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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클린의 전설 게이즈 & 톨너 귀환

'굿포크' '인사'의 김소희씨 3인방 재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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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으로 1년 3개월 이상 함께 외식을 하지 못했던 우리의 첫 레스토랑 목적지는 집에서 걸어서 13분 거리인 브루클린 보로홀 인근의 게이즈 & 톨너(Gage & Tollner)였다. 오래 전 딱 한번 가본 게이즈 & 톨너는 할리우드 영화 속에서 봄직한 고풍스런 인테리어와 핑크빛 쉬크랩 수프(She-Crab Soup)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았다.

 

게이즈 앤 톨너는 브루클린에서 '굿 포크(The Good Fork)'와 '인사(Insa)'를 운영해온 한인 셰프 소희 김(Sohui Kim)과 그녀의 남편 벤 슈나이더(Ben Schneider), 그리고 바텐더 출신 씬진 프리젤(St. John Frizell)의 3총사가 17년만에 부활시켰다. 

 

 

'굿 포크' '인사'의 셰프/오너 김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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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gageandtollner.com

 

서울에서 태어난 소희 김은 10살 때 미국으로 이주, 브롱스에서 자랐다.  버나드대 졸업 후 로스쿨에 진학하려다가 법률 대신 요리에 빠졌고, 한국과 미국을 여행했다. 이후 케이터링 사업을 하려고 요리학교 ICE(The Institute of Culinary Education)에서 수학하면서 블루힐(Blue Hill)에서 인턴을 거쳤다. 이후 사보이(Savoy)와 중국계 스타 셰프 아니타 로(Anita Lo)의 아니사(Annisa) 키친에서 수련했다. 

 

어느날 연극 보러 갔다가 미시간대 졸업 후 배우 겸 목수로 일하던 벤 슈나이더를 만나 결혼했고, 2006년 브루클린 레드훅에 레스토랑 '굿 포크(The Good Fork)'를 열었다. 메뉴에는 Steak and Egg Korean Style, Kimchi Rice Cake, 김치가 옵션인 Good Fork Burger 등 한식 풍미를 가미했다. 굿포크 성공 후 2015년에는 브루클린에 가라오케룸을 겸비한 한식당 '인사(Insa)'를 오픈해 불고기, 잡채, 비빔밥, 김치찌개, 파전, 프라이드 치킨과 맥주(치맥) 등을 제공했다.  굿포크에는 한번 가본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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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요리책 'Good Fork Cookbook'(2016)과 'Korean Home Cooking: Classic and Modern Recipes'(2018)을 출간했다. 한인 여성으로는 드물게 브루클린의 스타 셰프로 부상한 것이다.  

 

김소희씨의 세번째 레스토랑은 더 야심찼다. 2017년 레드훅의 레스토랑 '포드 디파이언스(Fort Defiance)' 바텐터 씬진 프리젤과 의기투합해 브루클린 보로홀 뒤편 풀턴 스트릿의 쇼핑가에 사라졌던 전설적인 레스토랑 '게이즈 & 톨너(Gage & Tollner)'을 부활시키는 프로젝트였다.

 

오리지널 게이즈 & 톨너는 1879년 찰스 M. 게이지가 오픈했다. 알버트 아인슈타인, 폴 클레가 태어났으며, 미국은 생소한 이름의 러더퍼드 B. 헤이스가 대통령이던 시절이다. 브루클린은 당시 독립된 도시였고, 4년 후(1883년)에 브루클린 브리지가 개통됐으며, 1898년엔 뉴욕의 한 보로로 통합되기에 이른다. 1884년 시가 판매원이던 유진 톨너가 동업자로 영입되면서 이름은 게이즈 & 톨너가 됐다. 

 

 

오리지널 게이즈 & 톨너와 에드나 루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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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즈 & 톨너에서 배포하는 빈티지 엽서. 1956년 샹들리에에 조명을 밝히는 모습/ 1992년 추수감사절 전설적인 셰프 에드나 루이스. 

