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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맛, 최불암씨와 KBS 다큐멘터리

'한국인의 밥상' 하이라이트 <3> 쌈밥: 뭐든지 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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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뭐든지 싼다-쌈밥, KBS-TV 다큐멘터리 <YouTube>


"밥과 장, 채소가 동시에 입안에서 어우러져야 제맛이 나는게 바로 쌈밥이죠. 

뭐든지 싸서 먹는 한입의 유혹을 시작해 보겠습니다." 

-최불암-


'한국의 밥상'을 탐색하는 최불암씨는 '뭐든지 싼다-쌈밥'(129회, 2013년) 에피소드에서 매미들이 합창하는 충청북도 충주의 쌈농장으로 안내한다.  

상추, 깻잎, 트레비소, 생채, 적근대 등 토종, 수입종과 잡종 등 쌈채소를 30가지 이상 재배하는 그린하우스다. 쌈채소들은 아삭아삭한 단맛의 생채, 달착하고 삽싸름한 트레비소 등 종류마다 맛이 다르다. 맛있고, 영양가 있는 쌈채소를 재배하는 비결은 퇴비에 있다. 닭똥에서 흙까지 각종 비료를 섞어 6-8개월 발표시킨 친환경 퇴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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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뭐든지 싼다-쌈밥, KBS-TV 다큐멘터리 <YouTube>


한여름 쌈채소는 쌈밥 뿐만 아니라 다양한 레시피로 즐길 수 있다. 서양식 쌈채소견과샐러드, 밥에 말아먹을 수 있는 청경채 물김치, 그리고 물론 고기와 함께 쌈채소 돼지주물럭도 소개했다.


팔도강산 한국에서는 지역마다 다양하게 쌈을 즐겨왔다. 경상북도 청도에선 삼겹살을 미나리에 싸먹으며, 경상남도 남해에선 과메기, 고등어, 멸치 등 생선을 쌈으로 즐긴다. 한편, 전라남도 장흥에는 산나물 쌈에 한우, 키조개와 표고버섯을 함께 즐기는 장흥 삼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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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뭐든지 싼다-쌈밥, KBS-TV 다큐멘터리 <YouTube>


농경사회였던 우리 민족은 두레, 품앗이 등 협업을 중시했으며, 새참을 즐겨왔다. 쌈을 언제부터 먹기 시작했을까?

윤숙자 한국전통음식연구소장은 "우리 민족은 옛날부터 복이 많기를 기원했다. 농경사회로 풍년이 들기를 소망해 넓은 잎만 보면 거기다 밥을 싸먹으면서 복을 싸먹는다고 생각했다. 대보름날에는 수리취잎이나 김에 밥을 싸먹으면 수명을 길게 해준다고 믿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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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뭐든지 싼다-쌈밥, KBS-TV 다큐멘터리 <YouTube>


한민족은 삼국시대부터 쌈을 먹었으며, 조선후기에는 임금님 수랏상에도 올라 전통음식이 됐다. 쌈채소로는 상추가 으뜸이었다. 1800년대 말기 한식 조리법과 전통 상차림이 기록된 '시의전서(是議全書)'에는 상추 조리법이 나온다.


"상추를 정히 씻어 다른 물에 담고, 고추장에  황육을 다려놓고, 붕어나 다른 생선을 넣어, 파를 갸름하게 썰고 기름쳐서 실파와 쑥갓을 항상 곁들여 담으라." -시의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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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뭐든지 싼다-쌈밥, KBS-TV 다큐멘터리 <YouTube>


최불암씨는 새가 지저귀고, 북한강이 흐르는 경기도 남양주로 가서 임금님 수랏상의 쌈을 고찰한다. 조선 26대왕 고종의 무덤인 홍유릉(사적 제 207호)을 방문했다. 홍릉(洪陵)은 고종 광무제와 명성황후 민씨의 능이며, 유릉(裕陵)은 순종 융희제과 순명효황후 민씨와 순정효황후 윤씨의 능이다.대한제국의 초대황제 고종은 미식가였다고 한다. 동치미 국물에 말은 냉면, 온면, 만두...그리고 특히 쌈을 좋아했다. 


