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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의 이슬람 소년은 어떻게 세뇌되었나?

칸 황금종려상 2관왕 다르덴 형제의 칸 감독상 수상작 


NYFF 2019 (9/27-10/13) 

<1> 소년 아메드 Young Ahmed/ Le Jeune Ahm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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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 Ahmed/ Le Jeune Ahmed by Jean-Pierre and Luc Dardenne


벨기에 형제 감독 장-피에르와 뤽 다르덴(Jean-Pierre and Luc Dardenne)은 칸영화제가 사랑하는 감독이다. 1999년 '로제타(Rosetta)'로 황금종려상을 처음 받은 후  2002년 '아들(Le Fils/The Son)'으로 남우주연상, 2005년 '아들(L'Enfant/Child)'로 다시 황금종려상을 품에 안았다. 2008년 '로나의 침묵(Lorna's Silence)'로는 각본상을, 2011년 '자전거를 탄 소년(The Kid with a Bike)'로 심사위원대상, 그리고 올해는 '소년 아메드(Young Ahmed)'로 참가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Parasite)'에 밀려났지만, 그래도 감독상을 수상했다.


다큐멘터리 감독 출신 다르덴 형제는 벨기에의 사회문제와 소외된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루어왔다. 그들의 시선은 따사롭다. 주로 무명 배우를 캐스팅해 핸드헬드 카메라와 롱테이크로 다큐멘터리처럼 접근한다. 신작 '소년 아메드'도 예외는 아니다. 이민자 문제와 자살 테러로 흉흉한 유럽, 2014년 브뤼셀유대인박물관 테러, 2016년 브뤼셀 연쇄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그리고, 장 피에르와 뤽 다르덴 형제가 이 문제에 카메라를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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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 Ahmed/ Le Jeune Ahmed by Jean-Pierre and Luc Dardenne

   

영화는 벨기에 작은 타운의 아랍계 혼혈 청소년 아메드(Idir Ben Addi)가 계단을  뛰어올라가는 뒷 모습을 핸드헬드 카메라로 긴박하게 잡으며 시작한다. 질풍노도의 사춘기, 아메드의 눈에 백인 엄마는 술꾼이며, 누나는 매춘부다. 최근 이슬람교에 빠진 아메드는 여성들이 술을 마셔도, 노출심한 옷을 입으면 안되며 히잡을 써야하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부재, 싱글맘의 결손가정의 아들 아메드는 롤 모델을 이슬람 사원에서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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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 Ahmed/ Le Jeune Ahmed by Jean-Pierre and Luc Dardenne


아메드는 코란을 신봉하고, 하루에 다섯번 기도하는 독실한 이슬람 교리를 따른다. 그가 병적으로 손을 씻는 것도 강박증의 결과다. 아메드는 동네에서 식료품가게를 하는 이슬람 극단주의자 이맘에게 세뇌되어 있다. 무슬림에게 유대인과 기독교인은 적이다. 이맘의 조종으로 유대인과 연애하는 수학 여교사를 칼로 살해하려다가 실패하고 소년원에 보내진다. 다르덴 형제는 샛님같은 아메드가 맹목적으로 이슬람교에 빠져 범죄자가 되는 과정을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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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 Ahmed/ Le Jeune Ahmed by Jean-Pierre and Luc Dardenne


아메드는 교사 살인미수로 소년원 생활을 시작한다. 소년범 아메드는 감옥이 아니라 목장으로 보내져서 젖소와 동물들을 돌보고, 변호사, 사회복지사, 심리상담사들의 도움을 받는다. 아메드가 극단주의 이슬람교도들을 떠나 자연 속에서 동물에 대한 연민을 배우고, 정상적인 청소년으로 변화될 수 있을까? 하지만, 목장 소년원에서도 아메드는 교사가 면회왔을 때 2차 살해를 시도한다. 목장주 딸 루이스의 환심에도 흔들리지 않는 13세의 소년 이슬람 극단주의자, 그가 자라면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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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 Ahmed/ Le Jeune Ahmed by Jean-Pierre and Luc Dardenne


다르덴 형제는 루이스와 아메드의 농장 장면에서 아메드의 안경을 메타포로 보여준다. 또렷하게 볼 수 있는 아메드의 안경은 맹목적인 광신도를 은유한다. 결국 아메드는 다시 교사를 해치려다 추락하고, 생사가 오가는 상황에 이르자 광적인 신앙심과 목숨 사이에서 비로소 눈을 뜨게 된다. 로베르 브레송(Robert Bresson) 감독의 '돈(L'Argent)'과 '무세트(Mouchette)'보다는 거칠지만, 여운을 남기는 엔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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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 Ahmed/ Le Jeune Ahmed by Jean-Pierre and Luc Dardenne


다르덴 형제는 젊은이들이 왜 극단주의 자살 테러를 선택하는지를 아메드의 일상을 통해 객관적으로 보여준다. 선과 악, 정의와 불의로 재단하지 않고, 사춘기 소년이 어떻게 광신도가 되는지 연민 없이 냉정하게 담아냈다. 또한, 놀라운 것은 벨기에의 소년범을 교화시키는 시스템이다. 


'소년 아메드'는 이방인이자, 혼혈아이며, 결손가정의 청소년 아메드의 연약함을 대치한 교조적인 신앙심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신인 이디르 벤 아디(Idir ben Addi)이 순진하지만, 세뇌당한 아메드를 신빙성있게 연기한다. 84분. 9월 30일 오후 6시, 10월 2일 8시 30분. https://www.filmlinc.org/nyff2019/films/young-ahm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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