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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누구를 닮았나요?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던지는 질문 ★★★★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다양한 심리의 인간군상을 보여준다. 우리는 이 가상의 재난 속에서, 벼랑 끝에서 인간의 본성과 마주하게 된다. 영화는 관객에게 "만약에?(What if?)" 당신은 누구를 닮았나요? 하며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윤리 교과서같다. 평범한 사람들이 생존 위기 속에서 어떤 결단을 내릴까? 또한,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독재는 어떻게 탄생하는지를 시사하는 알레고리같은 영화다. 즉, 인간과 사회에 대한 성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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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유토피아'(Concrete Utopia)

 

엄태화 감독의 '콘크리트 유토피아(Concrete Utopia)'는 내년 제 96회 아카데미상 국제극영화상(International Feature Film, 구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한국 대표로 출품된 작품이다. 이 영화는 지진으로 폐허가 된 서울에서 유일하게 붕괴되지 않고 남은 아파트 주민들이 외부의 생존자들과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담은 재난 스릴러다. 봉준호 감독의 '괴물(The Host, 2006)'과  '설국열차(Snowpiercer, 2013)'의 연상시키는 디스토피아(Distopia) 장르의 영화지만, 아이러니하게 제목에 유토피아가 달려있다.  

 

엄태화 감독은 박찬욱이 한국/일본/홍콩 세 감독과 만든 옴니버스 영화 '쓰리 몬스터'(2004)의 조감독/연출부 출신이다. 홍익대 광고디자인학을 전공한 엄감독이 영상미가 뛰어난 박찬욱을 사사해 봉준호 장르의 수작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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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5일 맨해튼 트라이베카에서 열린 언론 시사회 후 엄태화 감독과의 대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원작은 김숭늉의 웹툰 '유쾌한 왕따(Pleasant Bullying)'다. 지진으로 학교 지하실에 갇힌 왕따 주인공 일행이 탈출해 세상 밖에서 겪는 이야기를 그린 만화다. 엄태화 감독과 시나리오작가 팀(이신지, 조슬예, 정승오)은 배경을 원작의 학교 대신 아파트 단지, 인물은 학생들 대신 어른들의 이야기로 각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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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유토피아'(Concrete Utopia)

 

한국은 아파트 공화국이다. 한국인들의 아파트에 대한 집착은 대통령 선거까지 영향을 준다. 영화의 오프닝은 1970년대 서울에 아파트가 건축되기 시작할 무렵의 대한뉴스로 시작된다. 이후 서울은 빽빽한 아파트의 도시가 됐고, 투자 가치가 있는 아파트는 부자와 빈자를 가늠하는 척도가 됐다. 아파트는 서민들의 열망을 상징한다. 

 

2023년 겨울, 서울에 대지진이 발생한다. 지진 속에서 꼿꼿하게 남은 건물은 황궁 아파트다. 그라운드 제로(Ground Zero)에선 인간의 생존 조건인 의식주 중에 주(아파트)와 식(음식)이 무기/권력이 된다. 황궁 아파트 주민과 잘곳 없는 타 아파트의 생존자들은 아비규환(阿鼻叫喚)의 이전투구(泥田鬪狗)를 벌이게 된다. 폐허 속의 황궁 아파트는 문명이 거세된 원시인들의 동굴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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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유토피아'(Concrete Utopia)

 

외부자들로부터 아파트를 지키려는 주민들에겐 새로운 규칙과 지도자가 필요했다. 사연이 있는 영탁(이병헌 분)이 대표로 발탁되고, 방범대도 조직된다. 생존의 위기 속에서 우연한 지도자 영탁은 독재자가 되고, 주민들은 '따르는 자'와 '떠나는 자'로 분리된다. 대부분의 주민들은 본능과 이기심에 의존하게 되지만, 간호사 출신 명화(박보영 분)은 친절을 베풀어 남편 민성(박서준 분)과 때때로 충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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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유토피아'(Concrete Utopia)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다양한 심리의 인간군상을 보여준다. 우리는 이 가상의 재난 속에서, 벼랑 끝에서 인간의 본성과 마주하게 된다. 영화는 관객에게 "만약에?(What if?)" 당신은 누구를 닮았나요? 하며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윤리 교과서같다. 평범한 사람들이 생존 위기 속에서 어떤 결단을 내릴까? 또한,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독재는 어떻게 탄생하는지를 시사하는 알레고리같은 영화다. 즉, 인간과 사회에 대한 성찰이다.  

 

우리에게 집은 무엇인가? 윤수일의 '아파트'가 도시인의 열망이라면, '즐거운 우리 집'은 유토피아/이상적 주제가다. '아파트'를 절규하듯 부르는 때론 성격파 문성근처럼 보이는 이병현의 열연 속에서 우리들의 일그러진 욕망 덩어리, 그 자화상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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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유토피아'(Concrete Utopia)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이달 제 59회 대종상 최우수 작품상, 남우주연상(이병헌), 여우조연상(김선영), 시각효과상, 음향효과상, 미술상 등 6개 부문상을 석권했으며, 제 44회 청룡영화제 감독상(엄태화), 남우주연상, 인기스타상(박보영)을 받았다. 한국에선 385만명의 관객을 동원했으며, 2천772만 달러의 수입을 거두었다. 한국에선 지난 8월 9일 개봉되어 찬사받았고, 12월 8일 뉴욕과 LA에서 개봉된 후 15일부터 북미 지역 대도시에 확대 상영될 예정이다. 세계 152개국에 팔렸다. 러닝타임 2시간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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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CRETE UTOPIA

Based on: Kim Soong-Nyung's Webtoon ‘CHEERFUL OUTCAST’ PART II, ‘CHEERFUL NEIGHBOR’

Screenplay: LEE Shin-ji, UM Tae-hwa

Director: UM Tae-hwa

Starring: LEE Byung-hun (as Young-tak)

PARK Seo-jun (as Min-sung)

PARK Bo-young (as Myung-hwa)

KIM Sun-young (as Geum-ae)

PARK Ji-hu (as Hye-won)

KIM Do-yoon (as Do-kyun)

 

*Regal Union Square 

850 Broadway, New York, NY 10003

https://www.fandango.com/concrete-utopia-2023-233253/movie-overview?date=2023-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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