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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7 10:58

'영원한 디바' 윌헬메니아 위긴스 페르난데즈(Wilhelmenia Wiggins Fernandez, 75) 별세

su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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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helmenia Wiggins Fernandez (1949-2024)

천상의 소프라노, 장 자크 베넥스 감독 '디바(DIVA)'로 컬트적 인기

Wilhelmenia Wiggins Fernandez in "DIVA" (1981)by Jean-Jacques Beineix

단 한편의 영화로 스타덤에 오른 소프라노. 1981년 프랑스 컬트영화 '디바(Diva)'에 출연했던 소프라노 윌헬메니아 위긴스 페르난데즈(Wilhelmenia Wiggins Fernandez, 75)가 2월 2일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페르난데즈는 필라델피아에서 태어나 줄리아드음대에서 수학한 오페라 가수였지만, 주로 유럽 무대에서 활동했으며 프랑스 누벨바그(Nouvelle Vague)의 기수 장 자크 베넥스(Jean-Jacques Beineix) 감독의 '디바'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고, 스크린의 영원한 디바로 각인되었다.

Wilhelmenia Wiggins Fernandez and Frédéric Andréi in "DIVA" (1981)by Jean-Jacques Beineix

'디바'는 프랑스의 젊은 오페라 팬이 미국 오페라 스타 신시아 호킨스에 매료되어 은밀하게 노래를 몰래 녹음한 후 벌어지는 이야기를 화려한 컬러 감각으로 연출한 영화다. 페르난데즈는 오래 된 극장에서 고대 그리스 스타일의 튜닉 가운을 입고, 금속컬러의 아이섀도를 칠하고 아리아 “Ebben? Ne andrò lontana” (“Well, then? I’ll go far away”)를 영롱하게 노래했다. 이곡은 알프레도 카탈라니(Alfredo Catalani)의 오페라 '라 월리(La Wally, 1891)에 나오는 아리아다. 주인공 청년은 공연 테이프를 갖고 오토바이(모페드)로 파리 지하철을 질주하며 지하세계와 만난다.

Wilhelmenia Wiggins Fernandez (1949-2024)

1945년 필라델피아에서 태어난 윌헬메니나 위긴스(Wilhelmenia Wiggins)는 5살 때 침례교회 합창단, 10대엔 윌리엄펜 여고의 합창단에서 노래했다. 1969년 필라델피아 성악아카데미 졸업 후 줄리아드음대에서 장학금을 받고 수학했다. 1971년 우편배달부 오르몬드 페르난데즈와 결혼하며 딸을 낳자 1973년 줄리아드를 중퇴했다.

페르난데즈는 1978년 휴스턴그랜드오페라 '포기와 베스'(Porgy and Bess, 조지 거쉰 작곡)의 베스 역을 맡아 유럽 순회 공연 중 파리 오페라의 거두 롤프 리버만(Rolf Liebermann)의 주목을 받아 2년 계약을 맺었다. 1980년엔 플라시도 도밍고, 키리 데 카나(Kiri Te Kanawa)와 '라보엠'의 무제타 역을 맡았다. 이즈음 '디바'의 여주인공을 찾던 장 자크 베넥스 감독이 그녀의 공연을 보고 캐스팅하게 됐다. 이어 1982년 뉴욕시티오페라에 '라 보엠'의 무제타 역으로 데뷔했으며, '라보엠'과 '파우스트'로 디트로이트오페라 무대에도 올랐다. 그후 오페라 '아이다(Aida)'에 출연했다. 이즈음 페르난데즈와 이혼하게 된다.

1992년엔 비제의 오페라를 각색한 뮤지컬 '카르멘 존스(Carmen Jones)'로 영국의 토니상 로렌스올리비에상 최우수 주연여우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이집트의 록소와 피라미드에서도 공연했다. 2001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바리톤 앤드류 W. 스미스(Andrew W. Smith)와 결혼, 렉싱톤에 살며 켄터키주립대에서 성악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그리고 켄터키대에서 성악 학사학위를 받고, 조지타운대에서 교육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스미스는 2018년 사망했으며, 유족으로 딸 쉬나 페르난데즈(Sheena M. Fernandez)가 있다.

'베티블루'(1986) 등도 연출한 장 자크 베넥스(75) 감독은 2022년 1월 파리에서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