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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행운의 우회, 바리톤에서 테너로"

백석종 메트오페라 '나부코' '투란도트' 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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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kJong Baek as Ismaele in Verdi's "Nabucco."/ A scene from Verdi's "Nabucco." Photo: Marty Sohl / Met Opera

 

테너 백석종(SeokJong Baek, 37)씨가 9월 28일 링컨센터 메트로폴리탄오페라하우스에서 '나부코(Nabucco)'로 데뷔했다. 바리톤에서 테너로 전향한 백석종씨는 메트오페라 2023-24 시즌 '나부코'에서 이스마엘레 역으로 13회, '투란도트(Turandot)'에서 칼라프 역으로 12회 출연한다.  이스마엘레와 칼라프는 2010년 '돈 카를로(Don Carlo)의 타이틀 롤로 메트에 데뷔한 테너 이용훈(Yonghoon Lee, 49)씨가 맡았던 역이기도 하다. 

 

뉴욕타임스는 9월 25일자 '한 성악가가 우회를 거쳐 메트에 도착하다(A Singer Arrives at the Met, After a Detour)'에서 백석종씨의 메트 데뷔 소식과 함께 백씨의 드라마틱한 삶을 소개했다. 백씨는 전주에서 태어나 추계예술대에서 성악을 전공한 후 토론토로 이주해 영어를 공부하며 일했다. 2010년 맨해튼음대에 입학, 군복무를 거쳐 2019년 학사와 석사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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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nytimes.com/2023/09/25/arts/music/opera-seokjong-baek-tenor.html

 

2019년 테너 이용훈씨는 백석종씨에게 "너는 바리톤으로 훌륭한 목소리를 갖고 있지만, 무언가 다르다"고 말해주었다. 백씨는 이용훈씨의 뉴욕 아파트에서 피아노 반주로 "토스카"의 제 1막 중 "Recondita armonia"를 불렀다. 그리곤, 자신이 고음역을 어떻게 부를 수 있는지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얼마 후 백씨는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의 영아티스트 프로그램에 바리톤으로 합격했다. 그리고, 그해 9월 테너로 바꾸었고, 12월 학기말 콘서트에서 "토스카" 중 테너 아리아를 부를 수 있었다. 

 

플라시도 도밍고(Placido Domingo, 82)는 테너에서 바리톤으로 전향한 바 있다. 도밍고는 50여년간 테너로 노래하다가 2009년 68세에 베를린국립오페라의 '시몬 보카네그라(Simon Boccanegra)'에서 타이틀롤을 맡으며 바리톤으로 데뷔했다. 134개의 테너 레퍼토리를 갖고 있던 도밍고는 베르디를 노래하기 위해 전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밍고는 사실 10대에 바리톤으로 활동하다가 1959년 멕시코국립오페라의 테너 오디션부터 테너로 활동했었다. 바리톤 데뷔 당시 "가수는 화가처럼 항상 여러가지 색의 팔레트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테너의 경력을 끝낸 후 바리톤의 뿌리로 돌아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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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메트오페라에 데뷔한 테너 이용훈씨/ 2023년 데뷔한 백석종씨. Photo: Ed Choo 

 

백씨는 바리톤에서 테너로 가는 것이 훨씬 어렵지만, 자신이 해냈다고 밝혔다. 2개월 후 코로나19 팬데믹이 닥쳤고, 백씨는 그 기간을 테너 재훈련에 보냈다. 18개월간 샌프란시스코 한인연합감리교회에서 거의 매일 90분간 혼자 노래했다. 잔인했고, 외로웠던 그 시절 몇개월간은 소용없었지만, 1년여 후 몇개의 아리아에서 고음역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그후로 테너 백석종씨의 길은 장미빛이었다. 2021년 LA 로렌 L.자카리 콩쿠르(Loren L. Zachary voice competition)에서 테너로 우숭했으며, 같은 해 이탈리아의 비체로 콩쿠르(Vincerò opera competition)에서도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리고, 2022년 5월 런던 로열오페라의 '삼손과 데릴라(Samson and Delilah)'에서 삼손의 커버(대기자)로 캐스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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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kJong Baek as Ismaele and Liudmyla Monastyrska as Abigaille in Verdi's "Nabucco." Photo: Marty Sohl / Met Opera

 

그리고, 행운이 연속으로 찾아왔다. 테너 니키 스펜스(Nicky Spence)가 다리 부상으로 모든 공연을 취소하면서 백석종씨가 '삼손과 데릴라'에 8회 출연하게된 것이다.한인 신혜미(Hyemi Shin)씨가 무대 디자인을 맡았다. 이 공연에 대해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Guardian)은 '생상의 오페라는 스타일이 있고, 백석종은 새로운 스타(Saint-Saëns’ opera has style and a new star in SeokJong Baek)'라는 제목의 리뷰에서 "백씨의 목소리는 모든 면에서 영웅처럼 들린다. 그의 청명한 테너는 어두운 오케스트라의 음파를 뚫고 나왔으나, 그와 강철같은 데릴라(엘리나 가란차) 사이엔 열정이 별로 없다"라고 평했다. 웹진 오페라 와이어는 5월 23일 백석종씨를 '금주의 아티스트(Artist of the Week: SeokJong Baek)'로 기사를 실었다. 

 

이어 로열오페라에서 스타 테너 요나스 카프만(Jonas Kaufmann)이 코로나19에 감염되어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Cavalleria Rusticana)"에서 하차하면서 백씨가 소프라노 알렉산드라 쿠르삭(Aleksandra Kurzak)과 공연하게 된다. 이어서 올해 5월 로열 오페라에서 테너 프란체스코 멜리(Francesco Meli)가 고음 문제로 '아이다(Aida)'의 5회 공연을 취소하면서 백씨가 대타 라마데스 역으로 무대에 올라 찬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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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II, Scene 2 of Puccini's "Turandot." Photo: Evan Zimmerman / Met Opera

 

이번에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출연요청을 받았다. '삼손과 데릴라' 공연을 본 캐스팅 디렉터가 '나부코' 의 이스마엘레 역으로 출연을 제안했다. 이어 내년 '투란도트'의 칼라프 역까지 맡게된다. 이제 테너 백석종씨의 공연 스케줄은 2027년까지 꽉 차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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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부코' 일정: 9/28, 10/1, 10/4, 10/7, 10/11, 10/14, 12/29, 1/2, 1/6, 1/10, 1/13, 1/18, 1/21, 1/26.

https://www.metopera.org/season/2023-24-season/nabucco

 

#'투란도트' 일정: 2/28, 3/2, 3/5, 3/8, 3/13, 3/16, 3/20, 3/23, 5/29, 6/1, 6/4, 6/7 

https://www.metopera.org/season/2023-24-season/turandot

 
 

*뉴욕타임스, 김은선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음악감독 대서특필

*메트오페라하우스 그랜드티어 레스토랑, 빨리빨리 저녁식사

*메트오페라 어디로 가나? 코러스-오케스트라 10개월째 무급, 협상 교착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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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kie 2023.10.05 15:12
    한인 성악가들이 세계적인 무대에서 당당히 주연급으로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니 기쁩니다. 바리톤에서 테너로 바꾼 백석종씨를 발탁한 메트 오페라의 안목에 감사를 드립니다. 몇년 후까지 스케줄이 꽉 차있다니 놀랍습니다. 공연 회수가 플라시도 도밍고를 능가할 겁니다. 테너 백석종씨께 박수갈채와 많은 응원을 보냅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