 

브루클린에서 게이즈 & 톨너는 우아함의 극치였다. 주랑현관(portico)의 도리아 양식 기둥, 청동 샹들리에와 빅토리아풍 벽지(Lincrusta-Walton)로 인테리어를 꾸몄다. 

 

메뉴도 현대의 미니멀 스타일과는 대조적으로 정교하고, 스펙터클했다. 1919년 메뉴에는 대형 새들록 오이스터(Saddle Rock Oysters), 치킨 검보(Chicken Gumbo), 랍스터($1.85), 절반 프라이드 치킨(베이컨과 콘 프리터) 등으로 남부의 맛을 뉴요커들에게 전파했다. 주목을 끄는 것은 굴과 조개 메뉴다. 당시 뉴욕은 세계 최고 굴의 생산지였다. 조리 방법도 칵테일, 생굴, 스튜(밀크 스튜, 크림 스튜), 프라이, 시카고 프라이, 발티모어 프라이, 브로일, 크럼 프라이, 시카고 브로일, 발티모어 브로일, 셀러리 브로일, 시즈널 브로일, 셸 로스트, 팬 로스트, 앙 브로셰트, 크림드 등등 사전처럼 빼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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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ge & Tollner  Photo: Brooklyn Historical Society

 

게이즈 & 톨너는 1952년 '할러데이 매거진'의 제 1회 레스토랑상에서 세계 최우수 해산물 식당으로 선정됐다. 1974년엔 뉴욕시 랜드마크보존위원회가 건물과 인테리어를 랜드마크로 등재했다. 뉴욕에서 인테리어가 랜드마크로 지정된 것은 뉴욕공립도서관과 그랜트 장문 묘에 이어 3번째다. 

 

1988년 게이즈 & 톨너는 피터 아쉬케나지에게 팔렸고, 새 주인은 72세의 흑인여성 셰프 에드나 루이스(Edna Lewis)를 초빙하며 남부의 맛을 가미한 메뉴로 이름을 날리게 된다.

 

그러나, 2004년 발렌타인데이를 기해 건물이 팔렸고, 1층 레스토랑 자리엔 체인 TGI 프라이데이와 아비스(Arby's) 등이 영업하다가 2016년엔 주인 없는 고스트 랜드마크로 남았었다. 

 

 

브루클린 3총사의 '부활'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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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ge & Tollner, 372 Fulton Street, Brooklyn

 

2018년 김소희씨 등 3인방은 게이즈 & 톨너를 부활시키기 위해 위펀드(WeFund) 캠페인으로 기금 조성을 시작했다. 44인의 이퀴티 투자자들과 336명의 위펀더가 동참했고, 2019년 초부터 개조공사에 들어갔다. 새 게이즈 & 톨너는 2020년 3월 15일 오픈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13개월 지연되어 올 4월 15일에야 팡파레를 울렸다. 

 

브루클린 보로홀 뒤편의 풀턴 스트릿은 맨해튼 할렘 125스트릿이나 브롱스 포담로드처럼 옷가게와 패스트푸드 체인이 즐비한 쇼핑 거리(Fulton Mall)다. 브루클린이 힙한 타운으로 이름을 알리면서 2011년 브루클린 제 1호 셰이크 섁(Shake Shack)이 오픈했고, 거리도 정화됐다. 브루클린 보로장인 에릭 아담스(Eric Adams)가 차기 뉴욕시장 후보로 선출될 것이 유력한 시대적 분위기에서 게이즈 & 톨너는 성공을 예감하는 레스토랑처럼 느껴진다.

 

브루클린 파크 슬로프에서 소설가 전부인 수잔 최와 살았던 뉴욕타임스의 식당 비평가 피트 웰스는 오픈 2개월 후 '브루클린 랜드마크 다시 고개를 들다(A Brooklyn Landmark Holds Its Head High Again)'에서 게이즈 & 톨너의 17년만의 귀환을 환영했다. 타임스는 '가스등 시대의 샹들리에로부터 메뉴까지 광을 내고 연마한 매력적인 목적지'라고 대서특필했다. 

