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계 375개 언어로 번역된 어른들을 위한 동화

어린 왕자의 기적 The Miracle of the Little Prince ★★★☆


8월 28일 필름포럼 개봉


00001.jpg


*The Miracle of the Little Prince, Trailer 예고편



“펜은 칼보다 강하다(Calamus Gladio Fortior)"

-유리피데스-


프랑스 작가 안투안 생텍쥐베리(Antoine de Saint-Exupéry, 1900-1944)의 동화 '어린 왕자(The Little Prince/ Le Petit Prince, 1943)'는 성경과 코란 등 종교 서적을 제외하곤 세계에서 가장 많은 375개 언어로 변역된 책이다. 2019년 현재 세계엔 195개국이 존재하는데, 각 나라 원주민들의 언어와 지역 방언까지 합친 수치다. '어린 왕자'는 죽은 언어를 부활시키고, 사라져가는 언어들의 생명을 연장시킨 동화다. 글의 힘, 종교와 인종을 떠나 보편성을 지닌 스토리가 주는 영향력을 보여준 작품이다. 


네덜란드 출신 여성감독 마졸린 분스트라(Marjoleine Boonstra)가 원주민 언어로 출간된 '어린 왕자'를 찾아 모로코, 엘 살바도르, 핀란드, 티벳의 번역가들을 만나러 갔다. 멸종위기의 언어에 생명을 불어넣어준 '어린 왕자' 번역가들을 만나면서 이 동화가 일으킨 기적 이야기를 담았다. 8월 28일 필름포럼에서 그의 다큐멘터리 '어린 왕자의 기적(The Miracle of the Little Prince)'가 개봉된다.  



002.jpg

The Miracle of the Little Prince


마졸린 분스트라는 '어린 왕자'의 배경인 사하라 사막에서 동화 중 항해사의 나레이션으로 시작한다.모로코의 원주민인 버버족(Berber) 언어, 엘 살바도르의 인디언 원주민 피필(Pipil), 노르웨이와 핀란드의 원주민 사미족(Sami), 그리고 티벳어까지 아프리카, 남미, 유럽, 아시아의 4대륙에서 선정해 언어와 '어린 왕자'의 마술을 들려준다. 이들은 '어린 왕자'의 주인공인 사막에 불시착한 비행기 조종사(나)와 소행성(B612)에 살고 있는 어린 왕자처럼 소외된 아웃사이더들이다. 이들에게 어린 왕자의 이야기는 우정, 사랑, 상실감, 그리고 영원한 삶에 관한 우화다.   



004.jpg

The Miracle of the Little Prince


한국의 역사 속에서도 언어 말살 위기가 있었다. 일본의 식민통치 당시 이름을 일본식으로 바꾸게 강요한 창씨개명(創氏改名) 정책이 전형적인 예이다. 세계 고유의 언어 한글의 보존은 한민족의 정체성과 직결되는 문제였던 것이다. 지금 K-팝을 비롯, 한국 영화, 드라마 등 한국어를 기조로 한 문화가 꽃피우며 한류를 일으킨 것도 언어의 생명력이 주는 힘이다.  



af1d206deb6394d9.jpg

The Miracle of the Little Prince


마졸린 분스트라 감독은 사진가 출신답게 사막의 풍경이 서정적으로 담아 생텍쥐베리가 수채화로 직접 그린 '어린 왕자'의 삽화들과 오버랩된다. '어린 왕자의 기적'은 언어학자들은 꼭 봐야할 다큐멘터리이지만, '어린 왕자'의 환타지를 기대하는 관객들은 실망할 건조한 영화다. 상영시간 90분. 8월 28일-9월 3일 필름포럼 상영. 



243.JPG

Morgan Library & Museum


뉴욕은 바로 '어린 왕자'가 탄생한 곳이다. 생텍쥐베리는 독일이 프랑스를 침공한 후 리스본에서 배를 타고 1940년 12월 31일 뉴욕항에 도착했다. 원래 계획은 4주였지만, 1943년 4월까지 27개월간 뉴욕에서 살며 '어린 왕자'를 집필하며,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마르셸 뒤샹, 조셉 코넬 등 작가들과도 어울렸다. 이 시절 맨해튼 센트럴파크사우스의 펜트하우스, 롱아일랜드 아샤로켄의 맨션 베빈 하우스(Bevin House), 그리고 맨해튼 비크만 플레이스의 타운하우스에서 머물렀다. 그리고, 1943년 4월 뉴욕의 출판사 Reynal & Hitchcock에서 캐서린 우즈(Katherine Woods)의 번역본으로 처음 출판되었다. 프랑스에서 출판된 것은 2년 후다. 


생텍쥐베리는 1943년 정찰비행사로 참전하기 직전 뉴욕 친구 실비아 해밀턴(Silvia Hamilton)을 군복 차림으로 방문해서 '어린 왕자'의 필고와 드로잉이 담긴 백을 선물로 주고 떠났다. 그리고, 이듬해 7월 31일  비행중 실종됐다. 그가 탄 비행기가 적의 총격으로 추락한 것인지, 우울증에 시달렸던 그의 자살이었는지는 미스테리로 남았다.



book.jpg


'어린 왕자'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다. 영화 '어린 왕자의 기적'은 지금 다시 '어린 왕자'의 읽으면서 삶의 교훈들을 곰씹어 보게 만들어준다. 영국 배우 케네스 브래너가 '나'로 등장하며, 음악도 경쾌한 3D 애니메이션 버전 'The Little Prince'가 유튜브에 올라 있다.  *The Little Prince narrated by Kenneth Branagh


THE MIRACLE OF THE LITTLE PRINCE(8/28-9/3)

12:30, 2:25, 4:20, 6:15, 8:10, 10:00 PM 

Film Forum: 209 West Houston St. west of 6th Ave.

Tickets: $9(회원), $15(일반) 

https://filmforum.org/film/the-miracle-of-the-little-prince



delfini2-small.jpg *모건 라이브러리의 '어린 왕자' 오리지널 드로잉 컬렉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