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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Books <5> 페이스북 심리학 Facehooked

 

페이스북은 우리 삶을 어떻게 지배하고 있나?

수재나 E. 플로레스 지음, 안진희 옮김, 책세상, 2015

 

*뉴욕공립도서관(New York Public Library)에는 한국어 도서 섹션이 있습니다. 우리말로 된 소설, 시 등 문학작품과 논픽션을 대여해보실 수 있습니다. 뉴욕컬처비트가 도서관에서 주목할만한 책들을 CulBooks 페이지에 소개합니다. *NYPL 카드 발급 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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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심리학: 페이스북은 우리 삶과 우정, 사랑을 어떻게 지배하고 있는가' (수재나 E. 플로레스 지음, 안진희 옮김, 책세상, 2015)/ "Facehooked: How Facebook Affects Our Emotions, Relationships, and Lives" (by Suzana E. Flores, Reputation Books, 2014)

 

2023년 현재 세계인구는 약 80억명에 이른다. 이중 페이스북(Facebook, 모회사 메타 Meta) 이용자 수는 30억3천여만명에 달하고 있다. 페이스북 가입자수 중 68%인 20억6천400만명이 매일 사용하고 있다. 미국의 페북 사용자수는 2억4천35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70%를 차지한다. 2019년 페이스북 이용자 2억6천700만명의 개인정보(ID, 이름, 전화번호 등)가 유출됐다. 

 

2018년 영국의 정치컨설팅 기업 케임브릿지 애널리티카(Cambridge Analytica)가 페북 이용자 8천700만명의 개인정보(이름, 주소, 생일, 프로필,  '좋아요' 클릭 페이지 등)를 이용자 동의 없이 수집해 2016년 미 대통령 선거 때 정치광고에 사용했다는 것이 폭로되어 피해자들이 메타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2022년 이 집단소송으로 페이스북은 미 정부에 59억 달러의 벌금을 내고, 이중 7억2천500만 달러를 피해 이용자들에 합의금으로 지불하기로 했다. 페이스북은 최근 13억개의 가짜 계좌를 삭제했다. 

 

오늘 우리는 인터넷으로 세상과 사람들에 대한 거의 무제한적인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 페이스북은 원거리 가족, 친구, 동료와 빛의 속도로 소통할 수 있으며, 새 친구를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이다. 자신의 생각, 경험, 사진, 동영상 및 소식을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며, 공통의 관심사로 모인 그룹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토론할 수 있는 디지털 공간이다. 그리고, 비즈니스와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페북은 개인정보가 노출될 위험이 있으며, 중독성이 있어서 지나치게 시간을 낭비하며 현실의 관계나 업무에 지장을 초래할지도 모른다. 또한, 가짜 뉴스가 재빨리 확산될 수 있으며, 타인들의 성공과 행복한 순간과 비교하며 자존감이 저하될 수 있다. 중독자는 현실감각을 잃을 위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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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일상을 침투한 페이스북은 이용자의 심리를 좌우하고, 인간관계를 변화시키고, 삶을 바꾸어놓을 정도의 위력을 갖고 있다. 필자는 소셜미디어 지진아로서 자아분석의 필요성도 느끼던 차에 흥미로운 책을 발견했다. 뉴욕공립도서관 지부 중 가장 한국어 섹션이 큰 맨해튼 5애브뉴 미드타운 도서관(Stavros Niarchos Foundation Library, 40스트릿)에서 빌려다 본 '페이스북 심리학: 페이스북은 우리 삶과 우정, 사랑을 어떻게 지배하고 있는가' (수재나 E. 플로레스 지음, 안진희 옮김, 책세상, 2015)이다. 미 임상심리학자 수재나 E. 플로레스(Suzana E. Flores)가 쓴 "페이스훅드/ Facehooked: How Facebook Affects Our Emotions, Relationships, and Lives"(Reputation Books, 2014)를 번역한 책이다. 플로레스 박사는 시카고 로욜라대학교에서 상담심리학 석사, 아고시대학교에서 임상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일리노이예술대 상담 책임자, 시카고 심리학전문대에서 겸임교수로 재직했다. 현재 시카고에서 개인병원을 운영 중이다. 

