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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휘트니뮤지엄의 흑인 거장들 <3>  제이콥 로렌스(Jacob Lawrence, 1917-2000)

흑인의 대이주, 미국의 투쟁, 전쟁 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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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ob Lawrence, War Series, 1946-1947.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We stand with Black communities

"우리는 흑인 커뮤니티와 함께 합니다.

다운타운에 개관한 지난 5년간 우리는 실수를 저질렀습니다....우리는 소장품, 전시, 공연, 교육 프로그램, 청중 및 직원에서 인종적 다양성을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더 나아가야하며, 아직도 더 많이 해야 합니다. 앞으로 몇달 동안 우리의 전시와 프로그램을 재검토해서 유색인, 특히 흑인 사회의 미술과 경험을 강조할 것을 다짐합니다...." 

-아담 D. 와인버그, 휘트니뮤지엄 디렉터- 

 

휘트니뮤지엄(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홈페이지에는 관장 아담 D. 와인버그(Adam D. Weinberg)의 메시지가 올라있다. 휘트니뮤지엄은 지금 반성의 몸짓을 하고 있다. 이름처럼 휘트니는 미국 작가를 소개하는 미술관이다. 그러나, 오랫동안 휘트니는 백인 남성작가들의 전시가 주류를 이루었다. 그 휘트니뮤지엄이 #BlackLivesMatter 운동 이후 마치 #BlackArtistsMatter를 슬로건으로 하듯 흑인작가 전시를 속속 열고 있다. 그러나, 와인버그 관장이 유색인종 중 특히 흑인을 강조함으로써 라틴계와 아시아계는 다시 소외되는 측면이 있다. 

 

지금 휘트니뮤지엄 5층에서는 이디오피아 출신 미국 작가 줄리 머레투(Julie Mehretu)의 회고전이 대대적으로 열리고 있으며, 8층에선 1960년대 뉴욕의 흑인 사진작가 그룹 카모인게 워크숍(Kamoinge Workshop)의 작품을 소개하는 'Working Together: The Photographers of the Kamoinge Workshop'이 3월 말까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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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cob Lawrence, War Series: The Letter, 1946.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휘트니뮤지엄 7층에선 미술관 컬렉션 중 1900-65년에 제작된 작품 120여점을 소개하는 'The Whitney's Collection: Selections from 1900 to 1965'(6/28/2019-5/2020)이 진행 중이다. 

 

목탄화를 연상시키는 추상표현주의 화가 프란츠 클라인(Franz Kline )의 '마호닝(Mahoning, 1956) 옆에는 노만 루이스(Norman Lewis, 1909-1979)의 '아메리칸 토템(American Totem, 1960)'이 걸려 있다. 잭슨 폴락, 윌렘 드 쿠닝, 프란츠 클라인의 백인 남성 삼총사의 리그에 모처럼 클라인과 루이스가 흑백의 화합(Ebony & Ivory)를 상징하듯 나란히 전시되고 있다. 

 

그리고, 제이콥 로렌스(Jacob Lawrence, 1917-2000)은 자그마한 갤러리를 따로 마련했다. 휘트니는 제이콥 로렌스의 회화 16점을 소장하고 있다. 이 갤러리에선 1947년에 그렸던 '전쟁 시리즈(War Series)' 14점과 묘비명(Tombstones, 1942)', '우울증(Depression, 1950)이 전시 중이다. 정치적인 주제를 심플하고, 강열하면서도 서정적으로 표현한 작품들이다. 

https://whitney.org/exhibitions/collection-1900-to-1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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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ob Lawrence, One-Way Ticket, The Migration Series, between 1940 and 1941, Museum of Modern Art, 2015

 

제이콥 로렌스는 1942년 역작 '남부 흑인 이주사 60점 연작 '대이주(Migration)'로 가장 유명하다. 이 작품은 MoMA와 워싱턴 DC의 필립스 컬렉션이 각각 30점씩 나누어 소장하고 있다. 지난해 매사추세츠주 세일럼의 피바디에섹스뮤지엄에서 시작된 'Jacob Lawrence: The American Struggle'에서 5점이 실종된 채 30점 연작 '미국의 투쟁'(1954-1956)을 소개했으며,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으로 이어지면서 2점의 실종됐던 회화가 발굴됐다. 이 전시는 버밍햄미술관, 시애틀미술관, 필립스 컬렉션으로 순회 전시되고 있다. 

 

맨해튼의 두 가정집에서 발굴된 2점의 회화 스토리에서 당시 흑인 작가로서 제이콥 로렌스의 고군분투를 가늠해볼 수 있다. 이 그림을 소장했던 뉴요커들은 1960년대 음악학교 기금 마련 크리스마스 자선 미술경매에서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콥 로렌스(Jacob Lawrence, 1917-2000)

휘트니, 그 혼자만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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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보스턴의 Institute of Modern Ary에서 열린 4인의 '모던 아메리칸 화가들'에서 피터 블룸, 스튜어트 데이비스, 마스덴 하틀리와 제이콥 로렌스가 소개됐다. 자신의 '대이주' 연작 앞에서 제이콥 로렌스. 

 

1917년 뉴저지주 아틀란틱 시티에서 태어났다. 7살 때 부모가 이혼하자 엄마는 세자녀를 필라델피아의 양육원에 맡겼다. 제이콥이 13살 때 형제들과 뉴욕 할렘으로 이주해 엄마와 함께 살게 됐다. 엄마가 등록해준 할렘의 방과후 교실에서 미술과 공예를 배우면서 집안의 카페트 무늬를 크레용으로 베끼곤 했다. 

