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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rets of New York 100 <26> Skinniest House, Great People

 

밀레이 하우스 할리우드 스타 존 배리모어, 캐리 그란트

퓰리처상 수상 시인, 미도서상 수상 만화가, 인류학자, 동화작가가 살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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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제일 날씬한 집은 그리니치빌리지 베드포드 스트릿에 자리한 밀레이 하우스. 이집에 살았던 앤 맥거번이 쓴 동화 'The Skinner's Skinny House'. 

 

사라 제시카 파커와 매튜 브로데릭 부부, CNN 앵커 앤더슨 쿠퍼가 사는 맨해튼 웨스트 빌리지<그리니치 빌리지에는 뉴욕에서 제일 날씬한 타운하우스가 자리해 있다. 빨간색 벽돌 3층집, 일명 '밀레이 하우스'(Millay House, 75 1/2 Bedford St.)의 폭은 8피트 6인치(2.6미터), 가장 좋은 곳의 폭은 0.61 미터에 불과하다.(마이클 조단의 키는 6피트 6인치). 990평방 피트 규모에 침실 3개 목욕탕 2개, 벽난로 4개, 프렌치 도어에 아담한 크기의 뒷마당도 있다. 주소는 '75 1/2 Bedford Street', '반쪽 짜리 집'이기도 하다. 2019년 한여름 그리니치 빌리지 투어에 참가했는데 중년의 백인 여성 가이드가 이 집 앞에서 열변을 토했다. 그럴만도 했다.  

 

밀레이 하우스는 1873년 천연두(smallpox)가 뉴욕을 휩쓸 때 헤티 헨드릭스 고메즈 에스테이트(Hettie Hendricks-Gomez Estate)의 관리인 호라시오 고메즈(Horatio Gomez)을 위해 마차고 통로에 네덜란드 양식으로 지어졌다. 이후엔 구두 수선공의 숍, 사탕 공장, 그리고 선박주가 살았다. 1920년까지 이 동네는 이탈리아계 이민자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다가 1923년부터 그리니치빌리지는 예술가들의 동네로 바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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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출신 캐리 그란트와 조각같은 존 배리모어도 밀레이 하우스에서 살았다.

 

무명시절 배우 존 배리모어(John Barrymore, 1882-1942)와 캐리 그란트(Cary Grant, 1904-1986)가 이 집에 잠시 살았다.  

 

할리우드 스타 드류 배리모어의 할아버지인 존 배리모어는 무성영화 시대의 전설적인 미남배우다. 원래 '햄릿' '리처드 3세' 등 셰익스피어 전문 연극배우로 시작했다. '미국의 위대한 비극 배우'로 평가된 후 영화계에 입문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1920), '셜록 홈즈'(1922) '그랜드 호텔'(1932) 등으로 스타덤에 올랐으나 14세부터 시작된 알콜남용, 4번의 결혼과 파산으로 불행한 말년을 보냈다.      

 

영국 브리스톨에서 태어난 캐리 그란트의 본명은 아치발드 알렉 리치(Archibald Alec Leach)였다. 16살 때 유랑극단에서 활동하며, 뉴욕 히포드럼(구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순회공연 하다가 웨스트빌리지에 정착했다. 그 시절 아치발드 리치는 좁은 집에서 살다가 할리우드에 진출하면서 1941년 이름을 캐리 그란트로 바꾸었다. 스타가 됐지만 캐리 그란트는 낡은 셔츠도 단추를 다 떼고서야 버릴 정도로 구두쇠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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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이 하우스에 살았던 유명인사들: 시인 에드나 세인트 빈센트 밀레이, 만화가 윌리엄 스타이그, 인류학자 마가렛 미드, 동화작가 앤 맥거번.

 

1923년 퓰리처상 수상 첫 여성 작가가 된 에드나 세인트 빈센트 밀레이(Edna St. Vincent Millay, 1892-1950), 베스트셀러 동화작가 앤 맥거번(Ann McGovern, 1930-2015), '만화계의 왕(King of Cartoons)' 윌리엄 스타이그(William Steig, 1907-2003), 그리고 원시부족 연구에 전념한 인류학자 마가렛 미드(Margaret Mead, 1901-1978)도 살다갔다. 