 

 

NEW 게이즈 & 톨너에서의 저녁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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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우리는 뉴욕타임스의 찬사 리뷰가 나오기 전 예약을 한 상태였다. 단, 목요일 저녁 예약을 일정상 토요일로 변경했다. 그것이 실수였는지도 모른다. 

 

게이즈 & 톨너의 인테리어는 옛날 그 모습처럼 우아하게 복구됐다. 하지만, 사람들은 변했다. 2020 코로나 팬데믹으로 외식이 그토록 오랫동안 금지되었던 레스토랑 나들이(마치 감옥에서 석방된듯), "토요일은 밤이 좋아" 분위기에 '게이 프라이드' 이브의 흥분, 맨해튼이 아닌 브루클린 골수 뉴요커들의  자부심, 그리고 뉴욕타임스의 호평을 받은 뉴 레스토랑에 대한 호기심 등이 용광로에서 끓어오르듯이 폭발하며, 번잡하고, 소란스러웠다. 대화보다 비명지르듯 대화하는 고객들로 귀마개를 하고 싶을 정도의 소음 레벨이었다.(*옐프/yelp.com에서 한 고객도 소음에 대해 불평했다)

 

음악은 흐르고 있으나 잘 들리지 않았다. 게다가 유리컵 쨍그랑 깨지는 소리, 접시 떨어지는 소리가 3-4차례 계속됐다. 나이트클럽에 앉아 있는 기분이었다고나 할까. 아마도 코로나 팬데믹으로 오랫동안 외출을 자제하면서 도시의 소음에 다시 적응할 준비가 되지 않았나 보다. 

 

아무튼 이것도 팬데믹 이후 첫 레스토랑 외출의 야단법석, 에너지의 분출이라 생각하며 귀를 적응했다. 웨이터들은 윌리엄스버그의 힙스터들처럼 젊고 세련됐다. 하지만, 그들중 초보가 접시를 나르면서 몇번 떨어트린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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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셸 크램벨리 브로일(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파커하우스롤, 쉬크랩 수프

 

#칵테일: 플랜터스 펀치 Planter's Punch

우리는 식당에서 칵테일은 좀체로 시키지 않는다. 하지만, 오랜만의 외식이고 새 식당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플랜터스 펀치($15)를 시켰다. 자메이카 럼, 라임쥬스와 슈가케인 쥬스의 믹스로 사우스 캐롤라이나 찰스턴의 플랜터스 호텔에서 처음 개발했다고 한다. 상큼하며 쌉사레한 맛이 식욕을 부추겼다. 소음에도 적응이 되기 시작했다. 

 

#빵: 파커하우스롤 Parker House Rolls

뉴욕타임스(피트 웰스)와 yelp.com에서 칭송받은 디너롤. 뜨거운 미니철판에 쿠션처럼 생긴 4개 짜리 파커하루스 롤($8)이 나왔는데, 너무 뜨거워 하마터면 데일 뻔했다. 버터에 발라 먹으니 뜨거운 롤이 사르르르 녹았지만, 빵 위의 소금 토핑이 너무 짰다. 플러싱 메인스트릿 중국 제과점에서 사먹던 모닝롤의 부드럽고 달큰한 맛이 떠올랐다. 

 

파커 하우스 롤은 1870년대  보스턴의 파커하우스 호텔에서 처음 만들었다고 한다. 호텔 고객과 싸운 호텔 제빵사가 미완성 반죽을 제멋대로 오븐에 던져서 만들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생각해 보니 이 호텔(Omni Parker House Hotel)은 2007년 가을 서울예고 오케스트라(지휘 금난새)의 하버드대 콘서트 취재 갔을 때 묵었던 곳이다. 인터넷으로 예약했는데, 복도 맨 끝의 자그마한 객실이라 교환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아시안이었기에 그랬을지도 모른다. 동부 지역 4개 대학 순회차 미국에 온 서울예고 학생들은 시차 때문에 너무들 피곤해 보였다. 그들의 12일 연주 투어에 정말 필요했던 것은 파커 하우스 롤같은 따뜻한 빵과 휴식이었으리...

