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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의 여왕' 조안 바에즈: 음악과 인생, 빛과 그림자

'조안 바에즈: 나는 소음이다(JOAN BAEZ: I AM A NOISE)' ★★★★

 

10월 6일 필름포럼(Film Forum)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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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an Baez Photo: Albert Baez/ November 23, 1962, Joan Baez cover of TIME magazine

*예고편 trailer 

 

1960년대를 풍미했던 '포크의 여왕' 조안 바에즈(Joan Baez, 82)는 미국에서 가장 순수한 보컬의 소유자로 불리웠다. 양희은(Yang Hee-eun)씨는 '한국의 조안 바에즈'로 불리운다. 한국에서 시위현장에서 늘 불리워던 민중가요 "우리 승리하리라"는 포크가수 김민기(Kim Min-ghi)씨가 조안 바에즈가 불렀던 "We Will Overcome"을 번안한 곡이다. 조안 바에즈는 1963년 8월 23일 마틴 루터 킹 목사가 "I Have a Dream" 연설을 했던 워싱턴 대행진 때 20여만명의 군중 앞에서  "We Will Overcome"을 불러 미국 인권운동의 주제가가 됐다. 그리고, 조안 바에즈는 포크가수이자 인권운동가로 평생을 살아왔다. 

 

그 전설적인 조안 바에즈를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10월 6일 맨해튼 필름포럼(Film Forum)에서 개봉될 다큐멘터리 '조안 바에즈: 나는 소음이다(JOAN BAEZ: I AM A NOISE)'는 바에즈의 드라마틱한 삶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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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AN BAEZ: I AM A NOISE @FILM FORUM

 

카렌 오코너(Karen O’Connor-제작, 연출), 미리 나바스키(Miri Navasky-제작, 연출)와 미브 오보일(Maeve O’Boyle-편집, 연출)의 여성 3인조가 공동으로 연출한 '조안 바에즈: 나는 소음이다'는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콜롬비아 소설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즈의 인용구로 시작한다. 

   

“Everyone has three lives: a public life, a private life, and a secret life”.

-Gabriel García Márquez-

 

인용구가 암시하듯 다큐멘터리 '조안 바에즈: 나는 소음이다'는 바에즈의 공적인 삶, 사생활, 그리고 비밀까지 입체적으로, 깊게 보여준다. 바에즈의 어린시절 사진과 홈무비부터 꼬박꼬박 써온 글과 그림, 그리고 심리치료사와의 녹음 테이프까지 그의 창고에 고이 보관되어 있는 자료들은 바에즈의 사생활과 비밀을 담은 판도라의 박스다. 게다가 산전수전 다 겪은 황혼기 조안 바에즈는 솔직하게 털어놓는 삶의 에피소드들을 털어놓는다. 그중에는 가히 충격적인 사실들도 밝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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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an Baez and Bob Dylan

 

조안 바에즈는 멕시코계 혼혈이었다. 아버지가 멕시코계, 엄마는 스코틀랜드 출신이다.(*가수 린다 론스타드/ Linda Lonstadt도 아버지가 멕시코계 혼혈이었다.) 바에즈의 부모는 퀘이커 교도였고, 아버지는 스탠포드대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교수였다. 학교에서 백인 아이들로부터 놀림을 당하면서 우울해질 때면 점심시간에 노래를 불렀다. 13살 때 조안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았다. "나는 성인이 아니라, 나는 소음이다. (I am not a Saint, I am a No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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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oan Baez Greatest Hits Full Album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G1FTL0AUetg

 

 

아웃사이더였던 조안은 16살 때부터 심리치료사를 만났다. 보스턴대학에 입학했지만, 공부가 지루해 기타 들고 하버드스퀘어에서 노래하곤 했다. 1958년 케임브릿지에서 첫 콘서트를 열었고, 1959년 뉴포트 포크 페스티벌에 초대되어 긴 머리에 맨발, 성스러운 목소리로 노래하며 '맨발의 마돈나(barefoot Madonna)'라는 별명이 붙여지고, 21세에 주간 '타임'지 표지에 등장하는 센세이션을 일으킨다. 초자연적인 소프라노 보컬, 성모 마리아같은 천상의 아름다움으로 남자들은 그녀와 사랑에 빠졌고, 여자들은 조안 바에즈처럼 되기를 원했다. 바에즈도 남자와 여자와 사랑에 빠졌다. 그녀는  밥 딜런, 레오나드 코헨, 조니 미첼, 패티 스미스까지 당대 뮤지션들의 아이콘이 됐다. 패티 스미스는 이 다큐멘터리의 이그제큐티브 프로듀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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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AN BAEZ: I AM A NOISE @FILM FORUM

 

조안 바에즈를 전설로 만든 것은 정치적 열정이었다. 그녀에겐 개인적인 것은 정치적이라는 신념이 있었다. 노래는 인간의 마음을 움직인다. 그러면, 노래는 사회를 바꿀 수 있을까? 조안 바에즈는 인권운동, 베트남전 반전 운동에서 사형제도 개혁, 동성애자 권리 투쟁 등에 참가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보수주의자들에게 바에즈의 노래는 소음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회운동가들에게 노래는 위안과 힘이 된다. 