고종은 명성황후가 친정에서 가져온 약고추장에 맥적(소고기 혹은 돼지고기 양념구이), 유기농쌀밥을 즐겼다. 약고추장은 간쇠고기, 고추장, 꿀, 참기름에 남양주산 먹골배를 갈아 넣어 은근한 불에 오랫동안 슬로우 푸드. 이름하여 '고종 쌈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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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뭐든지 싼다-쌈밥, KBS-TV 다큐멘터리 <YouTube>


다음 행선지는 전라남도 나주의 홍련마을이다. 7월의 꽃 연꽃으로 초록물결이 운치있는 호숫가에 중년 남성들이 몰려 있다. 장화 신고 뗏목 타고 연잎을 따러 나가는 이들이다. 커다란 연꽃은 무더운 날 양산이 되고, 부채도 된다. 이들은 '아리랑'을 부르며 연꽃을 따고 있다. 연꽃은 곧 밥상 위에 오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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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뭐든지 싼다-쌈밥, KBS-TV 다큐멘터리 <YouTube>


홍련마을 아낙네들은 복날엔 연잎삼계탕을 만들어 먹고, 연잎쌈밥, 연근냉채를 즐긴다. 연잎은 고기의 잡냄새를 제거해주며, 육질을 부드럽게 해준다. 사람의 피를 맑게 해주고, 흰머리칼도 검게 해주는 효능이 있다고 한다. 연잎은 또한 곡물과 찰떡 궁합으로, 연잎은 천연 용기다. 세번 찌는 연잎쌈밥은 이 마을의 토속음식이다. 연잎밥의 반찬으로는 가지무침이 제격이다. 연근 냉채를 곁들이면 더욱 좋다. 여인네들은 연잎을 말려 분말을 각종 요리에 넣는다. 음식이 시는 것을 방지해준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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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석(趙榮祏, 1686-1761), 새참, 사제첩(麝臍帖) 중에서 


한국에서 쌈밥이 유행한 것은 1990년대 와서다. 1970-80년대 급속한 경제성장기에는 밥상이 서구화했으며, 고기 식사가 부의 상징이었다. 그러다가 고기 위주의 식단이 성인병, 대장병을 유발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오면서 채소와 곁들여 먹는 웰빙 식문화가 퍼지게 됐다. 송인성 의학박사는 한국남성의 대장암 발병률이 아시아 1위, 세계 4위라면서 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섬유소를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따라서 쌈에는 암세포 억제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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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뭐든지 싼다-쌈밥, KBS-TV 다큐멘터리 <YouTube>


최불암씨는 쌈채소 식단으로 암을 치료한 케이스를 찾아 경상남도 통영으로 간다. '통영의 태진아'로 불리우는 심은섭씨는 위암과 대장암에 걸렸다가 식이요법으로 치유됐다고 한다. 부인이 15년 이상 텃밭을 가꾸어 재배한 채소로 늘 식사를 차렸다. 부인의 상차림이 '기적의 밥상'이 된 것이다. 부인은 모과, 도라지, 수세미 등 채소를 갈아 천연효소를 20여좀 만들어서 화학조미료 대신 썼다. 민들레쑥샐러드, 파인애플채소샐러드도 그녀의 레서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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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뭐든지 싼다-쌈밥, KBS-TV 다큐멘터리 <YouTube>


이어 최불암씨가 찾아간 곳은 전라남도 영암이다. 쌈밥에 채소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장맛이다. 쌈과 장의 궁합도 중요하다. 이정희씨의 장독대엔 된장이 10여종이다. 한약재를 넣은 약된장, 표고버섯-다시마-멸치를 넣고 발효시킨 국물 전용 된장 등 음식에 따라 따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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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뭐든지 싼다-쌈밥, KBS-TV 다큐멘터리 <YouTube>


특히 쌈에는 우렁된장이 별미. 우렁에는 단백질, 칼슘, 철분 등이 다른 어패류보다 10배 풍부하다. 우렁을 쌀뜨물에 담가두면 불순물이 빠진다. 우렁된장국은 해독작용에 골다공증, 숙취해소, 원기회복의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약된장과 쌈채소와 우렁의 콤비네이션 또한 일품이다. 이씨는 우렁이견과류쌈장으로 쌈밥을 즐긴다. 메주가루, 김치, 된장을 섞어 발효숙성시킨 집장은 특히 어린 새싹과 잘 어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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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뭐든지 싼다-쌈밥, KBS-TV 다큐멘터리 <YouTube>


최불암씨는 쌈밥은 자연이 만든 가장 자연스러운 음식으로 한옥처럼 내향적인 기질이 닮았다고 말한다. 건강과 풍년을 기원하는 쌈밥 기행의 피날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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