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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John Dory, Where Are You?

남북정상회담 만찬에 올랐던 달고기(존 도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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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타 위에 올린 존 도리/ 존 도리는 아구(monk fish) 만큼이나 못생긴 생선으로 유명하다.

 

퍼스트 네임 존(John), 라스트 네임 도리(Dory). 올 겨울 거의 매주 토요일 아침 8시-9시 경 우리 동네 브루클린 보로홀의 그린 마켓으로 간 것은 순전히 이 존 도리씨를 사기 위해서다. 오전 9-10시경이면 도리씨는 동이 난다. 존 도리씨가 매주 나오는 것도 아니다. 어떤 날은 진열대에 실종이다. 최근 약 4주는 결석했다. 여러번 허탕치게 만든 존 도리씨는 한번쯤 모셔다가 식탁에 올려볼만한 생선이다. 

 

2018년 4월 청와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만찬 식사에 존 도리가 제공되었다고 한다. 한국, 특히 부산에선 존 도리를 '달고기(moon fish?)'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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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달고기구이: 부산의 대표적인 생선인 달고기 요리는 유럽에서도 고급 생선으로 분류되며 북한 해역에서는 잡히지 않는 고기로 알려져 있음. 부산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문재인 대통령의 기억과 유럽 스위스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김정은 위원장의 기억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음식.

-청와대 발표 2018년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 만찬 메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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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반점이 특징인 존 도리는 각나라 우표에도 종종 등장했다. 뉴질랜드, 스페인, 브룬디, 알제리, 이탈리아, 유고슬라비아의 존 도리 우표 

 

넙치, 도미와 비슷한 모양인 존 도리는 고등어처럼 은빛과 회색의 광택이 나는 최대 2피트 길이, 무게가 최고 7파운드에 달하며, 최대 12년까지 살 수 있다. 둥글넙적한 생선으로 양몸에 흑갈색 둥근 점(보름달 모양), 그 주변에 연회색 테두리가 있다. 주변으로 갈색 줄무늬가 가로지르고 있으며, 비늘은 많지 않다. 큰 입은 2배로 뻗을 수 있으며, 긴 등지느러미엔 가시가 자란다.

 

청대구(blue cod), 도미(snapper), 오징어, 정어리, 새우, 게 등을 먹고 사는 존 도리는 상어의 먹이감이다. 몸이 동그랗고 납작해서 수영을 잘 못하는 물고기다. 둥근 반점은 위험이 다가올 때 사악한 눈빛으로 깜박이는데 사용한다. 이 검은 점을 성 베드로(St. Peter/ St. Pierre)의 점이라 불리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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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복음 17장에 등장하는 존 로리.

 

성경(마태복음 17장)에서 어부 출신으로 사도가 된 베드로가 예수와 함께 갈릴리 호숫가 가버나움에서 성전세 질문을 받았을 때 예수는 베드로에게 "호수에서 가장 먼저 잡히는 물고기의 입에서 은화가 한개 나올 것이니, 그것으로 너와 나의 세금으로 납부하라"고 하였다. 이 말을 들은 후 베드로는 호수에서 잡은 첫번째 물고기에서 은화가 한개 나왔다. 은화를 꺼낼 때 몸을 꾹 눌렀는데, 몸 가운데의 검은 점은 이 때 생긴 베드로의 손가락 자국이라고 한다. 

 

존 도리의 학명은 제우스 파버(Zeus faber), 존 도리 이름의 기원에 대해서는 설이 많다. 유력한 설은 프랑스어 Jean-doree(금박을 입힌)에서 왔다는 주장과 스페인어로 문지기를 뜻하는 'Janitore'에서 왔다고 한다. 성베드로가 천국의 관리인/짐꾼이었기 때문이라는 것. 부산에선 '달고기' '달돔' '맛도/ 마또', 경상도에서는 '허너구', 전라도에선 '정갱이', '베드로의 물고기'로도 불리운다. 그리스에선 '성 베드로 고기(seint-pierre)', 프랑스에선 생 피에르(St. Pierre), 스페인에선 '페드로의 수탉(Gallo de San Pedro)', 네덜란드에선 '태양의 고기(zonnevis)', 일본에선 과녁을 닮았다 해서 '마토우다이'라 불리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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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브루클린 보로홀 그린마켓의 생선 벤더 American Pride Seafood에서 사다 먹는다. 그레이솔과 플라운더 사이에 은청색의 존 도리.