 

 

바에즈는 1963년 워싱턴 민권행진에서 공연한 밥 딜런(Bon Dylan)과 연인이 됐다. 바에즈와 딜런은 무대 위와 밖에서 파트너였지만, 런던 콘서트부터 냉각된다. 바에즈는 그 이유를 공개하면서 "Hi Bob!"이라 말한다. 바에즈의 피아노방엔 지금도 커다란 발 딜런 초상화가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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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AN BAEZ: I AM A NOISE @FILM FORUM

 

그녀의 가족은 겉으론 행복해 보이지만, 조안에게 종종 깊은 우울증의 수렁에 빠지에 만드는 어두움이 있었다. 여동생 미미(Mimi Farina)는 미모가 조안을 앞섰고, 포크 가수가 됐지만 언니의 그림자에 머물기를 거부하면서 살다가 비극을 맞는다. (*화가 조지아 오키프의 여동생 아이다 오키프도 언니의 라이벌이자 화가였다) 여기에 가족을 평생의 트라우마 늪으로 빠지게 만든 사건을 회고한다. 

 

바에즈는 퍼커셔니스트 아들이 포함된 밴드와 함께 투어해왔다. 명예와 부를 거머쥐었던 조안 바에즈는 1 대 2천명의 관계는 훌륭했지만, 1 대 1의 인간관계는 정말 어려웠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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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AN BAEZ: I AM A NOISE @FILM FORUM

 

이 다큐멘터리는 바에즈의 공적, 사적, 비밀의 상자를 100% 공개했을까? 아쉽게도 마흔한살 때 14살 연하의 애플 창립자 고 스티브 잡스와의 로맨스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판도라의 박스일까?

 

'나는 소음이다'는 성공이 행복의 열쇠가 아님을, 명성으로 희생되는 것들, 남이 기대하는 삶보다 자신이 원하는 삶이 훨씬 행복감을 준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 옛날의 성모 마리아같은 검은 긴 머리 대신 은발의 숏컷으로  파리의 거리에서 익명으로 맨발로 춤추는 장면, 마지막에 들판에서 춤추는 모습이야말로 황혼의 조안 바에즈가 성취한 마음의 평화일 것이다.  

 

“Mary Hamilton” “We Shall Overcome” “Diamonds and Rust” 등 조안 바에즈의 노래와 “One Too Many Mornings” “It Ain't Me, Babe” 등 밥 딜런의 노래를 배경으로 그려진다. 113분.  

 

 

FILM FORUM

209 West Houston St. 

Box Office: 212-727-8110

https://filmforum.org/film/joan-baez-i-am-a-no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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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kie 2023.10.06 22:05
    60년대 대학시절은 월남전이 한창 팽창했던 때였습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월남전 파병을 두고 국회와 정부에서 치열한 공방전이 있었습니다. 파병은 결정돼서 맹호부대에 배치돼서 월남전에 파병돼, 전쟁터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젊은이들이 있는 반면에, 하늘나라로간 국군장병들도 많았습니다. 미국에서는 대학생들의 월남전 반대 데모가 연일 격렬하게 일어났습니다. 히피들도 반전에 동참했고 밥 딜런, 조안 바에즈, 쥬디 콜린스같은 가수들이 대표적이었습니다. 그들의 노래가 심금을 울렸고 젊은이들의 월남전 반대 목소리를 드높였습니다.
    조안 바에즈가 기타를 키면서 노래를 하면 심신이 빨려들어 가는듯 했습니다. 23살의 조안 바에즈도 나이를 빗겨가지 못했네요. 머리카락은 희어지고 늙은 모습이 23살 당시의 그 모습은 간데온데 없네요. 그녀의 연인들은 정열을 불태워도 끝이나지 않는 most powerful한 사람들인 밥 딜런, 스티브 잡스같은 사람들이라 결혼을 하기가 힘들었을까 합니다. 세기에 등장한 천재가수, 바에즈 일생을 기획한 영화를 보고싶습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