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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per Johns: Mind/Mirror

재스퍼 존스 회고전: 거울-반영-대칭-이중성의 미학을 찾아서 

 

September 29, 2021-February 13, 2022

Philadelphia Museum of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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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per Johns: Mind/Mirror, 2021, Philadelphia Museum of Art

 

'깃발(Flag)'에서 '숫자(Numbers)' '타겟(Target)' 시리즈까지 거장 재스퍼 존스(Jasper Johns, 1930-  )의 회고전 'Jasper Johns: Mind/Mirror'가 뉴욕의 휘트니뮤지엄과 필라델피아뮤지엄에서 동시에 열리고 있다. 91세의 재스퍼 존스는 가장 미국적인 화가이자, 생존한 최고의 미국 화가일 것이다. 휘트니뮤지엄에 이어 필라델피아뮤지엄의 재스퍼 존스 회고전을 소개한다.

 

필라델피아뮤지엄의 회고전에는 총 288점이 전시 중이다. 회화 63점, 종이작업 187점, 조각 10점, 그리고 2019년 이후 제작한 신작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중 240점은 세계의 미술관과 개인 소장가 88곳에서 대여해왔다. 이중 95점은 미국 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작품이다.

 

재스퍼 존스는 거울, 대칭, 반전 및 이중성 등을 모티프로 작업해왔다. 필라델피아뮤지엄과 휘트니뮤지엄은 회고전을 12개의 섹션으로 나누어 상호조응하는 주제로 구성했다.  

 

 

섹션별 필라뮤지엄의 재스퍼 존스 회고전

 

#1 1954년경 Circa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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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ag, 1954–55, MoMA.  Jasper Johns: Mind/Mirror, 2021, Philadelphia Museum of Art

 

1953년 뉴욕으로 이주한 재스퍼 존스는 연인이자 협업자가 될 화가 로버트 라우셴버그(Robert Rauschenberg)를 비롯, 전위음악 작곡가 존 케이지(John Cage), 그의 파트너인 무용가 머스 커닝햄(Merce Cunningham) 등과 어울렸다. 이듬해 늦가을경 존스는 커다란 성조기(flag) 그림 그리는 꿈을 꾸게 된다. 그는 자신의 이전 작업을 모두 파기했다. 그리고, 바로 첫 성조기를 그렸다. 유화물감 대신 신문지를 잘라붙여 뜨거운 밀랍과 유채 및 콜라쥬로 제작했다. 그의 나이 24세였다. 

 

 

#2 그림으로서 사실적인 것들 Real Things as Pain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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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l’s House, 1961–62, Private Collection. Jasper Johns: Mind/Mirror, 2021, Philadelphia Museum of Art

 

"그(마르셀 뒤샹)는 미술을("나 자신을 위해") 죽이고 싶다고 선언했지만, 그의 틀을 부수려는 끈질긴 시도는 우리의 생각을 바꾸고, "오브제에 대한 새로운 사고"라는 사고의 새로운 단위를 확립했다. 미술계는 뒤샹의 현존과 부재를 느낀다. 그는 여기 존재의 조건을 바꾸었다."

-재스퍼 존스, 1968-

 

재스퍼 존스가 평생 매혹된 미술가는 마르셸 뒤샹(Marcel Duchamp, 1887-1968)이었다. 뒤샹은 오브제(대상)보다 아이디어, 취향보다 우연을 강조했으며, 미술가를 시각예술의 창조자보다 도발자로 인식했다. 뒤샹은 미술에서 이미지, 언어와 오브제와 과정 및 결과물의 관계를 철학적으로 탐구했으며, 동시대 다다운동을 비롯, 후대 아이디어 중심의 개념미술(Conceptual Art), 실험예술에 문을 열어주었다.  휘트니뮤지엄에서는 이 섹션에 대칭되는 주제가 그의 초기 시절 작품을 모은 '사라짐과 부정(Disappearance and Negation)'이다. 

