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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그라프 독일거장 울리케 오팅거 회고전(3/14-21)

"한국의 결혼식 함은 판도라 상자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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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Korean Wedding Chest (2009/82 mins) by Ulrike Ottinger


독일 뉴웨이브 영화의 거장 울리케 오팅거(Ulrike Ottinger, 77) 감독의 회고전이 3월 14일부터 21일까지 맨해튼 로어이스트사이드 인디 영화관 메트로그라프(Metrograph, 7 Ludlow St.)에서 열린다.


울리케 오팅거 감독은 한국에서 촬영한 다큐멘터리 '서울 여성 행복(Seoul Women Happiness, 2008)'과 '코리안 웨딩 체스트(Die Koreanische Hochzeitstruhe/ The Korean Wedding Chest, 2009, 82m)'를 연출한 바 있다. 오팅거 감독은 2020 베를린영화제에서 'Berlinale Camera'상을 수상했다. 


오팅거 감독은 '코리안 웨딩 체스트' 상영회(3/14, 3:30pm)에 참석해서 영화를 소개할 예정이다. 이번 회고전은 캘리포니아주 버클리(BAMPFA)와 LA 레드캣(REDCAT)로 순회 상영된다. https://metrograph.com/series/series/267/ulrike-ottinger



한국 결혼풍습 담은 다큐멘터리 '코리안 웨딩 체스트'

안솔로지 필름아카이브 미니 회고전 2009 Q&A


2009년 10월 맨해튼 이스트빌리지의 예술영화관 '안솔로지오브필름아카이브(Anthology of Film Archive)'에서 울리케 오팅거 감독 회고전이 열렸었다. 오팅거 감독은 '코리안 웨딩 체스트(Die Koreanische Hochzeitstruhe/ The Korean Wedding Chest, 2009)' 상영회에 참석해 관객과 질의 응답 시간을 가졌다. 영화와 감독의 말을 플래시백한다. (뉴욕중앙일보, 2009/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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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Korean Wedding Chest (2009/82 mins) by Ulrike Ottinger


"결혼식은 미술, 음악, 종교, 문화, 제의식 등이 모두 어우러지는 의식이다. 여기에 의상, 음식 등 결혼 준비에서 결혼식이 끝난 후 청소까지 한 사회의 모습이 일목요연하게 나타난다.”


독일의 중견 여성감독 올리케 오팅거가 한국의 인륜지대사인 결혼 풍습을 담은 다큐멘터리 '함(코리안 웨딩 체스트/ Die Koreanische Hochzeitstruhe/ The Korean Wedding Chest, 2019)'을 들고 뉴욕을 찾았다. 오팅거 감독은 맨해튼의 예술영화 전문관 ‘안솔로지오브필름아카이브’에서 지난 9일부터 14일까지 열린 미니 회고전 ‘미발견의 나라들: 울리케 오팅거의 영화들’에 참석 차 방문한 것. 그는 12일 한국식 결혼을 담은 신작 ‘함’ 상영 후 관객과 질의응답 시간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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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Korean Wedding Chest (2009/82 mins) by Ulrike Ottinger


‘함’은 한국의 구세대와 신세대, 남과 여, 옛 것과 새 것의 충돌과 조화를 씨줄과 날줄처럼 엮어 나간다. 한인들에겐 너무도 익숙한 결혼 준비 과정과 결혼식을 꼼꼼하게 보여준다.


화가 출신답게 울리케 감독은 한국의 색을 김금화 큰 무당의 집과 눈 덮인 산사(山寺)에서 발견한다. 현대화한 도시지만, 여전히 샤머니즘과 전통의 영향 속에 있는 한국 사람들을 상징하기위해서다. 감독이 창작한 ‘인삼 남녀’의 만남과 결합에 관한 동화가 내레이션으로 깔리며, 울리케 감독의 ‘결혼식 훔쳐보기’ 여정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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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Korean Wedding Chest (2009/82 mins) by Ulrike Ottinger


남산 타워에 자물쇠로 사랑을 맹세하는 젊은이들, 지하철에서 디지털 인물화를 시도하는 커플들이 보인다. 이어 한복집에서 함에 들어갈 예단과 오곡주머니, 사주를 넣고 청홍 보자기로 싸서 함진아비가 멜 수 있도록 싸는 과정을 면밀히 담는다.


