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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을 지켜주는 네발의 천사들

버디(BUDDY) ★★★☆


3월 20일 필름포럼(Film Forum)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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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영화 '버디(Buddy)'의 주인공인 6마리 견공들과 헤디 호니그만(Heddy Honigmann) 감독.


*'버디' 예고편 


매년 2월 중순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는 200종 2800여마리의 개들이 출전하는 WKC 독쇼가 열린다. 순종에 트레이너, 미용사까지 딸린 귀족견. 뷰티 콘테스트처럼 그중에서 한 마리가 '베스트 인 쇼'에 선정되어 TV에 출연하며 스타덤에 오른다. 또한, 지구촌 애견가들은 개들의 진기명기를 유튜브(YouTube)에 올려 네티즌들과 공유하고 있다. 이런 로열 견공과 애완 견공들은 무사태평한 삶의 허영과 눈요기 거리를 보여준다. 


한편, 네덜란드 감독 헤디 호니그만(Heddy Honigmann)의 다큐멘터리 '버디(Buddy)'에 등장하는 견공들은 쇼독(Show Dogs)도, 재롱둥이 견공(Cute Dogs)도 아니다. 시각장애, 신체장애, 정신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의 안내견(Guide Dog)들이다. 이 견공들은 주인에게 충성하는 것은 물론이요, 때론 비서가 되고, 때론 간호원 노릇을 하며, 때로는 정신치료사의 역할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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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Y in "Buddy" a film by Heddy Honigmann


이 견공들은 도움이 필요한 주인들의 베스트 프렌드, 즉 버디(Buddy)다. 개들에겐 사람들이 갖지 못한 인내심이 있으며, 있는 그대로의 주인을 무조건적으로 사랑하는 충성심이라는 DNA가 내재되어 있다. 이들은 주인을 위해 항상 일할 준비가 되어있고, 시행하는 working dogs들이다. 헤디 호니그만 감독의 '버디'는 미스터(Mister), 카이코(Kaiko), 유타(Utah), 미씨(Missy), 케이(Kay), 마커(Makker)라는 6마리의 개들과 그 주인들간의 특별한 관계를 조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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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KER and KAIKO in "Buddy" a film by Heddy Honigmann


한때 승마도 했지만, 독일군의 폭격으로 시력을 잃은 노년의 여성은 안내견 마커 덕분에 숲 속을 맘 놓고 달릴 수 있다. 휠체어에 의지하는 중년 여성은 카이코가 비서처럼 도와준다. 서랍을 열고, 주사기를 밀고, 인쇄물을 가져다주며, 양말을 벗겨주고, 이불까지 덮어주는 영민한 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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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SY and KAY in "Buddy" a film by Heddy Honigmann


교통사고로 맹인이 된 정신치료사 남성에겐 안내견 미씨(Missy)가 베스트 프렌드다. 그의 미씨에 대한 사랑은 마치 연인을 대하듯 깊고 깊다. 다리 부상에 실명으로 휠체어 타고 병원에 다녀야하는 젊은 여성에겐 늘 앞서서 달려주며, 헤비메탈 콘서트까지 함께 가주는 안내견(Service Dog) 케이가 최고의 버디(Buddy)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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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TAH and MISTER in "Buddy" a film by Heddy Honigmann


자폐증이 있는 한 소년에겐 인내심도 많고, 언제나 포근하게 감싸주는 애견 유타가 있다. 소년의 엄마보다 한결같은 애정으로 주인을 보살핀다. 그리고,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참전했다가 코앞에서 폭탄이 터지는 걸 목격한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는 남자에겐 누구보다도 애견 미스터가 가장 큰 위안이 된다. 유타와 미스터는 치유견(Therapy Dog)이다. 


헤디 호니그만 감독은 이들 심신이 불편한 사람 6명과 그들의 충직한 견공 6마리를 같은 앵글로 포착한다. 견공들의 주인에 대한 헌신적이 사랑과 그에 대한 보답으로 주인들이 주는 신뢰가 뭉클하게 가슴을 울린다. 거짓과 배신이 인간세계에서 이들의 관계는 순수하고, 고귀하다.  


영화는 피아노 솔로곡으로 시작, 공원의 새 소리 등으로 도시의 소음을 절제하고, 감독은 카메라 밖에서 주인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주인들은 자신의 개들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 담긴 이야기들을 나직하게 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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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Y in "Buddy" a film by Heddy Honigmann


해리 트루만 대통령은 "워싱턴에서 친구를 원한다면 개를 길러라"라고, 누군가는 "지구상에서 당신 자신보다 더 당신을 사랑할 사람은 개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노예해방운동을 했던 헨리 워드 비처 목사는 "개(dog)는 쾌활한 신(god)"라고 말한 적이 있다. 개들의 사전엔 '배신'이란 단어가 없다. 수많은 가수들이 사람들의 일편단심을 노래한 것도 호모 사피엔스는 배신하는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일 것이다.   


Ben E. King: Stand by Me.

Dog: Of Course!


Carole King: You've Got a Friend.

Dog: Me, Too.


The Shirelles: Will You Still Love Me Tomorrow?

Dog: You Bet!


Bette Midler: You Are the Wind Beneath My Wings.

Dog: Thank you!


할리우드에선 애니메이션 뮤지컬 '모든 개들은 천국으로 간다(All Dogs Go to Heaven, 1989)'를 제작했다. 네덜란드 다큐 '버디'는 나약한 사람들의 베스트 프렌드, 견공들, 그 영웅들에게 헌사하는 담백하고, 따뜻한 영화다. 미스터, 카이코, 유타, 미씨, 케이, 그리고 마커는 천사들, 레드카펫을 밟아야할 견공들이다. 러닝타임 86분.  


BUDDY

March 20 – April 2, 12:30, 2:20, 4:15, 6:10, 8:00 & 9:50

@Film Forum: 209 West Houston St. 

https://filmforum.org/film/bud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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