 

보헤미안 시인 에드나 세인트 빈센트 밀레이는 메인주 로클랜드에서 태어났다. 미들 네임은 그녀가 태어나기 전 삼촌의 목숨을 살려준 뉴욕의 세인트 빈센트 병원을 따서 지어졌다고 한다. 뉴욕주 바싸 칼리지 졸업 후 맨해튼으로 이주했다. 밀레이는 1923년부터 1924년까지  커피 수입업자였던 남편 유젠 얀 부아세베인과 살았다. 양성애자였던 밀레이는 그리니치빌리지의 보헤미안 작가, 예술가들과 어울렸으며, 1924년엔 실험연극 전문 체리레인시어터(Cherry Lane Theater)을 창설했다. 밀레이 하우스는 후에 체리레인 시어터에 출연하는 배우들을 위한 숙소로 렌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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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rry Lane Theater, 2014 Photo: NYCultureBeat 

 

담배공장 자리에 오픈한 체리레인시어터는 뉴욕에서 가장 오래된 오프브로드웨이 시어터다. 179석의 메인 스테이지와 60석의 스튜디오를 운영한다. 2004년 액터스 스튜디오에서 수학한 샘 김(김준삼)씨가 '오장군의 발톱(O Chang-gun's Toenail)'을 영어로 공연했다. 

 

이후에 살게 된 동화작가 앤 맥거번은 뉴욕 출신으로 뉴멕시코대학교를 다니다가 중퇴했다. 이유는 영문과 교수와 결혼하게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곧 이혼하고 18개월된 아들을 데리고 뉴욕으로 돌아와 동화작가로 성공을 거두게 된다. 1970년대 7년간 밀레이 하우스에서 살던 맥거번은 이사나온 후 'Mr. Skinner's Skinny House Leather Bound'(1980)를 출간했다. 좁은 집에 이사온 한 남자가 룸메이트를 찾는데 고군분투한다는 내용이다. 가장 유명한 책은 'Stone So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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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스타이그가 그린 뉴요커 표지

 

뉴요커 커버로 유명한 만화가/동화작가/삽화가 윌리엄 스타이그는 브루클린에서 태어나 CUNY, 내셔널 디자인 아카데미를 거쳐 예일대를 중퇴했다. '뉴요커'지의 시그내쳐인 만화 2천600점을 비롯 뉴요커 표지만 117점을 그렸다. 디즈니가 만화영화로 제작한 '슈렉(Shrek, 2001)'은 스타이그의 동화 '슈렉!'(1990)이 원작이다. 1983년 미도서상(National Book Award)를 수상했다.  

 

윌리엄 스타이그의 첫부인 엘리자베스 미드 스타이그는 인류학자이자 밀레이 하우스에서 살았던 마가렛 미드의 동생이었다. 마가렛 미드는 필라델피아에서 태어나 뉴욕의 바나드칼리지와 컬럼비아대에서 수학했다. 졸업 후 사모아 섬에서 필드 스터디를 하고 돌아와 3년간 미자연사박물관의 큐레이터로 일했다. 컬럼비아대에서 인류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교수를 지냈다. 미드는 사모아, 애드미럴티 제도, 파푸아 뉴기니, 발리섬 등 현장 탐사를 통해 육아양식이 인성에 영향을 미치는 영향, 성역할의 변이, 국민성 및 문화변동 등을 연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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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에 의하면, 밀레이 하우스는 1994년 건축 보존가 크리스토퍼 덥스가 27만 달러에 매입했다. 2000년 160만 달러에 팔렸다. 3년 후 217만 달러에 주인이 바뀌었다. 2010년 초에 217만 달러에 새주인에게 넘어갔다. 그리고, 이탈리아 크레마 엘라 대리석, 캘커타 대리석 등으로 보수 공사를 거쳐 이듬해엔 430만 달러에 나왔다가 2013년 325만 달러에 팔렸다. 그리고, 최근 다시 마켓에 499만 달러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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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nestseekers.com/1960770/unique-historical-townhouse-west-village-bedford-street

 

Millay House

75½ Bedford Street

New York, New Y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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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kie 2021.09.17 20:45
    뉴욕에서 제일 좁은 집보다는 폭이 제일 좁은 집이라고 하는 편이 쉽게 이해가 될 것같습니다. 참 재미있는 집이네요. 현관에서 이층으로 올라가는 입구가 비밀통로로 가는 느낌이 듭니다. 뒷뜰이 마음에 듭니다. 파란 이파리들이 나무를 덮고있네요. 그곳에 예쁜 꽃이 만발한 화분을 몇 개를 갖다 놓고 하얀 벤치를 놓으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이집에 살던 사람들이 다 유명인인데 그들은 이 좁은 집에 대한 안목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집구경을 하고나니까 나도 모르게 밀레이 하우스에 살고싶은 충동이 생기네요. 모닝커피 한잔을 들고 뒷뜰 하얀 의자에 앉아있으면 나의 '행복찿기'가 바로 여기가 아닐가 하는 상상을 해봅니다.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착각은 자유니까요.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