카메라는 관광객의 시선으로 아현동의 웨딩드레스길, 을지로 인쇄거리, 경동 한약시장을 두루 섭렵한 후 결혼식 당일 신랑신부의 분주한 일정에 초점을 맞춘다. 감독은 아웃사이더의 호기심 가득한 카메라로 신랑과 신부를 쫓아 미용실, 결혼식장, 주례사, 사진 촬영, 피로연, 폐백까지 꼼꼼하게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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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Korean Wedding Chest (2009/82 mins) by Ulrike Ottinger


세계 여성영화의 선구자인 오팅거 감독은 2008년 서울국제여성영화제 10주년을 맞아 이 영화를 제작하게 됐다. 한국 여성감독 다섯명과 함께 ‘서울 여성 행복(Seoul Women Happiness, 15m)’이라는 제목의 단편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10주년에 옴니버스영화로 상영한 후 감독은 남은 필름으로 장편 다큐를 제작한 것이다.


“한국에 가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무엇을 만들게 될 지 몰랐다. 눈이 많이 내린 한 겨울에 서울을 돌아다니면서 웨딩드레스 거리, 인쇄거리, 한약시장 등 전문업종 거리를 돌아다녔는데, 결혼에 관한 업종이 상당히 많아서 놀랬다."


감독은 인구 1400만명의 도시 서울에서 결혼과 연관된 직업인이 300여만명에 달한다는 사실도 알게됐다.


“서울을 처음 방문했을 때 현대화 모습이 인상적이었으나, 자세히 살펴보니 전통적인 것이 상당히 잔재해 있다는 것을 알게됐다. 한국은 리버럴해도 가족에 대한 한인들의 생각은 리버럴하지 않은 것 같다.”


영화의 제목은 ‘함’(The Korean Wedding Chest)으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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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Korean Wedding Chest (2009/82 mins) by Ulrike Ottinger


“결혼식 함은 마치 판도라의 박스를 연상시킨다. 기적의 상자이기도 하다. 전통의 규율에 따라 정성스럽게 채워진 함은 현대 한국사회를 조망하는 통찰력을 제공한다."


오팅거 감독은 젊은 함진아비의 발걸음을 여러 차례 삽입했다. 멀리엔 서울의 고층빌딩들이 보이고, 함진 애비는 한옥이 즐비한 골목길을 끝없이 올라간다. 청년은 전통과 현대 사이에서 버거워하는 것일까?


“한국 사회는 모순과 충돌도 있지만, 균형으로 가고 있는 것이 정말 놀라운 현상이다.”



001.png Ulrike Ottinger

독일에서 태어난 오팅거 감독의 엄마는 기자, 아버지는 화가였다. 젊은 시절 화가를 지망해 뮌헨미술아카데미에서 수학한 후 파리에서 화가로 활동했다. 1966년 영화 쪽으로 전향한 후 1969년 독일로 돌아갔다. 1972년 장편영화 ‘비주얼’로 데뷔한 후 신화와 동화에 바탕을 둔 ‘마담 X(Madame X: An Absolute Ruler, 1978)’ '프리크 올란도(Freak Orlando, 1981)’ ‘몽고의 잔다르크(Joan of Arc of Mongolia, 1989)’ ‘상하이 망명(Exile Shanghai, 1997)’ ’ Prater (2007)' '함(2009)' 'Paris Calligrams (2019)'  등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왔다. https://www.ulrikeottinger.co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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