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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레드 히치콕과 프란츠 카프카가 만났을 때 

피터 한트케 원작, 빔 벤더스 감독 '페널티킥을 맞은 골키퍼의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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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카타르 월드컵이 지구촌을 들썩이고 있다. 12월 9일 8강전 브라질 대 크로아티아, 아르헨티나 대 네덜란드 2개의 경기가 연장전에서 페널티 킥/승부차기(PK, Penalty Kick/ Penalty Shootout)까지 가면서 숨막히는 접전을 벌였다. 수비수가 페널티 공간에서 공격자의 신체부위를 터치했을 경우 주어지는 페널티 킥은 골키퍼가 수비수 없이 홀로 방어해야하는 불이익이다. 그 골키퍼는 해피엔딩의 영웅이 될 수도 비극의 주인공으로 남을 수도 있다. 

 

결국 승부차기 끝에 루카 모드리치의 크로아티아와 리오넬 메씨의 아르헨티나가 4강전에 진출했다. 페널티킥은 축구공 하나가 만들어내는 시나리오 없는 드라마다. 승전국과 패배국의 선수들과 캠프, 응원단과 국민들의 희노애락이 교차되는 순간들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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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oalkeeper's Fear of the Penalty Kick/ Die Angst des Tormanns beim Elfmeter, 1972

 

'페널티킥을 맞은 골키퍼의 불안(The Goalkeeper's Fear of the Penalty Kick/ Die Angst des Tormanns beim Elfmeter, 1972)'이라는 영화가 있다. 축구 강국 독일 출신으로 '파리 텍사스(Paris, Texas, 1984)'와 '베를린 천사의 시(Wings of Desire/ Der Himmel über Berlin, 1987)'의 거장 빔 벤더스(Wim Wenders)가 초기에 만든 영화다. 원작은 '관객모독(Offending the Audience/ Publikumsbeschimpfung)'으로 유명한 노벨상(2019) 수상작가 피터 한트케(Peter Handke)의 동명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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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oalkeeper's Fear of the Penalty Kick/ Die Angst des Tormanns beim Elfmeter, 1972

 

프로 축구 골키퍼 요셉 블로흐(Arthur Brauss 분)가 페널티킥을 막지 못한 후 심판에게 '오프사이드'였다며 항의하다가 강퇴당한다. 요셉은 호텔에 묵으며 영화관에서 배회하다가 매표소 여직원과 하룻밤을 지낸 후 축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더니 그녀를 목졸라 죽인다. 국경지대로 도피한 요셉은 사람들의 일상을 관찰한다.

 

요셉은 외판원과 축구 경기장에서 페널티 킥을 목격한다. 여기서 요셉은 페널티킥을 직면하는 상황에 대해 설명한다. 한쪽으로 방어할 것인가? 공격수가 다른쪽을 노린다면? 페널티킥은 서로가 서로를 압도하려는 심리적 대결이다. 골키퍼는 고향에 돌아간다. 경찰은 그를 찾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숨으려하지 않는 사람을 찾을 필요는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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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oalkeeper's Fear of the Penalty Kick/ Die Angst des Tormanns beim Elfmeter, 1972

 

빔 벤더스의 첫 극장 개봉작인 '페널티킥을 맞은 골키퍼의 불안'은 프란츠 카프카와 알프레드 히치콕을 블렌딩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이 영화는 제작된 지 30여년간 볼 수 없었는데, 이유는 음악 저작권 때문이었다고 한다. 당시 영화 제작비보다 음악 사용료가 더 비쌌기 때문이었다.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엔 엘비스 프레슬리, 롤링 스톤즈, 로이 오비슨("Dream Baby"), 밴 모리슨("Gloria"), 더 토큰스("The Lion Sleeps Tonight") 등의 노래가 깔려 있다. 빔 벤더스 감독은 후에 저작권을 구입하고, 몇몇 노래는 대치했다. 예술영화 전문 스트리밍 서비스 크라이테리언 채널 (Criterion Channel)에서 볼 수 있다.

https://www.criterionchannel.com/videos/the-goalie-s-anxiety-at-the-penalty-k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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