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rt



조회 수 2320 댓글 0

The Armory Show 2019 <2>  Black "Blue Chip" Artists@Pier 94

흑인 작가들이 뜨는 몇가지 이유


001.jpg

Jonathan Lyndon Chase, Kohn Gallery, The Armory Show 2019


2018 아모리 쇼(The Armory Show)는 전년 11월 디렉터 벤자민 제노키오가 #MeToo 폭로로 강퇴당한 후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열렸다. 2019 아모리 쇼엔 다른 재난이 기다리고 있었다. 뉴욕시가 피어 92의 안전위협을 경고한 후 볼타(Volta NY)가 전격 취소됐고, 아모리 장소가 세곳(피어 90, 92, 94)으로 분산됐다. 세계 미술시장의 새로운 흐름을 예고하는 사건들이었을까? 


세계 33개국에서 198개 갤러리가 참가한 제 25회 아모리 쇼는 블랙 파워(Black Power)의 부상을 확연히 보여주는 아트페어다. 피어 90의 볼타 뉴욕 자리를 박차고 들어간 올 아모리쇼의 포커스(Focus) 섹션에선 미 흑인작가 전문 큐레이터 로렌 헤이든(Lauren Hayden)이 1-2인 작가를 소개하는 '집중과 선택' 테마 우산 아래 세계 29개 갤러리들이 대부분 흑인 작가들을 전시했다. 

 


IMG_8810.jpg

Kehinge Wiley, Sean Kelly, The Armory Show 2019


현대미술계의 블루칩 아티스트들을 거래하는 피어 94의 현장에서도 블랙 파워는 두드러졌다. 미 음악계는 오랫동안 힙합 음악이 재패해왔다. 다른 예술 분야는 지지부진하다가 할리우드와 미술시장도 흑인들이 주류에 진입하며 돌풍을 몰고 오는 중이다. 올 아카데미 시상식에선 흑인 영화 트로이카(그린북/Green Book, 블랙 팬서/ Black Panther, 블랙클랜스맨/BlacKkKlansman)가 주도했으며, 이젠 아모리 쇼가 입증하듯이 미술계에도 흑인 파워가 거세졌다.


LA의 콘 갤러리(Kohn Gallery)가 소개한 필라델피아 출신 흑인작가 조나단 린든 체이스(Jonathan Lyndon Chase)의 회화 'Dawn Embrace'(2018, *톱 사진의 오른쪽 노란색 회화)는 3일 VIP 오프닝 직후 3개의 뮤지엄이 경합을 벌였다. 그리고, 미네아폴리스의 워커아트센터에 들어가게 됐다. 



IMG_8832.jpg

Conrad Egyir, Jessica Silverman Gallery, The Armory Show 2019


흑인 작가들의 이미지는 컬러풀하며, 파워풀하고, 메시지가 확실하며, 무엇보다 신선하다. 지금 세계의 파워 아트딜러들은 투자 가치가 있는 블랙 블루칩 아티스트 발굴에 혈안이 된 것처럼 보인다. 장-미셸 바스퀴아(Jean-Michel Basquiat), 제이콥 로렌스(Jacob Lawrence), 노만 루이스(Norman Lewis), 밥 톰슨(Bob Thompson), 마틴 푸리어(Martin Puryer), 케리 제임스 마샬(Kerry James Marshall), 카라 워커(Kara Walker), 캐리 매 윔스(Carrie Mae Weems ), 크리스 오필리(Chris Ofili), 닉 케이브(Nick Cave), 마크 브래드포드(Mark Bradford), 케힌데 와일리(Kehinde Wiley) 등에 이어질 흑인작가들을 찾고 있는 것이다. 


오늘과 내일의 흑인 블루칩 아티스트들은 누구인가? 줄리 미헤투(Julie Mehretu), 라이넷 이아돔-보아케(Lynette Yiadom-Boakye), 글렌 리곤(Glenn Ligon), 은지데카 아쿠닐리 크로스비(Njideka Akunyili Crosby), 헨리 테일러(Henry Taylor), 나타니엘 메리 퀸(Nathaniel Mary Quinn), 데보라 로버츠(Deborah Roberts)...



