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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뉴욕 겨울 레스토랑 위크

그래머시파크 호텔 마이알리노(Maialino) ★★★★

씨푸드 스튜(Brodetto), 오징어 먹물 파스타 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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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알리노의 레스토랑위크 2코스 런치에는 해산물 메뉴로 씨푸드 스튜(brodetto), 오징어먹물 홍합 파스타가 별미였다. 입에서 사르르 녹는 티라미수는 추가로 주문했다. 

 

이번 겨울 레스토랑 위크에는 유니온스퀘어 북동쪽에 자리한 그래머시 파크의 이탈리아 식당 마이알리노(Maialino)로 갔다. 1996년 뉴욕에 와서 영어(ESL) 공부를 끝내고,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 과정을 수강하던 버룩 칼리지(Baruch College)에서 두 블럭 남쪽인 그래머시 파크(Gramercy Park)는 문이 항상 자물쇠로 잠겨있던 특권층의 공원이었다.  

 

그래머시 파크는 맨해튼에서 유일한 프라이빗 공원이다. 공원 주변 39개 건물에 거주하며 연회비 350달러를 내는 주민 400명 남짓이 열쇠를 갖고 있다. 열쇠는 복사할 수 없으며, 분실할 경우엔 1천달러를 부과한다고. 이 동네 현/전 거주자로는 배우 줄리아 로버츠, 위노나 라이더, 우마 서먼, 첼시 클린턴, 패션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 건축가 스탠포드 화이트 등 유명인사들이 많다. 건축양식이 아름다운 부자 동네로 우디 알렌 감독이 종종 촬영했던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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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머시파크, 왼쪽 건물이 그래머시파크호텔. Gramercy Park  Photo:Dmadeo/ Wikipedia

 

그래머시파크 북단의 렉싱턴 애브뉴 코너에 자리한 그래머시 파크 호텔도 유서 깊은 곳이다. 1930년 르네상스 리바이벌 양식으로 건축된 그래머시 파크 호텔에선 배우 험프리 보가트(카사블랑카)가 결혼식을 올렸고, JFK의 아버지 조셉 P. 케네디 가문이 장기 체류했으며, 가수 밥 말리, 밥 딜런,  마돈나, 데비 해리(블론디), 데이빗 보위도 묵었던 명소다.        

 

주인이 몇번 바뀐 후 2003년엔 화가 겸 영화감독인 줄리안 슈나벨이 호텔 인테리어 디자인을 맡아 빈티지 가구에 앤디 워홀, 바스키아, 리처드 프린스, 사이 트웜블리, 데미안 허스트 등의 작품을 전시한다. 우리가 갔을 때 호텔 로비엔 앤디 워홀이 컬러풀한 뉴요커 인물 판화로 장식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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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머시파크호텔 로비의 앤디워홀 판화. 화가/영화감독 줄리안 슈나벨이 인테리어를 디자인했다.

 

이 호텔 1층에 자리한 마이알리노(Maialino)는 뉴욕의 식당기업 유니온스퀘어호스피탈리티 그룹((USHG, Union Square Hospitality Group) 대표 대니 마이어(Danny Meyer)가 소유한 이탈리안 식당이다. 인근에 그의 성공 식당 그래머시 태번(Gramercy Tavern)이 있다.  

 

흥미로운 것은 뉴욕 식당업계의 성공한 두인물이 코네티컷주의 트리니티 대학교 출신이라는 점이다. 모모푸쿠(Momofuku)의 한인 2세 데이빗 장(David Chang)은 1999년 종교학과 졸업생으로 셰이크 섁과 일레븐 매디슨 파크(매각)을 비롯, 유니온스퀘어 카페, 더 모던(MoMA), 언타이틀드(휘트니) 등을 성공시킨 식당재벌 대니 마이어(Danny Meyer)는 1980년 정치학과 출신이다. 요리나 경영학이 아닌 트리니티대에서 종교학과 정치학을 전공한 인물이 뉴욕의 요식업계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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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ny Meyer

 

대니 마이어는 1985년 27세에 유니온스퀘어 카페(Union Square Cafe)를 오픈한 후 1994년 그래머시 태번(Gramercy Tavern)으로 이어지며 승승가도를 달려왔으며, 2015년 타임(Time) 지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선정됐다. 2015년엔 소유 레스토랑 13개소에 'No Tipping' 정책을 실시한 인물이다. 그 골치아픈 팁을 없애면서 최저임금을 유지하며, 웨이터와 키친 스탭의 임금 격차를 줄이기 위한 것이었다. 따라서 그의 식당에선 팁을 내지 않아도 된다. 음식 값에 팁이 포함되어 레스토랑 위크 2코스 런치도 타식당처럼 $26이 아니라 $31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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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ialino, Gramercy Park Hotel 

 

겨울 레스토랑 위크 첫 금요일 오후 마이알리노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창밖으로 그래머시 파크의 벌거벗은 겨울 나무들 사이로 햇살이 들어오며 아늑한 분위기로 만들었다. 

 

마이알리노는 이탈리아 중에서도 로마 요리 전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굳이 구별이 필요할 것 같은 메뉴로 보이지는 않았다.

