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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롱스 아서 애브뉴 Arthur Avenue, The Bronx

뉴욕의 진짜 리틀 이태리 먹거리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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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롱스 아서 애브뉴의 실내 재래시장 마켓(Market)과 로베르토 레스토랑의 문어,조개 파스타.


맨해튼의 리틀 이태리(Little Italy)는 남으로 차이나 타운과 북으로 소호에 밀려 나날이 축소되고 있다. 멀베리 스트릿의 이탈리아 식당가는 '관광객들의 함정'이라는 놀림을 받곤 한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어린 시절을 보냈던 그 리틀 이태리가 아니다. 이제 진짜 이탈리아의 맛을 보고 싶다면, 브롱스(The Bronx)의 리틀 이태리, 아서 애브뉴(Arthur Avenue)로 가야한다.

  

맨해튼, 브루클린, 퀸즈, 스태튼아일랜드와 함께 뉴욕시의 5개 보로 중의 하나인 브롱스는 섬이 아니라 유일하게 대륙과 붙어있는 보로다. 브롱스는 양키 스태디움, 브롱스 동물원, 뉴욕 식물원, 가수 제니퍼 로페즈의 고향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깊이 들어가면 매력적인 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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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애브뉴의 마도니아 브라더스 베이커리(Madonia Brother's Bakery).


정원 웨이브 힐(Wave Hill) 인근의 고급 주택가 리버데일이 자리해 있으며, 힙합 뮤직의 본산이기도 하다. 센트럴파크보다 훨씬 큰 팰럼베이 파크에 코니아일랜드 부럽지 않은 오차드 비치도 있다. 브롱스의 25%는 미개발의 공원이라고. 그리고, 뉴요커들과 이탈리아 이민자들이 찾아가는 아서 애브뉴가 있는 보로다. 


아서 애브뉴는 인근의 브롱스 동물원(The Bronx Zoo)나 뉴욕 식물원(New York Botanical Garden)의 오키드 쇼나 할러데이 트레인 쇼를 보러 가는 길에 들러 쇼핑하고, 식사도 하면, 1석 3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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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애브뉴와 187스트릿이 만나는 곳이 브롱스의 리틀 이태리 중심부. 요리책도 나왔다.


브롱스 리틀 이태리가 자리한 동네는 '벨몬트(Belmont)' 지역으로 이탈리아 이민자와 동유럽 알바니아 이민자들이 운집해 살고 있다. 최근에는 히스패닉 인구가 급증했다. 아서 애바뉴는 여러가지 설이 있지만, 미국 제 21대 대통령 체스터 아서(Chester Arthur)의 이름을 땄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아서 대통령은 1882년 고종이 재임하던 조선에 로버트 슈펠트 해군제독을 보내 한국 최초의 근대 조약인 슈펠트 조약을 맺도록 한 인물이다. 


배우 로버트 드 니로가 야심만만하게 메거폰을 잡은 첫 영화 '브롱스 이야기(The Bronx tale)'의 배경도 바로 아서 애브뉴였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신작 '아이리쉬 맨(The Irishman)'에서 드 니로, 알 파치노와 호흡을 맞춘 조 페치는 아서 애브뉴에서 안내원으로 일하다 드 니로에 의해 픽업되어 배우가 된 케이스다. 가수 프랭크 시나트라, 배우 클린트 이스트우드, 파라 파세트, 뮤지컬 배우 라이자 미넬리, 그리고 마피아 TV 드라마 '소프라노'의 주인공 제임스 간돌피니도 아서 애브뉴 레스토랑을 찾았으며,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아서 애브뉴에서 선거운동을 하기도 했다. 요리책 '아서 애브뉴'(앤 볼프베인 지음)는 ‘브롱스 리틀 이태리’의 전통과 자부심이 담겨있다. 

187th St. & Arthur Avenue. The Bronx. https://www.bronxlittleitaly.com


 

아서 애브뉴 하이라이트 Things to Do near Arthur Avenue, The Bron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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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토(Roberto’s)


2000년 늦겨울 친구와 뉴욕식물원에서 오키드쇼를 본 후 저녁식사를 하러 아서 애브뉴로 갔다. 당시 '식도락가들의 성경'이었던 자갓 서베이(Zagat Survey)에서는 레스토랑 ‘도미니크(Dominik)’와 ‘마리오(Mario)’가 올라가 있었다. 옐프(Yelp)는 나오기 전이었다. 아무래도 동네 상인에게 물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아 이탈리안 와인숍 마운트 카멜(Mount Camel)의 주인에게 좋아하는 식당을 물었다. 그는 서슴지 않고 "로베르토!"라고 대답했다. 


당시 벨몬트 코너에 있던 로베르토는 시골이나 동굴같은 소박한 인테리어였지만, 이탈리아 요리를 아는 미식가들로 북적거리는 컬트 레스토랑이었다. 2012년 자갓 서베이에서 로베르토는 27점(*30점 만점)으로 센트럴파크 사우스의 마레아(Marea, 28점)에 이어 이탈리아 식당으로선 공동 2위를 차지했다. 미 남성 잡지 ‘에스콰이어’는 미 최고의 이탈리아 식당으로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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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롱스 아서 애브뉴 벨몬트의 트라토리아 로베르토.


