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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oklyn Ice Cream Factory(2001-2018)

Memories of Brooklyn Ice Cream Fac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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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oklyn Ice Cream Factory(2001-2018)

 

오호통재(嗚呼痛哉)라, Adieu, Brooklyn Ice Cream Factory~

브루클린 아이스크림 팩토리(BICF, Brooklyn Ice Cream Factory, 1 Water St. Brooklyn)가 12월 31일자로 문을 닫는다. 

브루클린 브리지 아래 등대처럼 정겨운 소방선 하우스(Firboat House)에서 뉴요커들과 여행자들에게 순도 100%의 아이스크림을 제공해온 BICF가 17년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우리 집에서 5분 거리, 한여름엔 2주에 한번꼴로, 한겨울에도 한두달에 한번꼴로 바닐라 아이스크림 하프 갤론을 사다 먹었다. 전화로 주문한 후 하루 이틀 후에 내려가면, 냉동실에서 Sukie라는 이름이 적힌 스티커가 붙여진 아이스크림 통을 꺼내 주었다. 때로는 아침식사로 애플 스트루덜이나 와플 위에 얹어 먹었다. 여름에 먹는 블루베리 아이스크림은 하루의 스트레스를 녹여주는 해독제였다.  브루클린 하이츠와 덤보의 자부심이었던 브루클린 아이스크림 팩토리, 이젠 추억으로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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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oklyn Ice Cream Factory(2001-2018)

 

뉴스를 접한 후 28일 저녁 무렵 언덕을 내려가 마지막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사볼까하였지만, 이미 아담한 건물은 어두컴컴했다. 별 하나가 사라진 허전함이 몰려왔다. 건물 빈 벤치가 기대어 있는 바닐라색 벽 위로는 겨울 나무의 그림자가 외롭게 비추고 있었다. 언제나 그곳에, 영원히 한 자리에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은 뉴요커의 순진한 착각이었다. 

 

브루클린 아이스크림 팩토리는 9.11으로 WTC 쌍둥이 빌딩이 무너질 즈음 강건너 풀턴페리랜딩(피어1)에 태어났다. 아이스크림 메이커 마크 톰슨(Mark Thompson)씨는 원래 2001년 9월 12일 아이스크림숍을 오픈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전날 9.11이 터지고, 뉴욕은 초토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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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oklyn Ice Cream Factory(2001-2018)

 

브루클린 브리지 아래 고급 레스토랑 리버 카페(River Cafe)을 운영하는 마이클 오키프(Michael O'Keeffe)씨가 1920년대 건축된 하이어보트하우스를 대여한 후 지인 마크 톰슨(Mark Thompson)씨에게 아이스크림 부티크 운영을 맡겼다. 

 

'순수파' 마크 톰슨씨는 느끼한 맛을 내는 달걀 대신 비싼 크림을 사용했고, 유지방(butterfat) 함유량이 타사 제품보다 훨씬 적으며, 만든 지 10일 이상 되는 아이스크림은 아예 팔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다. 초콜릿은 프랑스산 고급 발로나(Valrhona)를 썼고, 복숭아는 펜주 나자레스의 친구 과수원에서 공수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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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oklyn Ice Cream Factory(2001-2018)

 

바스킨 라빈스나 하겐다즈처럼 수많은 향미의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대신, 바닐라, 초콜릿, 딸기, 바닐라 초콜릿 청크, 초콜릿 초콜릿 청크, 버터 피컨, 복숭아&크림, 그리고 커피 맛까지 8종만 제조했다. 콜라도 빈티지 병만 팔았고, 커피는 1960년산 번(Bunn) 커피 메이커로 뽑았다. 

 

 9.11이 터졌을 때 톰슨씨는 뉴저지주 해켄색에서 딸의 9번째 생일을 위해 집에 있었다. 아이스크림숍 오픈 계획은 미루어지고, 대신 톰슨씨는 13일부터 덤보의 소방소와 구조대원들에게 아이스크림을 제공했다. 그리고, 10월 13일 브루클린 아이스크림 숍은 공식 문을 열었고, 뉴요커들은 살아남은 자로서의 슬픔을 안고 아이스크림으로 황폐한 가슴을 쓸어내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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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oklyn Ice Cream Factory(2001-2018)

 

가장 나쁜 시기에 태어난 아이스크림 숍. 우리가 그즈음 브루클린 아이스크림 숍에 갔을 때 톰슨씨의 망연한 얼굴 표정을 기억한다. 그때는 싱싱한 연인이었던 우리는 바나나 스플릿(Banana Split)을 정답게 나누어 먹었었다.  

 

그리고, 빈티지 부티크 브루클린 아이스크림 팩토리는 덤보의 명물로 줄이 이어질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려왔다. 실상 마크 톰슨씨는 뉴욕의 아티산 아이스크림 전쟁을 촉발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올드패션 브루클린 아이스크림 팩토리 자리엔엔 아이스크림 체인 앰플 힐스(Ample Hills)가 문을 열 것으로 알려졌다. 빈티지 브루클린 아이스크림 숍은 그린포인트(97 Commercial St.@Manhattan Ave. Brooklyn)에 지점이 남아 있다. https://www.brooklynicecreamfac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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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oklyn Ice Cream Factory(2001-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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