레스토랑 위크 메뉴에는 선택의 폭이 넓었다. 애피타이저(antipasti)도 5종이었고, 메인 코스(secondi)는 7종이었다. 특히 재료값이 비싼 해산물 요리로 송어(trout), 씨푸드 스튜(brodetto), 오징어먹물 홍합 파스타 등이 추가비용 없이 올라있어서 즐거웠다. 심플한 파스타, 값싼 홍어(skate), 닭 요리를 올리는 식당들에 비하면, 마이알리오는 너무나도 착한 식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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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루미 모듬과 올리브 Salumi Misti: Assorted Salumi & Olives

브루클린 우리 옆 동네 캐롤 가든의 카푸토(Caputo's)나 맨해튼 리틀 이태리의 디 팔로(Di Palo's)에서 종종 살루미를 사다 집에서 먹지만, 대니 마이어의 식당에서 주는 살루미가 궁금해서 시켰다. 알고 보니 마이알리노에서는 프로슈토(파르마)만 제외하고는 이탈리아 수입 살루미가 아니라 캘리포니아, 뉴저지, 오레곤주, 일리노이주에서 만든 미국산 살루미를 제공했다. 로즈마리 포카치아 빵을 식전에 제공해 살루미와 함께 먹었다. 짭조롬해서 입맛을 부추켰다. 올리브는 파스타 먹은 때 반찬으로 남겼다. 

 

# 프로슈토 파르마와 버팔로 모짜렐라  Proscuitto e Mozzarella Parma & Buffalo Mozzarella

살루미 모듬의 프로슈토보다는 색깔이 진하고, 맛도 깊었다. 디팔로의 주인장은 프로슈토의 맛은 비계(fat)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의 3색 자부심: 아스티 와인 +살루미 + 프로볼로네 치즈 테이스팅

*바다의 깊은 막 오징어 먹물 빠예야 간단 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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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탈리아 와인

애피타이저와 함께 마신 레드 와인 La Miraja Ruche di Castagnole Monferrato 2018는 이탈리아의 포도품종 루케(Ruchè)로 빚은 와인으로 바롤로와 바바레스코 양조에 쓰는 포도 네비올로(Nebbiolo)와 유사하다. 향그러우면서도 떫으며, 뒷맛이 쌉싸레해서 입맛을 돋구었다.

 

 

오징어먹물 파스타와 곁들인 화이트 와인 I Vigneri Salvo Foti, VDT Bianco Carricante 'Aurora'는 시칠리아의 화산 마운트 에트나의 비탈에서 자라는 포도 카리칸테(Carricante)로 양조한다. 산도가 놓으면서도 매콤한 맛이 소비뇽 블랑처럼 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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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물 스튜 Brodetto Seafood Stew

브로데토(Brodetto)는 이탈리아 해산물찌개로 프랑스 마르세이유의 부이야베즈(Bouillabaisse), 샌프란시스코의 명물 초피노(Cioppino)와 유사하다. 친구가 시킨 브로데토에는 깊은 생선 국물맛에 조개, 새우, 오징어가 넉넉하게 들어갔고, 마치 튀긴듯한 바삭한 빵이 첨가되어 별미였다. 이 정도 해물스튜라면, 그랜드 센트럴 오이스터 바의 부이야베즈가 그립지 않다. 이 요리가 디너엔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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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징어먹물 홍합 타글리오니 Tagliolini Squid Ink Pasta, Mussels, Scallion & Chili

어느 식당에 가거나 오징어 먹물 파스타가 있으면, 무조건 시키는 버릇이 또 다시 발동했다. 브로데토와 고민고민하다가 선택했다. 타글리오니는 스파게티보다는 약간 굵은데, 쫄깃하게 잘 삶아졌으며 무엇보다 오징어 먹물 맛이 났다. 대부분은 먹물이 지나간 검정색 국수다. 싱싱한 홍합이 껍질이 까진 채 섞였고, 파와 매콤한 고추의 맛이 어우러졌다. 이 파스타가 디너엔 $32에 달한다. 

 

*컬럼비아대 인근 맛집 바 314의 오징어먹물 홍합 리조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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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라미수 Tiramisu, Espresso Soaked Pavesini Cookies & Mascarpone Cream

지난해부터 레스토랑 위크 런치가 2코스로 축소되었기 때문에 디저트는 추가로 주문해야 한다. 에스프레소에 푹 담군 보드라운 쿠키와 마스카포네 크림의 감미롭고, 부드러운 감촉에 초콜릿 셰이브가 커피향과 함께 절묘한 조화를 이루면서 입에서 사르르르 녹았다. 에스프레소 한잔을 시키니 와인과 함께 포식한 후 심신이 나른해진 상태에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디너엔 티라미수가 $14이지만, 레스토랑 위크 메뉴에선 $8로 훨씬 저렴했다. 참으로 사랑스러운 티라미수. 재능있는 페이스트리 셰프 제프리 구(Geoffrey Koo)가 아무래도 한인인듯 하다.

 

마이알리노의 레스토랑 위크 점심은 100% 만족스러웠다. 역시 대니 마이어의 성공신화 뒤에는 고객에 대한 철저한 음식과  서비스 정신에 있는 것 같다. 해산물을 좋아하신다면, 적극 추천하고 싶은 식당이다.  

 

Maialino, Gramercy Park Hotel 

2 Lexington Ave.@21st St.

https://www.maialinonyc.com

 

 

delfini2-small.jpg  *리틀 이태리 디 팔로(Di Palo's) 쇼핑 리스트

*이태리(Eataly)의 살루미와 프로볼로네 

*브런치 릴레이: 일 부코(Il Buco) 알리멘타리 & 비네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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