 

존 도리는 동대서양, 지중해, 서태평양, 서인도양 등지와 부산, 제주도 인근 깊은 바다에서 잡히는 고급 식재료다. 존 도리는 필레가 뼈 없이 깔끔하게 벗겨지며, 비늘이 작고 눈에 띄지 않아 껍질을 벗길 필요없다. 브루클린 보로홀 마켓 'American Pride Seafood'에 'Today's Special)로 나오는 존 도리는 매사추세츠주 케이프 코드(Cape Code)에서 잡아온 것이라고 한다. 유니온스퀘어 그린 마켓에서는 존 도리를 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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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도리는 생선회로도 고소한 감칠맛이 훌륭했다. 주로 케이퍼, 소금, 후추로 간단하게 해먹는 존 도리.

 

존 도리는 고단백 흰살 생선 중에서도 살살 녹는 부드러운 식감과 달착지근한 감칠맛이 일품이다. 독설로 유명한 영국 셰프 고든 램지(Gordon Ramsay)가 특히 좋아하는 식재료중 하나다. 회로 먹어보니, 광어보다 담백하며 감칠맛이 훌륭했다. 주로 케이퍼를 넣고 레몬즙을 짠 후 소금, 후추로 간을 하고, 버터를 녹여 오븐에서 구워 먹는다. 그 미묘하게 고소한 존 도리는 한겨울의 별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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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5일 그린마켓에서 존 도리를 사다가 원 없이 먹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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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온스퀘어 그린마켓에서도 존 도리를 팔았다. 담백고소한 존 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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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6일 아침 8시 경 그린마켓에서 구입한 싱싱한 존 도리는 스페인 화이트와인 알바리뇨와 곁들였다. 

예전에 맨해튼 미트패킹 디스트릭트 10애브뉴 근사한 레스토랑의 이름이 존 도리(John Dory)였다.  메뉴는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씨푸드를 맛있게 먹을 때만 해도 존 도리가 사람 이름인줄 알았다. 어느날 한인타운 인근 에이스 호텔 안으로 이전하면서 '존 도리 오이스터 바'로 운영됐지만, 2019년 문을 닫았다. 레스토랑 사업가 켄 프리드만과 스타 여성 셰프 에이프릴 블룸필드(스포티드 피그) 셰프가 공동으로 운영했는데, 프리드만의 #MeToo로 폐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화영화 '도리를 찾아서(Finding Dory, 2016)'의 파란색 물고기 도리는 존 도리가 아니라 'Blue Hippo Tang'이라고 한다.  
 
 
*생선구이 맛있는 뉴욕 식당을 찾아서
http://www.nyculturebeat.com/?mid=FoodDrink2&document_srl=3246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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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kie 2022.03.22 14:12
    컬빗이 catch of the day(뉴스레터)라고 쓰는 이유를 알았어요. 생선을 좋아 하신다니 저와 같네요. 저는 생선광에 가까워요. 아버님이 부산 출신인데다 생선을 너무 좋아하셔서 밥상에 생선이 올라오지 않으면 식사를 않하셨으니까요. 그래서 우리 식구들은 생선과 자연이 친하게 돼었지요.
    오래 전에 성지순례관광단과 이스라엘을 갔었습니다. 갈릴리 호수에서 잡았다는 베드로 물고기를 식당에서 구워서 내 왔는데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살이 많아서 쉽게 뜯어 먹었습니다.맛있다는 것외에는 생각이 안나네요.
    그런데 그 베드로 고기가 "존도리"라고 컬빗이 가르쳐주셔서 새로운 느낌을 가집니다. 존도리를 사다가 맛을 다시 음미해 볼겁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