 

수재나 E. 플로레스 박사는 3년간 모든 연령대의 페이스북 이용자를 인터뷰해 페북의 긍정적, 부정적 특징을 탐구하고, 그것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 또한, 페북이 자존감, 사생활, 또래 압력, 스토킹, 정서적 조작 등 페북의 문제를 이 책에서 제시한다. 이 책은 스마트폰 중독에서 페북 뿐만 아니라 트위터, 인스타그램(Instagram), 유튜브(YouTube), 틱톡(TikTok), 스냅챗(Snapchat)등 소셜미디어에 중독된 '디지털 원주민(Digital Natives)'에 대해 사례 중심으로 탐구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일상에서 보여주고 싶은 부분을 편집한 하이라이트다. 자기 표현과 자기 편집의 차이다. 페북에서 만들어지는 디지털 플랫폼에서 가상과 현실, 페북의 페르소나(persona)과 정체성에 혼란이 온다. 플로레스 박사는 페북 이용자들에게 해악을 줄 수 있는 친구들을 감정 조종자/ 파괴자/나르시스트/순교자/유혹자/스토커 등으로 나누어 분석한다. 

 

플로레스 박사는 페이스북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이용자들이 고통스러운 사건을 직시하지 않고, 위안을 찾기위해 페북을 찾는다고 주장한다. 인간에겐 새로운 기술문명과 소셜미디어가 제공하는 순기능을 신중하게 즐기면서도 자신에게 솔직하고, 타인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힘이 존재한다고 강조한다. 페이스북에 이용당하지 말고, 당신이 페이스북을 이용하라고 역설한다. 저자는 소셜미디어와 일상생활의 발란스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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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심리학: 페이스북은 우리 삶과 우정, 사랑을 어떻게 지배하고 있는가

수재나 E. 플로레스 지음, 안진희 옮김, 책세상, 2015

 

다음은 '페이스북 심리학'에서 주목을 끄는 대목들이다. 

 

#페이스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사람들의 감정적 반응에 영향을 미치고 많은 사람들의 삶을 망가뜨리고 있다. 단 하나의 포스팅만으로도 말이다. 게다가 페이스북은 '좋아요(like)'의 개수, 가족 및 결혼/영애 상태, 정성스레 편집한 사진들에 의해 우리의 가치가 정해지게 만들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멋진 순간들만을 포스팅하고 진짜 경험은 걸러낸다. 참된 자기 삶을 공유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이 신중하게 창조된 대체 세계를 통해 사람을 사귀고 소통하기 시작했고 이는 우리의 실제 감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페이스북은 당신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그것을 어떻게 말할지, 어떤 모습으로 보일지, 세상에 어떻게 보이고 싶은지에 대해 필터를 제공한다. 

 

#온라인에서 나 자신을 편집하는 행위가 인생의 특정한 면들을 인식하는 방식을 바꾸어 놓았다는 사실을...

특정한 사진들을 통해서만 나 자신을 표현하기로 선택했다면 특정한 렌즈를 통해서만 나 자신을 '보기로' 선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타임라인의 포스팅을 손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 순간, 나는 페이스북이 힘, 자산, 성취는 윤색하거나 과장하면서 불안은 숨기고 싶어하는 인간의 뿌리 깊은 욕망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페이스북 이용자들의 가장 중요한 변화들

-자기 이미지를 편집하거나 강화하는데 쓰는 시간의 증가

-공개적 표현의 욕구 증가

-사생활 보호 욕구 쇠퇴

-프로필을 통해 연기하는데 몰두하기...

 

#최근 연구에 따르면 많은 사람들이 페이스북에서 결혼, 휴가, 기타 행복한 이벤트들 사진을 보고 난 후 질투와 분노를 느끼고, 전체 이용자들의 약 3분의 1은 페이스북 사이트를 둘러본 후 자기 자신에 대해 불만을 느낀다고 한다. 

