작해 트리오와 전자음악으로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 Songs of Flying Dragons)', 제니퍼 고가 할아버지의 글을 나레이션한 녹음과 솔로 바이올린 연주에 전자음악이 흐르는 '제니의 노래(Jenny's Song)', 조선시대 문신 신흠(申欽)의 시조 '노래 삼긴 사람(The Person Who Made Me a Song)'을 베이스 플룻과 전자음악을 반주로 타인스가 읊조렸다. 이어 인터메쪼에서 트리오가 연주한 후엔 바이올린, 노래, 전자음악으로 엮는 이존오의 '구룸이 무심(無心)탄 말이(Clouds have no intent)', 그리고 현대시인 노향림씨의 '지붕 위의 바이올린(Rooftop Violin)이 트리오와 전자음악으로 연주되었다. 


이날 콘서트는 바흐의 바이올린 소나타 1번 G단조로 시작해 카이야 사리아호가 화가 고갱의 타히티 시절 쓴 여행기 제목에서 영감을 얻어 작곡한 '노아노아(NoaNoa)'를 플루티스트 카밀라 호이텐가와 전자음악의 앙상블 연주로 들려주었다.  호이텐가와 사리아호는 젊은 시절부터 우정을 나누어온 사이다. 이어 사리아호의 피아노(아론 운슈, Aaron Wunsch)와 플루트를 위한 '토카(Tocar)', 베이스 플루트와 바리톤을 위한 곡 'Changing Light'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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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드벤트루터란처치의 월요일 음악(Music Mondays)에서 현대 판소리 '삼팔선'을 연주하는 트리오.


이후 바리에르 편으로 넘어가 바이올린과 전자음악을 위한 'Palimpsest Capriccio', 플루트와 전자음악을 위한 'Crossing the Blind Forest'를 연주한 후 '삼팔선' 모음곡을 초연했다. 현대 판소리 '삼팔선'은 차후에 풀 버전으로 공연될 예정이다. 

   

피아니스트 아론 운슈가 예술감독으로 기획하는 'Music Mondays' 콘서트는 무료이며, 콘서트 후엔 와인과 함께 뮤지션들과 이야기하는 시간도 마련되고 있다. 12일 콘서트는 황성원(Sungwon Hwang)씨와 조셉 K. 존스(Joseph K. Jones)의 후원으로 열렸다. http://jenniferkoh.com


Advent Lutheran Church

2504 Broadway@92nd St.

https://www.musicmondays.org



delfini2-small.jpg *제니퍼 고, 카이야 사리아호 연주하다

*제니퍼 고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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