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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미상 시상식 NYT 독자 댓글 하이라이트

 

"모두 가짜 음악들. 과잉 생산, 과잉 마케팅, 진정성이 없는 소음."

"기업이 주도하는 "음악"이 수상...미국이 예술과 음악 분야에서 얼마나 타락했는가를 반영한다."

"그래미상은 오스카를 노벨상처럼 보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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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앨범'상을 수상한 해리 스타일스, 2023 Grammys

 

집에서 시리어스 라디오(Sirius) 1960-70년대 팝음악을 듣는 구세대이기 때문일까? 힙합 음악이 10년 이상 우세해온 미 대중음악의 오늘 귀와 가슴에 여운을 주는 편안한 노래를 찾기 어려운 요즈음이다. 심지어는 태어나지도 않았던 1950년대 심플한 가사와 친숙한 멜로디가 더 귀에 달달한 것은 아무래도 나이 탓일까? 왜 힙합 음악은 그토록 분노가 많고, 공격적이며, 위협적일까? 그래서 아마도 예쁘고, 달콤한 K-팝이 세계의 남녀노소에 어필할 수 있는 틈새 시장이 있었나 보다. 

 

1980년대말 이상은, 이선희, 소방차, 박남정, 김완선에서 김현식, 이정선, 신촌 블루스, 봄여름가을겨울을 취재했고, 뉴욕에 온 후 버룩 칼리지 평생교육원 프로그램에서 뮤직 비즈니스 클래스(The Business Called Music)을 수강하면서 미 작곡가, 저자, 발행인 협회(ASCAP,  American Society of Composers, Authors and Publishers)에도 방문해봤다. 미 대중음악계를 움직이는 이들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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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스미스와 킴 페트라스는 BTS와 콜드플레이가 후보로 올랐던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상을 받았다. 

 

올 그래미상 시상식을 TV로 보면서 필자가 너무 늙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3년 연속 후보(팝 듀오/그룹 퍼포먼스)에 올랐던 BTS는 참석하지 않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MC계의 오바마' 트레버 노아가 사회를 본 그래미상 시상식은 힙합 탄생 50주년을 기념한 특별 무대도 마련했다. 각 수상자들을 보니 예년에 올해의 '앨범', '레코드', '노래(Song)'의 3대 상을 몰아주던 것에서 해리 스타일스, 리조(Lizzo), 보니 래잇에서 아델(팝 퍼포먼스), 사말라 조이(뉴 아티스트) 등으로 분배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면, 미국인들은 그래미상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할까? 뉴욕타임스의 그래미상 수상자 명단 페이지에서 추천수가 많은 올린 댓글(comments) 중 하이라이트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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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레코드'상을 수상한 리조(Lizzo)의 공연 장면. 2023 Grammys

 

#"베스트 캐스터내츠 연주자! 베스트 스네어드럼 튜너! 베스트 스튜디오 청소부! 베스트 헤어젤 활용! 베스트 카주(kazoo, 심플 악기) 마에스트로!" -Chris, NJ-

 

#"80-90년대 뉴웨이브(Depeche Mode), 그런지(닐바나), 클래식(REO 스피드웨건), 하드(메탈리카), 알터너티브 록(green Day and Chili Peppers) 시대에 자란 사람에게 현재의 음악 씬이 이해되지 않는다. 네, 저는 힙합(엠인엠)과 몇 팝(해리 스타일스)도 좋아하지만, 이 두 부문이 오늘날 음악의 95%를 차지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것은 내가 단순히 현재의 유행음악을 감상하기에 너무 늙었다는 신호일까? 잘 모르겠지만, 오늘날 음악의 주류가 나의 인구통계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순하게 말한다면, 현재의 음악계를 대표하는 느낌이 거의 들지 않는다." -ManhattanWilliam, East Village, NYC-

 

->답글(reply)

#"80-90년대 당신이 좋아했던 음악이 그래미상을 받지 못했고, 당신 나이였던 사람들은 지금 당신의 음악이 쓰레기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반복된다. 30년 후엔 오늘의 음악이 클래식이 될 것이다. (오늘날 음악에 대해 논쟁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일어나는 일이다.) 

 

#"옷을 차려 입고, 맨션으로 돌아가는 대부분의 백만장자들에게 얼마나 많은 관심이 쏠리는 지 슬플 따름이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저임금 교사들에 대해 패스트푸드 근로자들을 모욕하고 억압받는 사람들의 사소한 위반에 대해 너무도 비판적이다. 내가 말하고자하는 것은 이런 어리석은 시상식이 너무도 많고, 너무 많은 관심을 준다는 것이다." -Magwitch, Minneso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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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랩 앨범상을 수상한 켄트릭 라마르(Kendrick Lamar). 