 

#요즘 심리치료사들은 페이스북과 관련된 문제들을 털어놓는 내담자들의 하소연을 매일같이 듣는다. 누군가가 쓴 수동-공격적 댓글, 뚜렷하지않은 대인 경계선, 스토킹, 소셜미디어 중독 등 페이스북은 심리치료 상담에서 새로운 차원을 열어젖혔다. 

 

#당신은 어떻게 친구 맺기를 하고 있는가? 페이스북 친구들의 일반적인 세 그룹에 대해 생각해보자.

-첫 번째, 실제로 아는 사람들

-두 번째, 회사 혹은 단체의 친구들

-셋째, 완전히 모르는 사람.

자신이 어떤 사람을 실제로 아는지와 전혀 상관없이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친구 목록에 추가하려 애쓰는 행위는 '과잉 친구 맺기' 혹은 '친구 수집'이라고 알려져 있다. 당신은 과잉 친구 맺기를 하는 사람인가? 

 

#인간으로서 우리들은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싶은 강한 욕구가 있어서 페이스북에서 친구들과 팔로워를 찾게 된다. 최대한 많은 친구들을 추가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하는 이유는 자신이 중요한 존재라고 느끼고 싶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팔로워-우리의 인생을 지켜봐주고 지지나 칭찬을 해주는 사람들-가 필요하다. 

 

#분명 페이스북이 더 많은 사람들과 가벼운 접촉을 할 수 있게 한 것은 사실이지만, 온라인상의 가벼운 우정 중 대부분은 친밀하고 개인적인 우정으로 발전하기 힘들다. 친밀한 우정은 매우 복잡하고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그에 반해서 페이스북 우정은 대개 태생적으로 가볍고, 정보나 긍정적 반응, 지지를 받기 위해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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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페친을 끊는 10가지 이유

1. 지나치게 많은 개인정보를 공개하는 부적절한 포스팅.

2. 정치적 혹은 종교적 동맹 강요

3. 페이스북 막장 드라마

4. 지나친 자기 비하

5. 나 혼자 착한 척

6. 밥 먹듯 셀카 올리기

7. 수다 대마왕

8. 날마다 인용구 올리기

9. 무의미한 업데이트

10. 비열함

 

#나르시스트들이 상대방의 감정을 조종하는 전략들

-처음엔 대단히 매력있고 재미있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칭찬을 퍼붓는다.

-여럿이 같이 찍은 사진을 올린다. 하지만, 자신이 돋보이는 사진들만 올린다. 

-긍정적인 댓글을 받으려고 경험을 자세히 묘사한 정성스러운 포스팅을 올린다.

-부정적인 댓글들을 삭제하는 방법으로 댓글을 관리한다.

-자신에게 유리한 것들만 올린다. 

 

#페이스북은 자신에 대한 느낌을 바꿀 수 있다. 자신의 삶이 문제 투성이거나 스트레스로 가득 차 있다고 생각될 때 페이스북은 훌륭한 탈출구가 되어준다. 하지만 너무 오랫동안 페이스북 세계로 탈출하면 삶의 다른 중요한 측면들-가족, 인간관계, 현실세계의 우정-을 잊어버릴 수 있다. 

 

#정서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았다는 느낌을 받으면 자신감이 높아진다. 모든 사람은 어느 정도 인정을 추구한다. 어떤 요소보다, 다른 사람에게 인정을 받는 것은 자신의 가치를 매기는 방식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그렇게 때문에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아이러니는 이렇게 외부의 인정에 의존하면 자존감이 낮아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인정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자신의 힘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는 꼴이 되고 결국 다른 사람들을 위해 자기 자신을 향상시키려 애쓰게 되고 만다. 그 결과 자아정체감을 몽땅 잃어버릴지도 모른다. 

 

#인정은 반드시 필요하고 많은 도움을 준다. 하지만 때로 자신은 지지해줄 사람들이 현실에 부족할 때가 있고 이럴 때 페이스북은 썩 괜찮은 대안이 될 수 있다. 