 

 

#3 숫자 Numb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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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s 0–9, from Color Numeral Series, 1969, Private Collection. Jasper Johns: Mind/Mirror, 2021, Philadelphia Museum of Art

 

재스퍼 존스의 초기 모티프는 깃발/성조기, 지도, 타겟, 문자, 숫자 등 우리 모두가 이미 알고 있는 대상들이었다. 그중 숫자만 주제로 170여점의 회화, 드로잉, 판화, 조각을 제작했다. 숫자는 크기가 변화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묘사된다. 디지탈 시대 숫자의 기능에 대한 analogy로도 볼 수 있겠다. 휘트니뮤지엄에서 이에 대응되는 섹션은 '깃발과 지도(Flags and Maps)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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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per Johns: Mind/Mirror, 2021, Philadelphia Museum of Art

 

 

#4 레오 카스텔리 Leo Castelli, 1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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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e Start, 1959, Private Collection. Jasper Johns: Mind/Mirror, 2021, Philadelphia Museum of Art

 

1958년 당대의 파워 딜러 레오 카스텔리(Leo Castelli, 1907-1999)는 로버트 라우셴버그 전시를 의논하기 위해 존스와 라우셴버그의 작업실로 찾아갔다가 존스의 방에서 신선한 작품들을 발견했다. 카스텔리는 '깃발'과 '타겟'을 보고 그 자리에서 존스와 전시 계약을 했다. 라우셴버그 전시는 취소됐고, 존스의 뉴욕 데뷔전은 MoMA에서 3점을 구입해가는 성공을 거두게 된다. 존스는 1999년 카스텔리가 사망할 때까지 전속 작가였다. 이 섹션에서는 1960년 존스가 배열한 것을 부분적으로 재연했다. 휘트니에서는 1968년 레오 카스텔리 전시를 재연했다.   

 

 

#5 일본 Ja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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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uyuki, 1982, Sezon Museum of Modern Art, Nagano, Japan. Jasper Johns: Mind/Mirror, 2021, Philadelphia Museum of Art

 

6.25 전쟁이 발발한 후 재스퍼 존스는 1952년부터 이듬해까지 6개월간 일본 센다이에서 복무했다. 그는 1964년 봄 2개월간 도쿄의 긴자의 스튜디오에서 드로잉 9점과 회화 4점을 제작했다. 

 

1966년 가을엔 국립현대미술관의 특별전 '미국 회화 20년' 개막식에 참석차 다시 일본을 방문했다. 일본 문화에 감흥을 받은 존스는 1977년부터 '박설/Usuyuki(Light snow, 薄雪)' 시리즈를 제작했다. 얇게 쌓인 눈은 금방 녹아버리므로, 인생의 덧없음을 상기시킨다. 휘트니에서는 이에 상응하는 섹션에서 'South Carolina' 시절을 반추한다. 

 

 

#6 무제 Untitled, 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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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per Johns, Untitled, 1972, Museum Ludwig, Cologne, Germany. Jasper Johns: Mind/Mirror, 2021, Philadelphia Museum of Art

 

1960년대 초 재스퍼 존스는 4쪽 패널의 대작 '무제(Untitled, 1972)'를 제작했다. 첫번째 패널에는 빗살무늬, 두세번째 패널엔 도로를 까는 판석(板石, flagstone) 모티프, 네번째 패널은 나무 격자에 유두, 입, 엉덩이, 손 등 절단된 신체의 일부 조각(왁스)들이 배치되어 있다. 선에서 면으로, 그리고 부조에 절단된 시체는 진화와 동시에 삶의 덧없음을 상기시킨다.  휘트니에서는 'According to What, 1964'을 소개한다.