로베르토는 크레센트 애브뉴의 지중해 스타일의 빌라같은 건물로 이사해 바까지 곁들였고, 인근에는 자매식당으로 피자리아 '089'(Trattoria Zero Otto Nove)도 오픈했다. 089는 셰프오너 로베르토 파치울로씨의 고향 우편번호라고 한다. 예약을 받지않는 로베르토의 줄이 길 때면 플랜B로 그의 피자리아 '089'로 가면 된다. 맨해튼 유니온스퀘어 인근에도 089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요리사 겸 대표인 로베르토 파치울로(Roberto Paciullo)는 남부 이탈리아의 가정식 요리가 특기다. 주방에서 요리하는 대신 이 테이블 저 테이블 돌아다니며 손님과 이야기하기를 즐기는 강한 액센트의 셰프였다. 메뉴 칠판엔 그날의 스페셜이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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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로베르토에서의 점심식사. 호박, 가지 파미자나(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소시지, 카넬리니콩, 브로콜리랍 애피타이저/ 포크찹/ 문어, 파바콩, 조개 파스타.  


애피타이저로  ‘부팔라 모짜렐라(Bufala Mozzarella)’가 들어간 애피타이저, 새우와 콩요리 ‘감베리&파지올리’ 레드 와인에 곤 양고기나 송아지 정강이 요리 ‘오쏘 부코(Osso Bucco)’ 조개, 홍합, 새우와 토마토를 알루미늄 포일에 싸서 조리한 파스타 알 카르토치오(Pasta al Cartoccio)이다. 


1년에 한번씩 로열 고객들을 위한 디너를 열며, ‘브롱스 레스토랑 위크’ 때는 3코스 런치를 제공한다. 아서 애브뉴의 '마리오(Mario)' '도미니크(Dominicks)' 5대째 내려오는 식당 '앤 & 토니(Ann & Tony's)'에서도 먹어봤지만, 로베르토가 단연 톱 클래스다. 가격은 맨해튼에 비교하면 상당히 저렴한 편이다. 603 Crescent  Ave. 718-733-503



#트라토리아 제로 오토 노베 089(Trattoria Zero Otto N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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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그플랜트 파미자노, 브로콜리랍&소시지와 씨푸드 샐러드 애피타이저.


브롱스에서 인기가 승승장구한 로베르토가 아서애브뉴에 연 분점. 089는 로베르토의 고향 우편번호라고 한다. 브릭 오븐 피자가 있으며, 로베르토보다 조금 캐주얼한 이탈리안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브로콜리 랍 & 소시지 피자, 감자와 버섯 피자가 훌륭하다. 골목길을 기나면 벽화와 높은 천장이 마치 토스카니 지방의 마을에서 야외 식사를 즐기는듯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2357 Arthur Ave. 718-220-1027. www.roberto089.com. 

유니온스퀘어 인근에 089 맨해튼(Zero Otto Nove Manhattan)을 운영하고 있다. 15 West 21st St. 212-242-0899. www.roberto089.com. 


#마리오(Mario's)

1919년 오픈한 마리오은 마리오 푸조의 소설 '대부(The Godfather)'에서 갱들이 저녁식사를 즐긴 곳이지만, 이탈리아계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이 영화 '대부'를 찍을 때 촬영 허가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30여년 후 제임스 간돌피니 주연의 갱드라마 '소프라노'는 마리오에서 촬영하게 된다. 나폴리 요리 전문으로 오징어(칼라마리 카수올라), 브로콜리 랍, 시칠리아식 가지요리 등을 즐길 수 있다. 2342 Arthur Ave. 718-584-1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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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데오 베이커스(Addeo Bakers)

한때 아서 애브뉴엔 20여개가 넘는 빵집이 있었다고 한다. 아데오는 927년부터 대대손손 내려오는 제과점. 구수한 치아바타 빵, 초컬릿롤, 레이진월넛롤이 유명하다. 어떤 이는 아데오의 빵이 세계 최고라고 한다. 로베르토 레스토랑에서 주는 식전 빵 포카치오도 아데오에서 공급한다. 마도니아 베이커리(Madonia Bakery, 2348 Arthur Ave.)와 라이벌. 


아데오에서 토마토 포카치오를 샀더니, 마음씨 좋은 아주머니가 잡곡빵(multigrain bread)를 먹어보라고 주었다. 다음날 아침 포카치오에 올리브유를 약간 뿌린 후 오븐에 구워 먹으니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잡곡빵은 라스베리 잼에 발라 먹으니 꿀맛이었다. 187스트릿에 또 하나의 지점을 운영한다. 2372 Hughes Ave. 718-367-8316. 


