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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비밀 100 Secrets of New York <16>Oysters and the City 

그때 그 시절 가난한 뉴요커들 주식은 빵과 굴,  하루 100만개 섭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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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과 굴의 역사를 탐구한 Mark Kurlansky의 'The Big Oyster'(2006)/ 그랜드센트럴오이스터바의 블루포인트 오이스터와 리틀넥 클램(해피 아워), 2012.  

 

옛날옛적 뉴욕은 굴(oyster)의 도시로 이름이 나 있었다. 이민자들의 관문이었던 엘리스 아일랜드와 리버티 아일랜드는 각각 'Little Oyster Island' 'Great Oyster Island'로 불리웠다.  

 

고고학자들은 뉴욕 항구의 조개더미 역사를 BC 695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굴은 수천년간 번성하며 뉴욕항구 주변의 강물을 정화하는 한편 레나페(Lenape) 인디언들의 먹거리로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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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튼아일랜드 히스토릭 리치몬드 타운 뮤지엄(Historic Richmond Town Museum)에 전시된 1890년대 굴 채취업에 사용된 배와 장비. 2018. 8. 

 

1609년 영국의 탐험가 헨리 허드슨(Henry Hudson)이 뉴욕 항구에 도착했을 때 350스퀘어 마일의 굴암초 지대가 있었다. 1626년 네덜란드의 서인도회사가 인디언에게 24달러를 주고 사들인 맨해튼 섬. '뉴 암스테르담(New Amsterdam)'으로 불리우던 식민도시 뉴욕은 100여년간 세계 굴의 수도(Oyster Capital of the World)였다.

 

정복자 네덜란드인들은 뉴욕 해안가의 쓰레기 매립지를 'Pearl Street(진주 거리)'라 부르고, 굴 껍질을 묻었다. 나중에 이들은 뉴욕 굴에서 진주가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에 실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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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굴은 오늘날의 핫도그 카트나 피자처럼 흔했다. 풀턴 마켓의 굴 상인들(Photo: NY Public Library)/ 빵과 굴로 끼니를 때울 수 있었다.  

 

18세기 말 북미대륙이 독립전쟁(1775-1783)이 한창이던 때까지만 해도 뉴요커들은 매일 100만개의 굴을 섭취한 것으로 전해진다. 19세기 미국이 남북전쟁으로 혼란에 휩싸였을 때 굴은 뉴욕의 고급식당부터 휴게소까지 도처에서 먹을 수 있었다. 생굴, 굴튀김, 굴파이, 굴 스튜까지 다양한 레시피로 즐겼다. 가난한 뉴요커들은 빵과 굴로 끼니를 때웠다. 

 

굴은 저렴했다. 지금 차이나타운 카날 스트릿(Canal Street)의 굴장수는 6센트에 '무제한(all-you-can-eat)을 제공했다. 굴을 파는 구루마(cart)는 지금의 핫도그 카트의 전신이다. 카트에서 굴을 먹은 후 껍질을 던지면, 다른 굴 장수가 맞는다고 할 정도로 흔했다. 

 

1880년대엔 식당에 여성들이 금지됐었다. 그런데, 굴 파는 식당의 인기는 폭발적이어서 유니온스퀘어엔 여성들만 받는 굴 식당 'Ladies' Oyster Shop'이 생겼다. 이즈음 여성들만을 위한 볼링장 'Ladies' Bowling Alley'도 문을 열었다. 뉴욕의 여성들이 굴도 먹고, 볼링도 즐기게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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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enice Abbott, Oyster Houses on South Street and Pike Slip, Manhattan, 1935/ 굴 패각은 건축재료로 쓰여지기도 했다.

 

뉴요커들이 수년간 굴을 먹으면서 버려진 껍질 쓰레기(패각)는 도로 포장, 건축용 모르타르 회반죽 재료, 혹은 태워지기도 했다. 실제로 월스트릿의 트리니티 교회(Trinity Church)는 굴껍질 모르타르 반죽으로 지어졌다. 