 

 

#7 이중과 반영 Doubles and Reflec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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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per Johns: Mind/Mirror, 2021, Philadelphia Museum of Art

 

재스퍼 존스의 대칭 구조, 거울과 이중의 2가지 컨셉은 이미지와 과정을 탐구하며, 관람자에게는 동일성과 차이성의 패러독스에 직면하게 만든다. 관람자는 존스의 작품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를 느끼게 된다. 휘트니에서도 같은 주제 'Doubles and Reflections' 갤러리가 마련됐다.   

 

 

#8 악몽 Nightma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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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ilous Night(right), 1982, National Gallery of Art, Washington, DC. Jasper Johns: Mind/Mirror, 2021, Philadelphia Museum of Art

 

에이즈가 창궐했던 1980년대 초 재스퍼 존스는 암울한 무드의 작업에 몰두했다. 존 케이지가 고독과 불행한 애정의 공포 등을 표현한 음악 'The Perilous Night, 1944'에서 영감을 받은 침울한 작품들이 나왔다. 반면, 휘트니에서는 '꿈(Dream)'을 주제로 대응한다.  

 

 

#9 시도와 작업의 증거들 Trial and Working Proof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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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per Johns: Mind/Mirror, 2021, Philadelphia Museum of Art

 

존스의 판화 작업을 모은 섹션이다. 대부분의 작가들이 판화 제작 과정에서 교정본을 폐기하는 반면, 존스는 모아서 사인을 한 것만 1천700여점이 된다. 복제성의 판화는 반복성과 차이성, 그리고 '작품의 완결성'에 대한 불신을 조장한다. 휘트니에서는 사바린 브랜드 커피 깡통 안에 든 붓을 담은 판화작품 '사바린 모노타입(Savarin Monotypes)' 섹션이 있다.

 

 

#10 빛 속의 엘레지 Elegies in 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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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enary, 2001. Jasper Johns: Mind/Mirror, 2021, Philadelphia Museum of Art

 

황혼기에 들어선 재스퍼 존스는 지난 25년간 슬픔, 상실, 죽음 등을 주제로 작업해왔다. 해골의 이미지와 삶의 사이클을 은유하는 4계절 등이 그예다. 이를 테마로 한 회화, 드로잉, 판화 등을 소개하는 섹션이다. 휘트니에서는 '어둥 속의 엘레지(Elegies in Dark)'에서 작품들을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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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Postcards, 2011. Jasper Johns: Mind/Mirror, 2021, Philadelphia Museum of Art

 

#11 판화 Prints(Rolywholy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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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per Johns: Mind/Mirror, 2021, Philadelphia Museum of Art

 

필라델피아뮤지엄의 독특한 섹션으로 존스의 판화 작품 62점 중 34점이 선별되어 뮤지션 앤드류 컬버(Andrew Culver)와 존 케이지가 개발한 컴퓨터 프로그램 로버(ROVER)의 업데이트 버전 jjRover의 지원으로 배열되는 갤러리다. 

 

 

#12 무용 공연 Dance performance

 

재스퍼 존스는 1967년부터 1980년까지 머스커닝햄댄스컴퍼니(Merce Cunningham Dance Company)의 예술 자문으로 활동했다. 이 기간 존스는 앤디 워홀, 프랭크 스텔라, 로버트 모리스, 브루스 나우만을 무대 세트와 의상 디자이너로 위임했다. 한편, 존스의 파트너였던 화가 로버트 라우셴버그는 1954년부터 10년간 머스커닝햄댄스컴퍼니의 거주 디자이너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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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per Johns: Mind/Mirror

September 29, 2021-February 13, 2022

Philadelphia Museum of Art

2600 Benjamin Franklin Parkway, Philadelphia, PA 

https://www.philamuseum.org

 
 

 

*필라델피아 가이드,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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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kie 2021.12.02 02:01
    재스퍼 존스는 10월11일자 컬빗(휘트니뮤지엄 회고전 http://www.nyculturebeat.com/?mid=Art2&document_srl=4048697 )에 실려서 그때 잘 읽어봤습니다. 그가 한말 "나는 마음을 그리지않고, 표면을 그린다"란 명언이 심금을 울립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