 

#"그들은 DH KHALED에게 그래미상을 주었다. 그는 뮤지션이 아니라 인플루언서다. 실제로 일하는 친구들에게 전화하는(그리고, 그들이 제작하는 것은 끔직하다) 이것이 현재 그래미상의 위상을 말해준다. 아시아의 음악산업은 현대에 가장 훌륭한 음악 중 하나를 프로듀싱하고 미 청중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러나, 그래미엔 아시안 후보들보다 자동 튜닝으로 채워진 랩음악 부분이 더 많다. 시상 목록에 "음악을 프로듀싱하고, 소프트웨어를 활성화하는 최고 인물" 부문이 있어야 한다." -John Powell, New York-

 

#"그래미상은 한심하고 당혹스러운 것으로 전락했다. 그래미는 음악에 관한 것이 줄었고, 농장의 동물들보다도 재능없고, 음악적 기술이 어뵤는 사람들의 저속한 전시에 관한 것이 됐다. 스트립 클럽에 더 적합하다. 음악으로 통하는 것들은 대부분 비음악적이다.  지구상에서 심각하게 재능없는 이들이 공연하는 시끄러운 소음이 지배하고 그래미를 지배한다. 보니 레잇(Bonnie Raitt, Song of the Year) 같은 예외도 있지만, 음악에도, 세상의 뮤지션들에게도 이 3시간짜리 프로그램은 당황스럽다.

-Adam Orden, Wellesley-

 

#"그래미상은 오스카를 노벨상처럼 보이게 만든다." -Adam, Brooklyn-

 

#"오늘날 그래미상은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는 것과 같다. 음식은 맛보다는 모양을 강조하는 프리젠테이션으로 아주 작은 분량으로 제공된다. Ben이 맞았다. 엄청난 지루함이다." -Paul, Lynden, WA-

 

#"모두 가짜 음악들. 과잉 생산에, 과잉 마케팅에, 진정성이 없는 소음. 새 음악은 우울하고, 실망스럽다. 로큰롤 부문 조차도 진정한 재능이 부족하다. 아무도 집에 없다. 흥미롭지 않으며, 순수하지 않다. 랩..잠깐, 악취가 난다. 가짜, 가짜, 가짜." -Patrick, New York-

 

#"기업이 주도하는 "음악"이 미국에서 상들을 받는다. 이건 미국이 예술과 음악 분야에서 얼마나 타락했는가를 반영한다." -ana, califor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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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뉴아티스트상을 수상한 재즈싱어 사마라 조이. 2023 Grammys

 

#"사마라 조이(Samara Joy, 베스트 뉴 아티스트)는 순수한 기쁨이다. 그래미상이 무엇을 반영해야 하는 지를 보여주는 완벽한 예다. 상이 너무 많다. 91개? 정말로? 매년마다 같은 재능인들이 너무 많다." -Piper, WV-

 

#"난 예술을 사랑한다. 음악을 사랑한다. 그러나, 그래미는 필요없다. 전혀 필요 없다." -Michael Browder, Chamonix, France-

 

#"비욘세같은 사람이 그래미상을 32개나 받고, 엘비스 프레슬리, 롤링 스톤즈, 레드 제플린과 비틀즈가 10개 미만을 받는다면, 그래미에 뭔가 크게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총 3시간 30분의 낭비다." -Zeke, NY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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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스타일스가 무대에 올라 '올해의 앨범' 시상자로 나온 팬과 포옹하고 있다. 2023 Grammys

 

#"그래미를 "받지 않은" 뮤지션을 나열하는 것이 더 간단할까?" -Mark, Cincinnati-

 

#"그저 끔찍하다. 재능 없는 백만장자들" -Zeke, NYC-

 

#"댓글의 절반이 가장 인기있는 아티스트가 수상한다고 불평하는 반면, 나머지는 아무도 모르는 이들에게 너무 많은 상이 간다고 불평하는 것이 재미있다." -Nataniel, Leipzi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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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Grammys 그래미상 스케치: '사회적 약자들'에 헌사

https://www.nyculturebeat.com/?document_srl=4089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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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kie 2023.02.08 09:56

    그래미상은 전혀 음악적으로 공감이 안갑니다. 소음만 들리고 시끄러워서 공해가 만연하는 느낍입니다. 세대차이라고 하기엔 답이 시원치가 않습니다. 비욘세에 열광하는 세대는 절대아니다는 말은 할수 있으니까요. 이들의 음악을 이해하려면 3시간 이상 기다리는 인내와 지루함을 감내해야 하기때문에 나로서는 난제라고 생각됩니다. 한심하고 당혹스럽다는 뉴욕타임스의 독자들의 댓글에 공감합니다.
    방탄소년단은 quality가 다른 음악인이기 때문에 이 상과는 무관하다고 사려됩니다. 

    다양한 정보와 지식을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컬빗의 노고에 감사를 드립니다. 그래미상을 보는 미국인들의 시선이 부정에 가깝다는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뭔지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 안심이 되는 기분입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