IMG_8860.jpg

카메룬 출신 작가가 2019 아모리쇼의 센터피스인 플랫폼을 장식했다. Pascale Marthine Tayou, Plastic Bags, 2019, Richard Taittinger Gallery, NY. The Armory Show 2019



흑인 작가들이 뜨는 이유 몇가지


# Black Lives Matter...시대정신 


IMG_8803.jpg

Benny Andrews, Michael Rosenfeld Gallery, The Armory Show 2019


2012년 플로리다에서 비무장 흑인 소년 트레이본 마틴을 총격살해한 방범대원의 무죄평결이 내려졌을 때 반발이 들끓었다. 이 사건이 도화선이 되어 뉴욕의 흑인 에릭 가너를 목졸라 살해한 백인 경찰의 불기소 처분까지 연이은 미 경찰의 흑인차별과 미국 사법제도에 대한 비판이 거세졌다. 그리고, '흑인 목숨도 중요하다(BLM, Black Lives Matter)' 운동이 세계로 번졌다. 그리고, BLM은 시대정신(Zeitgeist)이 됐다. 


이런 역사적 상흔을 기록하는 것은 예술가들의 몫이다. 흑인 작가들에게 회화는 그들이 이 땅에 강제로 들어와서 당했던 시련과 현재 진행형인 인종차별을 담은 역사이기도 할 것이다. 



# 뮤지엄 구입 증가


IMG_8883.jpg

Devan Shimoyama, Kavi Gupta, The Armory Show 2019


BLM라는 시대 정신은 뮤지엄으로 파급됐다. 흑인 목숨도 중요하며, 흑인 작가들도 중요하다.2015년 BLM 운동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미국 내 뮤지엄의 흑인 작품 구입량은 63%로 급증했다. 미국 내에서 아시안 미술을 처음 소장하기 시작한 클리블랜드뮤지엄은 최근 흑인 작품 73점을 구입했다. 또, 버지니아미술관은 최근 10년 사이에 350점을 들여갔다. 백인남성 위주의 메이저 미술관들이 흑인작가들의 중요성을 새삼 자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참고로 아트넷(Artnet)과 아더워즈(Other Words)가 미 주류 뮤지엄 3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08년 이래 이들 뮤지엄의 구입/기증 작품 중 단 2.4%가 흑인 작품이었다. 미국 내 흑인 인구는 약 12%를 차지한다. 



# MoMA, 메트, 브루클린 뮤지엄 흑인작가 전시 봇물 


100.JPG

Adrian Piper: A Synthesis of Intuitions, 1965-2016, Museum of Modern Art


그리고, 2014-17년 사이 흑인작가 전시는 70%로 올라갔다. 뮤지엄 기획에서 전시까지는 대개 2-3년이 걸린다. 최근 몇년 사이 뉴욕에서도 흑인 작가들을 조명하는 특별전을 잇달아 열며, 공동 기획으로 연 순회 전시가 급증하며, 런던 테이트 모던까지 이어졌다. 


MoMA는 지난해 흑인 작가 애드리안 파이퍼 회고전 'Adrian Piper: A Synthesis of Intuitions, 1965-2016'과 콩고 작가 보디스 이섹 킹겔레스 특별전 'Bodys Isek Kingelez: City Dreams'를 열었다. 그리고, 가을엔 찰스 화이트(Charles White) 회고전으로 이어졌다. 같은 시기, 브루클린뮤지엄에서는 '국가의 영혼: 흑인 파워 시대의 미술(Soul of Nation: Art in the Age of Black Power)', 그리고 메트로폴리탄뮤지엄 브로이어에선 잭 휘튼 조각전(Odyssey: Jack Whitten Sculpture 1963-2017)이 동시다발로 열렸다.

 


IMG_8878.jpg

Galleria Continua, The Armory Show 2019


찰스 화이트 회고전은 발티모어뮤지엄으로, 잭 휘튼 조각전은 시카고아트인스티튜트, LA현대미술관으로 순회됐으며, 올 아모리쇼 '포커스'의 로렌 헤이든 큐레이터가 기획한 '국가의 영혼'전은 런던의 테이트 모던(Tate Modern)와 아칸소주 크리스탈브리지미술관을 거쳐 브루클린에 와서 절정을 이루었다.  


한편, '흑인 잭슨 폴락'으로 불리우는 마크 브래드포드(Mark Bradford)는 2017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미국관 대표 작가로 참가했으며, 워싱턴 D.C.의 허쉬혼뮤지엄조각정원에서 특별전 'Mark Bradford: Pickett’s Charge'이 열렸다. 올해의 베니스 비엔날레 미국관 대표는 흑인 거장 조각가 마틴 퍼리어(Martin Puryer)다. 또한, 2017 휘트니 비엔날레에서 대담한 인물화를 선보인 흑인 화가 헨리 테일러도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로 간다. 



# 바스키아, 케리 제임스 마샬... 경매 신기록 행진


2016-10-24 140.JPG

2016년 메트 브로이어에서 열린 케리 제임스 마샬 회고전에 전시됐던 "Past Times"(1977)이 2110만불에 경매됐다.