 

#애피타이저: 쉬크랩 수프 She-Crab Soup/ 소프트 클램 벨리 브로일 Soft Clam Belly Broil

전설의 셰프 에드나 루이스의 간판 메뉴 중 하나였던 쉬크랩 수프(암컷 게 수프, $19)는 게살(crab meat)과 붉은색 게알(crab roes)를 넣은 크리미한 수프다. 여기에 셰리주를 가미한다. 예전에 맛본 핑크빛 쉬크랩 수프와는 달리 게이지 & 톨너의 수프는 크림색에 게알이 씹혀지지 않았다. 그래서 먹은 것이 He-Crab Soup였다는 생각이 든다. 루이스의 전통을 따랐지만, 미니멀리즘을 추종한 것은 아닌지?

 

친구의 소프트 클램 벨리 브로일($24)은 스티머(steamer/ soft shell clam) 조개살에 크루통을 넣고, 된장을 가미한 퓨전 요리다. 김소희씨가 아시안 액센트를 가미하려는 의도가 엿보이지만, 짭조롬하고 구수한 맛이 특별하지는 않았다. 피트 웰스는 칭송했지만, 억지춘향 메뉴라고나 할까? 모든 음식이 짭짤한 것은 음료를 더 시키라는 메시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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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드 치킨과 사이드디시 케일& 김치 슬로/ 블랙 씨바스 구이 

 

#생선구이: 흑바다농어 Whole Roasted Fish-Black Sea Bass

외식할 때는 집에서 해먹을 수 없는 요리가 우선이다. 통생선구이가 먹고 싶었다. 게이즈 & 톨너의 메뉴에는 홍어 구이(Roasted Skate Wing, $27)과 아구(Monkfish, $36)과 통 생선구이(시가, M/P)가 있었다. 홍어와 아구는 우리 한인들은 옛날부터 즐겨 먹었지만, 수년 전까지도 미국인들은 버리던 생선이다. 미슐랭 3스타 르 버나단(Le Bernadin)의 에릭 리퍼트(몬탁 거주)가 메뉴에 올리면서 인기를 끌게 됐다. 가격이 저렴해서 뉴욕 레스토랑 위크 메뉴에 종종 등장하는 생선이기도 하다.

 

우리도 브루클린 보로홀 그린마켓이나 맨해튼 57스트릿 생선가게 미드타운 캐치에서 홍어와 아구를 즐겨 사다 먹는다. 그러니, 굳이 홍어와 아구를 택할 이유가 없다. 단 그날의 통생선구이는 무엇이며, 얼마인지를 꼭 물어봐야 했다. 웨이터가 흑바다농어(Black Sea Bass)이며 $42라고 했다. 예전에 웨스트빌리지의 해산물 식당 메리즈 피시캠프(Mary's Fish Camp)의 통 생선구이를 $28에 즐겨 먹었는데, 브루클린 치고는 인플레를 감안해도 비싼 느낌이다. 

 

허브 타임과 파슬리를 배안에 가득 넣고 구워진 농어는 신선하고 부드러웠다. 스테이크 구이에 나오는 통마늘이 곁들여지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사이드 디시로 나온 스위스차드 그라탕(Swiss Chard Gratin)은 허브맛이 강한 콜라드 그린같은데, 무척 느끼하고 짰다. 간이 이렇게 세면, 음식 맛이 헷갈린다.  

 

#프라이드 치킨 Fried Chicken

김소희씨가 한식요리책까지 낸 만큼 치킨은 잘 할 것 같았다. 친구가 주문한 프라이드 치킨($27)은 옥수수가루(cornmeal) 반죽을 입혀서 바삭했다. 중동식 칙피 튀김볼 팔라펠(falafel)같은 알 몇개가 따라 나왔지만, 중동식 팔라펠과 별 차이는 없는 맛이었다. 사이드 디시 케일 & 김치 슬로우는 배김치를 잘게 썰어 섞었는데 짭잘한 피클 외에 깊은 맛이 부족했다. 김소희씨가 김치를 액센트로 '코리안'임을 인증하려 안간힘을 쓴 것처럼 느껴질 뿐이다. 애피타이저에도 조개에 베이컨과 김치를 곁들인 '클램 김시노(Clam Kimsino)'가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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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의 만족도 100% 음식은 바로 이 케이크형 해쉬 브라운이다. 

