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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이건희 컬렉션, 이중섭 다시 본다

MMCA: Lee Kun-hee Collection, LEE JUNG SEOP

8/12-4/23, 2023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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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 춤추는 가족, 1950년대 전반,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국립현대미술관(MMCA,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의 서울 1전시실에서 8월 12일부터 내년 4월 23일까지 고 이건희 회장 컬렉션 중 이중섭(1916-1956)의 작품을 소개하는 'MMCA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이중섭'을 연다. 

 

이 전시는 2021년 4월 삼성그룹 고 이건희 회장의 유족으로부터 기증받은 컬렉션 1천488점 중 이중섭의 작품 90여점과 MMCA 소장품 10점 등 회화와 드로잉 100여점으로 구성한 전시다. 

 

'MMCA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이중섭'은 두 시기로 나누어 소개된다. 1940년대는 이중섭의 일본 유학시기와 원산에서 작업한 연필화와 엽서화를, 1950년대는 통영, 서울, 대구에서 그린 전성기 작품과 은지화, 편지화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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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 상상의 동물과 사람들, 1940,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이중섭은 평남 평원에서 지주의 막내 아들로 태어나 아버지를 잃은 후 부자 외갓집에서 성장했다. 도쿄에서 미술을 전공한 유학파였지만, 한국전쟁의 발발로 제주도에서 부산, 서울 등지로 피난생활을 하며 가난에 시달렸다. 이중섭은 우직한 소의 눈망울에서 한민족성을 발견하고, 소에 집착했다. 전쟁 중 일본인 부인 야마모토 마사코, 두 아들과 생이별한 후에는 가족을 늘 그리워하며 병마와 싸우게 된다.

 

1937년 일본문화학원에 입학한 이중섭은 김환기, 문학수, 유영국 등과 함께 자유미술가협회에서 활동하면서 추상과 초현실주의를 지향했다. 이는 1950년대 자유로운 구성, 단순한 형태, 원색, 정제된 선묘 등으로 작가의 스타일을 확립하는데 기초가 된다.  

 

이중섭은 1940년부터 43년까지 부인이 될 야마모토 마사코에게 그림을 그린 엽서(9x14cm)를 보냈으며, 이중 엽서화 88점이 남아 있다. 야마모토를 모델로 한 1943년작 '소와 여인'은 일본미술협회의 제 7회 미술창작가협회전에 전시된 9점 중 한점으로 이중섭은 아호였던 '대향'이라는 이름으로 출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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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 가족을 그리는 화가, 은지화, 1950년대 전반,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빈궁했던 이중섭은  담배갑 속 은박지에 철필이나 못을 사용해 물감을 문질러 은지화를 그렸다.  그가 은지화를 시작한 것은 오산학교 시절부터로 알려졌다. 그림 재료비가 없어서 다방이나 술집, 거리 및 쓰레기통에서 주은 담뱃갑 속의 은박지에 못이나 꼬챙이로 새긴 후 고려청자 상감기법처럼 미세한 음각에 물감을 발라 완성했다. 1955년 서울 미도파 화랑에서 열린 이중섭의 첫 개인전에서 은지화가 전시됐다. 하지만, 정부 당국은 전시에 걸린 은지화 50여점을 철거했다. 그림 속의 어른과 아이, 남녀 보두 알몸이라 음란하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이중섭이 300여점 남긴 은지화는 주로 가족을 묘사했으며, 뉴욕현대미술관(MoMA)도 이중섭의 은지화를 소장하고 있다. 

 

한국전쟁 이후에 이중섭은 소, 가족과 아이들을 소재로 작업했다. '춤추는 가족'(1950년대 전반)은 나체의 가족이 원을 이루어 춤추는 모습을 담았다. 앙리 마티스의 '춤'을 연상시키는 그림이다.  

 

이중섭은 1956년 9월 6일 개인전 실패 후 정신이상으로 떠돌다가 서대문 적십자병원에서 숨을 거두었다. 그의 시신은 무연고 처리되어 3일 동안 방치되었다가 망우리 공동묘지에 안장됐다. 그의 나이 40세였다.  https://www.mmca.go.kr

 

 

*이중섭의 담뱃갑 은지화는 어떻게 MoMA로 들어갔나? 2021

http://www.nyculturebeat.com/?mid=Art2&document_srl=398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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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kie 2022.08.24 13:59
    40세에 요절한 천재화가 이중섭의 생애가 눈물납니다. 가족을 그리워하는 그 마음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겁니다. 신분관계로 가족과 떨어져 살았던 반세기전의 삶이 떠올라서 가슴이 뭉클해 집니다. 죽는 날까지도 아내와 두 아들을 못 만나고, 그리움만 안고 떠난 이 화가가 저세상에서는 가족을 만났으리라 생각됩니다.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이중섭 화가의 작품을 모아서 전시회를 마련한 공로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중섭씨의 소 그림을 들여다보면 힘찬 움직임이 그림을 뚫고 나올 것같습니다 담배갑 은박지에 그린 바닷게를 (사진으로 찍은 것) 보고 감탄한 적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부인과 두 아들을 가족이란 끈으로 단단히 묶어서 그린 그림에서는 그가 얼마나 가족을 보고싶어 했음을 느꼈습니다. 넷이서 동그라미를 만들어서 타인의 침범을 한치도 허용하지 않았네요. 젊은 나이에 가난에 찌들려 행려병자로 죽은 그가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