2017년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장 미셸 바스키아의 '육체와 영혼(Flesh and Spirit)'이 1억1천50만 달러에 팔리며, 흑인작가는 물론이요, 미국 작가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그리고, 세계 경매 사상 6위에 랭크되는 기염을 토했다. 1988년 27세로 요절한 바스키아의 별명은 '흑인 피카소'. 구매자는 다름 아닌 랩가수 피 디디(P. Diddy, Puff Daddy, Dean Comb)였다. 


지난해 5월 소더비 뉴욕에서 케리 제임스 마샬(Kerry James Marshall)의 회화 'Past Times'는 예상가의 4배가 넘는 2천110만 달러에 팔렸다. 최근 소더비 뉴욕에서 마샬의 '무제(화가)'가 예상가의 3배를 호가하는 750만 달러에 낙찰됐다. 



IMG_8846.jpg

Virginia Chihota, Tiwani Contemporary, The Armory Show 2019


또한, 지난해 소더비에서 은제카 아쿠닐리 크로스비(Njideka Akunyili Crosby)는 340만 달러, 바클리 L. 헨드릭스(Barkley L. Hendricks)는 220만 달러로 백만달러 클럽에 입성했다.  


흑인 작가들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유명 작가 알마 토마스(Alma Thomas), 보포드 들래니(Beauford Delaney), 찰스 화이트(Charles White), 로마르 비어든(Romare Bearden), 밥 톰슨(Bob Thompson) 등의 위작도 나돌고 있다. 



# 오바마 부부 초상화 효과


SEP18_Feature_Arts_obamas.jpg

Kehinde Wiley, Barak Obama & Amy Sherald, Michelle Obama.  National Portrait Gallery


물론 2009년 버락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으로 TV 프로그램 진행자들의 얼굴도 흑인으로 대거 교체되는 효과를 보았다. 하지만, 미술계의 변화는 느림보였다.


그러다가 지난해 2월 워싱턴 D.C.의 국립초상화갤러리(National Portrait Gallery)에서 버락 오바마와 미셸 오바마 부부의 초상화가 공개됐다. 흑인 화가 케힌데 와일리(Kehinde Wiley)와 에이미 셰랄드(Amy Sherald)의 관습을 깨는 대통령 부부 초상화 덕분에 미술관 관람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케힌데 와일리와 에이미 셰랄드는 초상화와 함께 하루아침에 스타 화가로 등극했다.  트럼프 시대 오바마에 대한 노스탈지어에 잠긴 미국인들도 이를 계기로 흑인 미술에 주목하고, 시대의 흐름은 뮤지엄 큐레이터들과 컬렉터들에게도 영향을 주게된다. 



# 흑인 스타 컬렉터들: 오프라 윈프리, 제이지&비욘세, P. 디디 


0011.jpg

루브르뮤지엄에서 뮤직비디오를 촬영한 비욘세와 제이지. 이들이 2013년 450만불에 구입한 바스키아의 '메카'.


시대의 흐름에 컬렉터들도 흑인작품을 사기 시작했다. 수퍼스타들이 흑인 작품 구매의 선봉에 서있다.  

파워 커플 제이지와 비욘세(Jay-Z & Beyoncé)도 아트 컬렉터다. 이들이 지난해 7월 루브르 뮤지엄에서 뮤직비디오 'Apeshit'을 촬영해 화제가 됐다. 제이지는 장 미셸 바스키아, 비욘세는 프리다 칼로 차림으로 등장한다. 제이지는 자신의 노래 'Most Kingz'를 "바스키아에게 영감을 받아, 나의 불의 전차(Inspired by Basquiat, my chariot’s on fire)"로 시작한다. 이 부부는 2013년 바스키아의 회화 '메카(Mecca, 1982)'를 450만 달러에 구입한 바 있다. 


지난해 소더비에서 2110만 달러에 팔리며 흑인화가 최고가를 케리 제임스 마샬의 '패스트 타임'을 구매한 인물은 래퍼 피 디디(Sean Combs)였다.  오프라 윈프리는 구스타프 클림트의 아델 블로흐-바우어 2(1912)를 1억5천만 달러에 판 거물 아트 컬렉터다. 수퍼스타 마돈나가 1970년대 말 이스트빌리지에서 살면서 장 미셸 바스키아와 연인 관계였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마돈나도 물론 바스키아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IMG_8848.jpg

Eduardo Basualdo, PSM, The Armory Show 2019


The Armory Show

March 6-10, 2019

Piers 90, 92, and 94

Ticket: $33-$52

https://www.thearmoryshow.com



000.jpg *2019 아모리쇼: 흑인 파워의 부상 BLACK POWER RISING (1) 포커스 섹션

*2019 뉴욕 미술 주간, 가볼만한 아트페어 9


miss Korea BBQ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