 

#사이드 추가: 버터 로스티드 해쉬 브라운 Butter Roasted Hash Browns

두 메인디시의 사이드가 맘에 들지 않아 추가로 해쉬 브라운($12)을 시켰는데, 이것이 이날의 스타였다. 다이너의 아침식사에 나오는 감자를 제멋대로 볶아 태운 해시 브라운이 아니다. 감자를 얇게 슬라이스해서 마치 레이디 M 케이크처럼 층층이 쌓아서 버터에 구운 케이크같은 얌전한 해쉬 브라운이다. 맛도 부드럽고, 고소하고, 감자가 금자가 된듯 일품이었다.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한 이날의 저녁식사 중 위안을 준 요리였다. 수석 셰프 아담 셰퍼드(Adam Shepard)의 재능이 한껏 발휘된 메뉴다. 

 

#와인: 도메인 이브 뒤포르 알리고테 Domaine Yves Duport 2020** Aligoté (white)

주요리 생선구이와 프라이드 치킨에 어울릴 프랑스산 화이트 와인 알리고테 (도메인 이브 뒤포르, $56) 한병을 주문했다. 시큼하고, 드라이해 음식과 잘 맞았다. 캐나다 출신 와인 디렉터 에티엔느 게랑(ÉTIENNE GUÉRIN)이 주의 깊게 와인을 리필해주었다. 

 

디저트는 생략했다. 전에 브루클린뮤지엄의 사울(Saul)에서 맛있게 먹었던 베이크드 알래스카(Baked Alaska)를 염두에 두었었지만, 포만감에다가 빨리 조용한 우리의 집으로 가고 싶었다. 

 

김소희씨의 게이즈 & 톨너는 에드나 루이스의 전통을 따르면서도 아시안 액센트로 트위스트한 메뉴로 새 챕터를 시작했다. 하지만, 그토록 오랜 공백 끝의 게이즈 & 톨너는 기대만큼 실망도 컸다. 

 

그나마 식사를 하면서 옆 테이블의 소리를 꽥꽥 지르던 사나이, 뒷 테이블의 진한 키스를 하던 남녀와 남남 커플, 벨벳 의자에 앉은 문신으로 가득한 여인들을 잊을 수 있었다. 밤 10시 경 게이즈 앤 톨너의 마지막 빈 테이블에 6인의 손님이 들어왔다. 잠들지 않는 도시, 뉴욕. 토요일은 밤이 좋아... 뉴욕타임스 덕에 게이즈 & 톨너는 순항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에 갈 기회가 있다면, 평일 저녁으로 예약해 보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새로운 메뉴를 시도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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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ge & Tollner

372 Fulton Street

347-689-3677

https://www.gageandtolln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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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kie 2021.07.01 10:47
    게이즈 & 톨너 레스토랑 기사를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평면에 쓴 글이지만 생동감을 자아냈습니다. 음식 하나하나를 갓구워낸듯이 표현해 주셔서 코와 입을 나도 모르게 동원했습니다. 실제로 내가 게이즈 & 톨너식당에 와있는 착각을 여러번 했습니다.
    제 아버님이 경상도 바닷가분이셔서 생선요리를 즐기셨습니다. 자연히 저도 생선요리를 좋아하게 됐습니다. 통째 구운 농어구이가 어찌나 먹고싶었던지 농어구이가 담긴 접시를 꽤뚫어 봤습니다. 꼬리가 거무스름하게 타서 입에 넣으면 바삭소리가 날듯합니다. 접시도 위에 게이즈 & 톨너라고만 쓴 간결한 디자인이라 마음에 들었습니다.
    내년 여름에 룸메이트랑 갈가나하고 벼룹니다. 실내장식 중에서 고린도 양식의 기둥이 눈길을 끄내요. 언젠가 컬빗에서 건축양식을 설명해 주셨는데 그때 고린도 양식을 읽었습니다.
    식당 주인인 소희씨의 앞날이 번창가도를 달리기를 기원합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