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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잘츠부르크 오페라의 '라 트라비아타': 안나 네트레브코, 롤란도 비야손, 크리스 햄슨... 카를로 리찌 지휘
*La Traviata, Verdi - La Traviata / Anna Netrebko, Rolando Villazon, Thomas Hampson
Conducted by Carlo Rizzi, Salzburg Opera, 2005
https://youtu.be/7RYsbUcqKSM


로열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리처드 에어 프로덕션
르네 플레밍, 조셉 칼레야, 토마스 햄슨 트로이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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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Traviata, Royal Opera House, 2009

코로나 19으로 링컨센터, 카네기홀 등지의 공연이 취소된 상태에서 집콕하면서 인터넷으로 무료 공연을 볼 수 있는 점이 하나의 위안이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는 9주째 매일 'Nightly Met Opera Streams'로 오페라를 스트림해오고 있다.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라 보엠', 안나 네트레브코 주연 '맥베스' 등을 볼 수 있지만 매일 바뀌는 프로그램이라 23시간 가능하다는 점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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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née Fleming, La Traviata, Royal Opera House, 2009

영국의 로열 오페라(Royal Opera)는 '우리 하우스에서 당신의 하우스'로 (#OurHouseToYourHouse)라는 타이틀로 오페라를 무료로 제공한다. 5월 8일부터 6월 8일까지는 주세페 베르디 작곡 인기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를 스트림한다. 1개월 동안 언제, 어디서든 스마트폰으로, 랩톱으로, 데스크톱으로, TV 캐스트로 즐길 수 있다. https://youtu.be/4wiGeh2c8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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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Traviata, Royal Opera House, 2009

이번 '라 트라비아타'는 안나 네트레브코 이전의 수퍼 스타 소프라노 르네 플레밍(Renée Fleming)이 비운의 여인 비올레타, 말타 출신 건장한 테너 조셉 칼레야(Joseph Calleja)가 알프레도, 바리톤 토마스 햄슨(Thomas Hampson)이라는 톱 클래스 캐스팅에 로열 오페라의 제임스 리바인으로 불리우는 안토니오 파파노(Antonio Pappano)가 지휘봉을 잡은 2009년 공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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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née Fleming, La Traviata, Royal Opera House, 2009

뉴욕타임스의 오페라 비평가 안소니 토마씨니는 이 공연에 대해 "르네 플레밍은 유혹적인 음정에 극적으로 통찰력있는 비올레타"라고 찬사를 보냈다. 당시 테너 조셉 칼레야는 신인이었지만, 지금은 월드 스타가 됐다. 아버지 조르지오 제르몽 역의 베테랑 바리톤 토마스 햄슨은 이제까지 필자가 보았던 제르몽 중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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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seph Calleja and Thomas Hampson, La Traviata, Royal Opera House, 2009

고 드미트리 흐보로스토프스키(Dmitri Hvorostovsky)는 긴 호흡의 훌륭한 바리톤이지만, 용모가 너무도 섹시해 알프레도의 아버지나 비올레타에게 강압적인 귀족으로 믿어지지 않았다. 최근 몇년간 메트오페라에서 연달아 제르몽으로 분한 퀸 켈시(Quinn Kelsey)는 아비의 애처로움을 담은 연기와 에코로 발산되는 가창력이 호소력 있었지만, 귀족적인 카리스마는 부족했다. 그에 비하면, 토마스 햄슨은 비올레타에 협박하고, 아들에 간청하며, 폭력까지 행사하는 가부장적인 귀족의 모습을 소화함으로써 2막을 더욱 드라마틱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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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Traviata, Royal Opera House, 2009

또한, 안토니오 파파노의 박력있는 지휘는 비올레타의 마지막 사랑과 시한부 삶, 알프레도의 열정적인 사랑과 질투, 그리고 복수, 그리고 부자간의 갈등의 멜로 드라마를 생동감 있게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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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née Fleming, La Traviata, Royal Opera House, 2009

이 프로덕션은 1994년 리처드 에어(Richard Eyre)의 작품으로 초연 때 게오르그 솔티(Georg Solti)가 지휘봉을 잡고,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Angela Gheorghiu)가 비올레타 역으로 무대에 올랐다. 이 프로덕션에서 1막의 비올레타 살롱에서의 파티 장면은 얼음 조각에 샴페인이 비올레타의 방탕한 생활과 불치병을 강화하며, 2막 1장의 파리 근교 시골집은 덴마크 화가 빌헬름 하메르쇼이(Vilhelm Hammershoi, 1864-1916)의 고요한 평화스러움을 연상시키는 톤이다. 여기에 제르몽이 등장하면서 리듬이 깨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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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née Fleming and Thomas Hampson, La Traviata, Royal Opera House, 2009

제 2막 2장 플로라의 파티 장면에는 카지노가 등장한다. 집시풍의 음악에 댄서들이 풀 위로 올라가며 '카르멘'같은 정열의 리듬으로 바낀다. 전반에서 흰색, 미색의 드레스를 입었던 비올레타는 검은 망사 톱의 드레스로 등장하며, 파티에 나타난 알프레도의 분노가 폭발한다. 그리고, 마지막 3막에서는 필름 누아풍의 블라인더가 드리워진 비올레타의 침실이다. 밖에서는 축제가 한창인데, 비올레타의 죽음이 임박했다. 알프레도와 제르몽이 달려와 용서를 구하며, 비올레타는 숨을 거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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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alie Dessay as Violetta, Matthew Polenzani as Alfredo and Dmitri Hvorostovsky as Giorgio Germont in Verdi's "La Traviata." The Met Opera, 2012
  
메트 오페라에선 프랑코 제피렐리(Franco Zeffirelli)의 1989년 클래식 프로덕션 이후 2011년 윌리 데커(Willie Decker)의 미니멀리즘 '시계' 프로덕션, 2018년엔 브로드웨이 연출가 출신 마이클 메이어(Michael Meyer)가 '침대'를 무대 중앙에 설치한 프로덕션으로 변모했다. 죽음의 시간을 강조하는 시계 프로덕션에서 비올레타는 사랑의 상징인 빨간 원피스와 란제리 차림으로 '빈' 무대에서 방황한다. 사랑과 죽음의 메타포인 '침대' 프로덕션은 부동의 침대 때문에 성악가와 댄서들의 움직임이 제한적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리처드 에어의 프로덕션은 드라마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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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na Damrau as Violetta, Juan Diego Flórez as Alfredo and Quinn Kelsey as Giorgio Germont in Verdi's "La Traviata." Photo: Marty Sohl / Met Opera, 2018


2008년 시즌에선 수퍼스타 안나 네트레브코(Anna Netrebko)와 요나스 카프만(Jonas Kaufmann)이 공연했다. 이 버전을 볼 수 있는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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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née Fleming and Joseph Calleja, La Traviata, Royal Opera House, 2009

로열 오페라 하우스(ROH, The Royal Opera House)는 1732년 건축된 런던 코벤트 가든(Covent Garden)에 자리한 극장으로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처럼 발레(Royal Opera Ballet)와 교대로 시즌을 열고 있다. 메트오페라하우스가 3800석의 거대한 극장임에 반해 로열오페라하우스는 2천256석으로 훨씬 작다. 무대 역시 아담한 사이즈라 비디오로 보아도 세트가 친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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