#아르토소 페이스트리(Artuso Pastry)

187스트릿과 빈센트 아르투소 시니어즈 웨이 코너에 자리한 제과점. 아르투소는 카놀리, 스포글리아텔리, 랍스터 테일, 에클레어 등 이탈리안 디저트를 판다.티라미수가 입에서 녹는다. 670 East 187th St. 718-367-2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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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다조 씨푸드(Randazzo’s Seafood)

프랭크와 조 란다조 형제가 운영하는 생선가게로 연어, 대구, 스워드피쉬, 오징어, 소프트셸 크랩 등이 싱싱하다. 앞에 설치된 테이블에서 생굴과 생조개(vongole)를 즐길 수 있다. 그랜드센트럴 오이스터바 만큼 신선하지만, 훨씬 싸다. 분위기는 낼 수 없어도. 크리스마스 때는 장어도 나온다. 맨해튼 생선시장 풀턴마켓이 브롱스로 이전해서 더욱 신선한 물고기를 구입할 수 있을 것 같다. 2327 Arthur Ave. 718-367-4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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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가티 라비올리(Borgatti's Ravioli)

1935년부터 이어오는 마운트카멜 교회 건너편의 자그마한 이탈리아 파스타집. 매일 프레시 파스타(시금치, 토마토, 당근, 호박 등)를 만들어내는 모습을 구경하는 것도 흥미진진하다. 달걀, 시금치, 토마토, 오징어 먹물 등 다양한 파스타를 원하는 굵기로 썰어준다. 시금치, 리코타 치즈 라비올리도 있다. 3대 손자 크리스 보가티가 친절하게 서비스를 한다. 

632 East 187th St. 718-367-37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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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라브리아 포크 스토어(Calabria Pork Store)

가게 천장에 주렁주렁 소시지들이 샹들리에처럼 달려있다. 핫, 스위트 이탈리안 소시지에 소프레사타, 살라미, 프로슈토, 베이컨 등을 판다. 핫 소시지와 포크찹을 사다가 선데이 그레이비(Sunday Gravy)를 즐길 수 있다. 2338 Arthur Ave. 718-367-5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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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사 델라 모짜렐라(Casa della Mozzarella)

'모짜렐라의 집'이라는 이름대로 홈메이드 모짜렐라 치즈가 이 집의 자랑이다. 브루클린의 이탈리안 동네 캐롤가든(Carroll Garden)의 카푸토(Caputo’s)와 맨해튼 '리틀 이태리' 그랜드스트릿의 디 팔로(Di Palo’s)의 모짜렐라와 비교해본 결과 카사 드 모짜렐라가 가장 쫄깃하면서도 고소하고 은은한 밀크향이 길게 여운을 남긴다. 최고다. 토마토와 베이질을 얹어 이탈리아 삼색 국기를 만들어 올리브유와 발사믹 식초를 뿌려 먹으면 애피타이저로 그만이다. 


로베르토의 089도 이 집의 모짜렐라를 쓴다고 메뉴에 밝히고 있다. 2019 제임스비어드재단상 미디어 부문상을 수상했다고 창문에 붙여놓았다. 이상은 사실 카사 델라 모짜렐라를 취재한 비디오(유튜브) 'First We Feast’s Food Skills – Mozzarella Kings of New York'로 받은 것. 604 East 187th St. 718-364-3867. 



IMG_1536.jpg#마이크 델리(Mike’s Deli)

1924년 라과디아 뉴욕 시장이 열었다는 아서 애브뉴의 실내 재래시장 '마켓(Market)'은 한국의 시장 풍경이 느껴진다. 안에서 제일 유명한  델리. 소시지, 햄, 모짜렐라, 치즈, 올리브 등에 미켈란젤로와 힐러리 샌드위치도 판다. 옆의 테이블에서 햄과 와인도 즐길 수 있다. 최근엔 관광객이 몰려서인지 맥주 바도 생겼다. 미켈란젤로 샌드위치는 이탈리안 바게트 안에 프로쉬토(얇은 돼지햄), 모짜렐라, 상치, 토마토, 페스토를 넣은 것, 힐러리 샌드위치는 살라미햄, 스모크 모짜렐라, 선드라이토마토와 스위트 피망을 넣은 것. 2344 Arthur Ave. 718-295-5033. 

 

#마운트 카멜 와인(Mount Carmel Wine & Spirits)

피자나 파스타와 어울리는 키안티, 바롤로, 바바레스코 등 이탈리안 와인은 물론, 레몬첼리, 그라파 등 이탈리안 디저트 음료도 구비하고 있다. 특히 아리따운 유리병에 담긴 그라파는 인테리어 장식용으로도 손색이 없다. 매주 토요일 오후 무료 와인 테이스팅도 한다. 612 East 187th St. 718-367-7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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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애브뉴(187th St.&Arthur Ave)

가는 길: 버스는 아서애브뉴 정거장(Bathgate Ave.)에서 내려 남쪽으로 걸어간다.

(1)지하철 4, D 타고 Fordham Road 하차, 동쪽 방향 버스 Bx12 승차.

(2)지하철 2, 5 타고 Pelham Parkway 하차, 서쪽 방향 버스 Bx12 승차.

(3)그랜드센트럴 터미널에서 기차(Metro North): Harlem 혹은 New Haven Lines 타고 Fordham Road 하차.

https://www.bronxlittleitaly.com



*조지아 오키프 하와이 가다@뉴욕식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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