 

안타깝게도 굴의 전성기는 과잉 수확, 오염, 산업재재로 해안선 확장, 그리고 쓰레기 관리시설의 부족으로 인해 끝나고 만다. 1927년 굴이 오염으로 식용에 부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으며, 뉴욕시는 굴양식장을 공식적으로 폐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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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포인트 오이스터는 파초그 인근에서 처음 양식됐다. 지금은 Great South Bay 지역에서 나오는 큰 굴에 이름이 붙여지고 있다. 

 

롱아일랜드의 파초그(Patchogue) 인근 블루 포인트(Blue Point)와 페코닉 골드(Peconic Golds)에는 식용굴로 인기있는 블루포인트(Blue Point)이 번성하고 있는 굴의 오아시스다. 블루포인트는 식감이 매끄럽고, 즙이 많은 육질에 염도가 높고 부드럽고, 뒷맛이 달착지근하다. 그랜드 센트럴 오이스터 바(Grand Cebtral Oyster Bar)에서 '해피 아워(Happy Hours)'에 할인 가격으로 제공하는 굴이다. 

 

사실 블루 포인트는 마케팅 전략의 하나였다고 한다. 블루 포인트에서 태어난 조셉 에버리(Joseph Avery)가 집 근처에 종자 굴(seed oyster)을 처음 심은 후 2년 동안 총을 들고 굴 양식장을 순찰했다. 그리고, 양식된 굴이 '블루 포인트'로 성공적으로 팔리면서 하나의 브랜드가 됐다. 이후 롱아일랜드 그레이트 사우스 베이(Great South Bay, * 존스 비치에서 파초그 베이 인근까지)에서 나오는 큰 굴에는 블루 포인트(Bluepoint)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한편, 롱아일랜드 오이스터 베이(Oyster Bay)에선 매년 가을 수백만개의 굴과 조개를 방출하는 의식을 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엔 추가로 조개 종자 1백만개를 방출해 총 조개 3백만개과 굴 25만개를 방출했다. 앞으로 1-3년간 굴의 수확은 금지됐고, 새끼 조개는 5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굴과 조개는 바닷물 속의 해로운 질소와 조류(알개)를 제거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 굴 하나가 하루에 54갤런의 물을 걸러내는 자연 여과 작용을 한다.  

 

 "6월 4일 나는 롱아일랜드 북쪽의 평범한 안식처에 정박했다. 우리는 좋은 굴을 발견했는데, 데덜란드인들은 오이스터 베이(Oyster Bay)라 불렀다."

-1639년 항해사 데이빗 드 브리스(David deVries)의 일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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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센트럴 오이스터바를 사랑하는 7가지 이유

http://www.nyculturebeat.com/?mid=FoodDrink2&document_srl=2893556

 

*뉴욕의 비밀 100 <1-5> 핑크색 구겐하임, 클레오파트라의 바늘, 자유의 여신상 오리지널 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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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비밀 100 <11-12> 컬럼비아 캠퍼스 자리엔 정신병원, 뉴욕의 수돗물이 맛있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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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비밀 100 <13-15> 록펠러센터 루프 가든, FDR과 비밀의 플랫폼 #61, 뉴욕의 베를린 장벽은 어디에

http://www.nyculturebeat.com/?mid=FunNY2&document_srl=4039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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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kie 2021.05.03 17:58
    뉴욕이 세계 최대의 굴생산지였고, 100여년 전에는 굴이 오늘날의 피자와 같았다니 재미있네요. 이것이 나만 아는 비밀이었으면 좋겠으련만 아니네요.
    굴을 좋아해서 그로서리에 가면 몇 봉지씩 삽니다. 생굴은 없고 봉투에 넣어서 얼킨 것 밖에 없어서 아쉽지만 갖은 양념을 넣고 버무려서 한입 넣으면 맛이 그만입니다. 감기가 걸렸을 때 생굴과 고춧가루, 마늘을 다져넣고 몇점을 입에 넣고 먹으면 입안이 화끈하면서 감기 기운이 가셔져요. 굴은 나에게는 감기몸살이 왔을 때 특효약 구실을 톡톡히 합니다. 생굴을 실컷 먹고 싶을 때는 부페에 가서 먹곤했습나다.
    지금은 팬데믹 때문에 부페 식당이 문을 닫아서 언제 다시 열까 기다리고 있습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