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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은하계 7인의 여성 북두칠성

다국적 여성 재즈 밴드 아르테미스(ARTEMIS) 카네기홀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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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emis, Carnegie Hall

 

사회뿐 아니라 문화 전반계에 일고 있는 여성, 흑인 등 소수계 예술가들의 작품을 조명하는 바람이 카네기홀에도 일고 있다. #BlackLivesMatter, #MeToo로 더욱 증폭된 문화의 변방에 서성거리던 아웃사이더들을 메인 스테이지로 초청한 것이다. 

 

올 봄 카네기홀은 '이민: 미국 만들기(Migrations: The Making of America)' 프로젝트로 이민자들이 미국의 문화, 사회, 경제, 정치 전반에 끼친 영향을 탐구하는 페스티벌 100건을 2개월간 주최한 바 있다. 12월의 프로그램에서 특별히 주목을 끈 것은 '이민: 미국 만들기' 프로젝트의 연장선으로 보이는 '디아스포라 노래들(DIASPORA SONGS)'(12월 6일)과 '아르테미스(ARTEMIS)'(12월 7일)이다.

 

'디아스포라 노래들'은 아프리카 베닌 출신 싱어송라이터이자 배우 겸 사회운동가인 안젤리크 키드조(Angélique Kidjo)가 기획한 콘서트다. 재즈 트럼펫주자 테렌스 블랜차드(Terence Blanchard)가 음악감독으로 아프리카 음악이 미국의 재즈, 블루스, 리듬&블루스, 가스펠, 아프로-쿠바음악, 브라질 음악, 로큰롤, 팝, 그리고 힙합 등에 끼친 영향을 조망하는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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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emis

 

아르테미스(Artemis)는 7인조의 다국적 여성 재즈 뮤지션으로 구성된 밴드다. 재즈에서 여성은 보컬리스트를 제외하고는 소외되어 왔다. 한인 색소폰주자이자 싱어송 라이터 그레이스 켈리(Grace Kelly)는 더구나 아시아계로는 크게 성공한 케이스다. 

 

2017년 유럽에서 열린 13개 도시 재즈 페스티벌에서 만난 여성 뮤지션들이 한데 뭉쳐서 밴드가 됐다. 출신도 미국, 캐나다, 프랑스, 칠레, 이스라엘, 미국 등, 인종별로는 백인, 흑인, 아시안이 혼합된 밴드다. 아르테미스는 그리스 여신으로 로마에선 다이애나(Diana). 사냥, 숲, 언덕, 달, 궁도를 대표하는 수호신으로 제우스의 딸로 쌍둥이 형제가 아폴로신이다. 한국어로도 번역된 진 시노다 볼린(Jean Shinoda Bolen) 박사의 '우리 속의 여신들(Goddesses in Everywoman: Powerful Archetypes in Women's Lives)'에 따르면, 여성들의 마음 속에는 7가지의 신들이 산다고 주장했다. 

 

-아르테미스(Artemis): 사냥과 달의 수호신으로 목표지향적이며 리더십이 강하다.

-아테나(Athena): 전쟁과 지혜의 수호신으로 명석하고, 논리적이며, 전략 수립에 능하다.

-아프로디테(Aphrodite): 관능미를 지닌 여성, 창의력과 예술성이 강한 여성이다.

-데미테르(Demeter): 페르세포네의 어머니, 모성애가 강한 여인이다.

-헤라(Hera): 결혼의 여신으로 이성교제를 중시하며, 사랑을 갈구하는 감성적인 여성이다.

-헤스티아(Hestia): 화로와 사원의 여신으로 고독을 즐기는 유형이다.

-페르세포네(Persephone): 데이테르의 딸이며, 하데스의 아내로 순종적이며 순응하는 타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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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emis, Carnegie Hall

 

7일 카네기홀 스턴 오디토리움 무대에 오른 7인조 아르테미스는 그리스 여신들의 정신으로 무장된 뮤지션들처럼 느껴졌다. 이들은 뉴포트 재즈 페스티벌, 마이애미의 애드리안 아슈트 센터, 세인트 루이스 퍼링 재즈 비스트로 등지에서 연주해왔으며, 최근엔 재즈 전문 블루노트 레코드(Blue Note Records)에서 데뷔 앨범을 녹음했다.

 

이어 샌프란시스코 재즈 센터, 시카고심포니센터 오케스트라홀, 워싱턴 D.C. 존 F. 케네디 퍼포밍아트센터까지 투어가 잡혀 있다. 밴드 결성 2년만에 카네기홀 데뷔, 블루노트 앨범 레코딩은 눈부신 성과다. 그만큼 아르테미스의 재능과 실력이 공인됐으며, 여성 재즈 밴드에 대한 대중의 요구가 뒷받침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이번 콘서트는 예상과는 반대로 오리지널한 곡을 중심으로 연주해 주목을 끌었다. 델로니우스 몽크나 비틀즈 노래를 대담하게 편곡했다고 소개했지만, 각 멤버들이 작곡한 오리지널 곡을 연주해서 더욱 참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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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emis, Carnegie Hall

 

아르테미스는 음악감독이자 피아니스트이며, 재즈 피아니스트 빌 챌럽(Bill Charlap)의 부인이기도 한 르네 로스네스(Renee Rosnes), 바쑨과 색소폰, 트럼펫의 톤을 오가는 보컬리스트 세실 믹로린 살반트(Cecile McLorin Salvant), 이스라엘 출신의 클라리넷 주자 아낫 코헨(Anat Cohen), 이날 멕시코 화가 프리다 칼로(Frida Kahlo)에게 바치는 곡을 소개한 칠레계 테너 색소폰주자 멜리사 알다나(Melissa Aldana), 스칸디나비아 계열의 트럼펫주자 잉그리드 젠슨(Ingrid Jensen), 일본 출신 베이시스트 노리코 우에다(Noriko Ueda), 그리고 드러머 앨리슨 밀러(Allison Miller)로 구성됐다.

 

재즈 밴드 아르테미스는 재즈를 모르는 차세대, 재즈에서 소외된 여성들을 대표하는 그룹으로 그들의 롤모델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카네기홀 2800여석을 가득 메운 청중은 아르테미스에 기립박수를 보냈다. 아르테미스가 '재즈 황야의 7인조' '재즈 은하계의 북두칠성'으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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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emis

·· Cécile McLorin Salvant, Vocals

·· Renee Rosnes, Music Director and Piano

·· Anat Cohen, Clarinet and Bass Clarinet

·· Melissa Aldana, Tenor Saxophone

·· Ingrid Jensen, Trumpet

·· Noriko Ueda, Bass

·· Allison Miller, Drums

https://artemisba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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