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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emory of Master of Stone Yongjin Han (1934-2019)


한용진

포근한 돌 조각, 고요한 영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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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모뉴먼트밸리에서 한용진 조각가. Photo: Steven Han/ 2006년 뉴욕한국문화원 조각가 4인전에서. 


뉴욕의 추상 조각가 한용진님이 2019년 12월 24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85세.


1934년 서울에서 태어난 한용진님은 경기중학교 재학 중 동경미술학교에서 유학한 조각가 박승구(월북)를 사사했다. 서울대학교 조소과 입학 후엔 추상조각의 선구자였던 김종영과 화가 장욱진의 가르침을 받았다. 졸업 후 중앙여고와 이화여대에서 강의하다가 1963년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김환기 화백과 한국 대표로 참가, 주철조각 '무제'(1963)을 전시했다. 김 화백과의 인연은 그가 경기고 3학년 때 홍익대 주최 국제학생미술대회에서 입상하며 시작됐다. 



han-1962.jpg 1962년 중앙여고 교사 시절


1962년 서울예고를 거쳐 서울대 미대에 다닌 문미애(1937-2004) 화백과 결혼, 1966년 덴마크의 소도시 헤르닝미술관의 거주작가로 청동 제작법을 가르쳤다. 1964년 다트머스대학에서 조각을 공부했으며, 컬럼비아대학원에서 수학했다. 1967년 뉴욕에 거주하던 김창렬 화백의 조언으로 미국에 정착한 후 뉴욕에서 김환기 화백, 김향안 부부와 의지하며 지냈다. 김 화백 사후엔 그 무덤의 비석을 만들었다. 문미애 화백은 2004년 뇌종양, 척수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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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일본 이와테현 누마코나이 조각정원에서. 


한용진님은 1982년 파리(Pointdexter Gallery)에서 김환기 화백과 2인전, 1989년 파리(La Galerie de Paris)에서 백남준과 2인전 '시계와 바위'를 열었으며, 1995년엔 뉴욕의 시그마갤러리에서 다시 2인전을 가졌다. 1988년엔 서울 올림픽 선수촌에 한국전 추모비, 1990년 보성고교에 시인 이상을 추모하는 조각을 제작했다. 2011년 시카고 앤드류 배 갤러리에서 사진작가 이정진씨와 2인전 'Stone and Wind'를 열었다. 이어 제주도 갤러리 노리(2012), 뉴욕 메종 제라르(Maison Gerard, 2016)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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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용인 이영미술관 자신의 작품 '무제' 옆에서 한용진 작가.


한국의 환기미술관에서는 2008년 문미애 화백 추모전, 지난해 7월엔 한용진·문미애 부부의 작품세계를 조명한 전시 '문미애·한용진 직관과 교감'에서 회화 60여점, 조각과 드로잉 200여점을 전시했다. 


1995년 제 9회 김세중 조각상 수상했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뉴저지 버겐미술관, 캘리포니아 레딩 시청 조각공원, 시카고대미술관, 덴마크 헤르닝미술관(Herning Kunst Museum), 이화여대미술관, 용인 이영미술관(IE Young Contemporary Art Museum), 제주 현대미술관 등지에 소장돼 있다. 



4인의 조각가: 한용진-존 배-임충섭-김청윤 @뉴욕한국문화원, 2006


2006년 뉴욕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한인 조각가 한용진, 존 배, 임충섭, 김청윤님의 작품을 조명한 전시 '4인의 조각가'(11/29-12/29, 2006)의 하이라이트를 돌이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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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Sukie Park


"한용진은 1963년부터 뉴욕에 거주하는 조각가로 자연의 재료에 최소의 손질을 가하여 만든 추상적 형태의 조각을 만들어 왔다. 망치나 끌로 재료를 깍아 내는 정통적인 방식을 고수하는 석조 조각가 한용진은 자연과의 어우러짐, 조화와 포용의 미학을 삶과 예술에서 중요시한다. 그의 돌 조각은 인위성이 배제된 자연스러움과 푸근함으로 시간을 초월한 미감을 가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돌 조각 외에 최근에 제작한 향나무 조각도 소개한다." 

-뉴욕한국문화원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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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Sukie Park


"Jin Han’s sculptures enhance the natural beauty of stone 

with a subtle almost whispery elegance; 

peaceful and powerful at the same time."

 -Paul Simon, from Quiet Profundity, Works by Yongjin Han, published by Maison Gerard-


“The stone tells me it has a little itch here, or there, and so I scratch it – and we both feel better!” He roars. 

-David A. Parker, from Quiet Profundity, Works by Yongjin Han, published by Maison Ger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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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1월 뉴욕한국문화원 중견조각가 4인전 오프닝 리셉션에서 임충섭(왼쪽부터), 존 배, 한용진, 김청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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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1월 뉴욕한국문화원 중견조각가 4인전 오프닝 리셉션에서 한용진 조각가.  Photo: Sukie Park



000.jpg *Quiet Profundity, Works by Yongjin Han, published by Maison Gerard

*뉴욕한국문화원 '중견 조각가 4인전',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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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희성 2020.02.07 11:53
    박숙희 기자님, 추모기사 감사 드립니다!
  • sukie 2020.02.07 15:12
    조희성 큐레이터님 덕분에 뒤늦게라도 알게 되어 글을 썼네요. 제가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