 

#페이스북에서 받는 인정은 진정한 인정인가? 간단하게 답하자면 그렇다. 페이스북은 많은 사람들에게 유대감과 이해받고 있다는 느낌을 안겨준다...페이스북은 우리의 존재감을 높여주고 자기표현 욕구를 충족시켜준다.  

 

#자신을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은 끊임없이 다른 사람의 인정을 갈구한다. 이런 경우 수천명의 페친에게서 인정을 받는다고해서 변할 것은 없다. 이마저도 결코 정서적으로 충분하지않기 때문이다. 타인들을 이용해 욕구를 충족시키려 애쓰지 말고 자신부터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 아리러니하게도 더 많은 관심과 인정을 갈구할수록 사람들은 점점 당신 곁을 떠난다. 사람들은 자신감을 보이는 사람들에게 끌리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에서 관심이나 칭찬을 받는 것은 개인의 가치와는 무관하다. '좋아요' 개수로 자신의 가치를 높이려 하지 마라. 긍정적인 말을 들으면 기분이야 좋아질 수 있지만 이러한 종류의 관심에 의존해서는 절대 정서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 자신의 선택에 대해 인정을 받으려 아등바등하지 말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라....인정 욕구를 내려놓으면 이미 인정받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아무도 인정하지 않는다 해도 스스로 자신을 인정하라. 아무도 칭찬해주지 않는다 해도 스스로 자신을 칭찬하라. 격려와 동기는 자신의 내면에 있다. 

 

#당신이 페친의 인정에 의존하게 되었을지 모르는 5가지 신호

1. 페북에 올릴 셀카를 오랜 시간 들여 편집한다.

2. 자신이 더 강하거나, 더 용감하거나, 더 예쁘거나, 더 날씬하거나, 더 똑똑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삶의 특정한 세부 사항들을 심혈을 기울여 꾸민 다음 페이스북 프로필에 올린다. 

3. 페친이 늘수록 자신에 대한 만족감이 커진다.

4. 친구들과 페친들로부터 지지를 구한다. 

5. 건설적인 비판을 듣기 싫어한다. 부정적인 댓글은 바로 삭제한다. 

 

#소셜미디어 중독에서 벗어나는 10가지 방법

1. 포스팅 후 페북에서 로그아웃하라.

2.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의 모든 푸시 알람을 꺼라.

3. 잠자리에 들기 전 노트북을 끈 후 스마트폰과 함께 다른 방에 둘 것.

4. 앞에 있는 사람에게 온전한 관심을, 그에게도 그렇게 요구할 것.

5. 목욕을 하라. 스마트폰은 밖에 두고!

6. 페북 확인은 하루 3번, 총 30분만.

7. 휴대폰이 터지지 않는 곳으로 주말 여행 가기.

8. 식탁 위에는 바구니, 식사 시간엔 스마트폰을 넣어두기.

9. 밤 9시 이후엔 전자기기 사용하지 않기.

10, 오프라인 우정을 유지하는데 똑같은 시간을 할애하라.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여유 있게 음미하면 자신의 삶에 훨씬 더 만족하게 되고 끊임없이 자극을 갈망하는 성향이 줄어든다. 오감을 이용해 주변을 더 의식하라. 보고, 듣고, 만지고, 냄새 맡고, 맛보라. ...삶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행복의 열쇠이고, 균형을 회복하는 한가지 방법은 최신 기술을 잠시 멀리하는 것이다. 

 

 

*CulBooks <1> 박완서 단편 소설집 '꿈을 찍는 사진사'

https://www.nyculturebeat.com/index.php?mid=CulBooks&document_srl=4094998

 

*CulBooks <2> 불편한 미술관: 그림 속에 숨은 인권 이야기

https://www.nyculturebeat.com/index.php?mid=CulBooks&document_srl=4095765

 

*CulBooks <3> 포노 사피엔스: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

https://www.nyculturebeat.com/index.php?mid=CulBooks&document_srl=4097073

 

*CulBooks <4> 한강의 '채식주의자 (The Vegetarian): 누가 영혜를 구원할 것인가?

https://www.nyculturebeat.com/index.php?mid=CulBooks&document_srl=4098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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