 

16살 때 학교를 중퇴한 후 세탁소와 인쇄공장에서 일하면서 할렘아트워크숍에 다니며 흑인화가 찰스 알스턴(Charles Alston), 할렘 커뮤니티아트센터(Haelem Community Art Center)에서 노만 루이스처럼 여성 조각가 오거스타 사비지(Augusta Savage)를 사사했다. 사비지의 도움으로 아메리칸아티스트스쿨에 장학금을 받고 입학했으며, 대공황 때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이 시행한 WPA 프로그램에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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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ob Lawrence, War Series: Prayer, 1947.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1940년 23살 때 남부 시골 흑인 100여만명이 북부 도시로 대규모 이주(Great Migration)한 것을 주제로 한 60개 판넬 시리즈 'The Migration Series'를 완성했다. 이 시리즈는 뉴욕의 MoMA와 워싱턴 D.C.의 필립스컬렉션이 절반씩 구매해 소장하고 있다.   

 

1943년 제 2차 세계대전 중 해안경비대로 징집되어 복무 중 48점을 완성했지만, 모두 분실됐다. 1945년엔 구겐하임 펠로우로 선정됐으며, 이듬해 화가 조셉 알버스(Josef Albers)가 노스캐롤라이나 블랙마운틴대학교의 강사로 초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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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Way Ticket: Jacob Lawrence's Migration Series and Other Works, MoMA

 

1949년 뉴욕으로 돌아온 후 우울증으로 11개월간 퀸즈의 힐사이드병원에 입원 중엔 병원 시리즈(Hospital Series)'를 작업했다. 1954년부터 1956년 사이엔 '투쟁: 미국인들의 역사로부터(Struggle: From the History of the American People)' 시리즈를 30개의 판넬로 완성했다. 

 

제이콥 로렌스는 뉴스쿨, 아트스튜던트리그, 프랫인스티튜트와 스코웨건회화조각학교에서 강의했으며, 1971년부터 시애틀의 워싱턴대 교수로 재직했다. 1999년 화가 부인 그웬돌린 나이트(Gwendolyn Knight, 1913-2005) 와 흑인미술가를 알리기 위해 재단(Jacob and Gwendolyn Lawrence Foundation)을 설립했다. 2000년 6월 82세에 폐암으로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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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ob Lawrence, The Businessman, 1947/ Times Square-42nd St., New York in Transit, 2001

 

1974년 휘트니뮤지엄에서, 1986년 시애틀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이 열렸다. 1990년 화가 재스퍼 존스, 무용가 머스 커닝햄, 블루스 뮤지션 B.B. 킹 등과 함께 국가공훈메달(National Medal of Arts)를 받았다. 

 

2018년 '미국의 투쟁' 시리즈 중 판넬 #19 'Tensions on High Seas, 1956'은 스완 옥션 갤러리에서 41만3천 달러에 팔렸다. 예상가는 10만 달러였다. 이제까지 제이콥 로렌스 작품의 최고 경매가는 2018년 610만 달러에 팔린 '사업가(The Businessman, 1947)'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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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ob Lawrence: The American Struggle@Metropolitan Museum of Art, August 29-November 1, 2020 

 

*제이콥 로렌스 특별전은 2020년 1월 18일 매사추세츠 세일럼의 피바디에섹스뮤지엄에서 시작되어 메트뮤지엄을 거쳐 버밍햄미술관, 시애틀미술관, 그리고 워싱턴 DC 필립스 컬렉션으로 올 9월 10일까지 순회 전시된다. 

-Jacob Lawrence: The American Struggle@Peabody Essex Museum, MA(January 18 - August 9, 2020) https://www.pem.org

-Jacob Lawrence: The American Struggle@Metropolitan Museum of Art, NYC(August 29-November 1, 2020) https://www.metmuseum.org

-Jacob Lawrence: The American Struggle@Birmingham Museum of Art, AL(November 20-February 7, 2021) https://www.artsbma.org 

-Jacob Lawrence: The American Struggle@Seattle Art Museum, WA(Mar 5-May 23, 2021) https://www.seattleartmuseum.org 

-Jacob Lawrence: The American Struggle@Phillips Collection, Washington D.C.(June 26-September 10, 2021) https://www.phillipscollection.org 

 

*잃어버린 그림을 찾아서 제이콥 로렌스의 30점 연작 '미국의 투쟁'

*제이콥 로렌스: One-Way Ticket@MoMA, 2015

*필립스컬렉션(DC)에서 봐야할 명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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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kie 2021.06.22 19:45
    제이콥 로렌스의 그림을 확대해서 들여다 봤습니다. 부드러운 감성은 못 느꼈습니다. 선하나 하나가 힘차게 보 이네요. $610만에 팔렸다는 'Businessman'은 딱딱한 느낌이 들었지만 계속 눈을 뗄 수 없는 마력을 지녔습니다. 검정색, 빨간색, 노란색을 잘 조화해서 그림을 그렸습니다. 제이콥 로렌스의 그림도 꼭 관람할려고 나의 소중한 수첩에 올렸습니다. 휘트니 뮤지움 와인버그 관장의 혜안이 뛰어납니다. 한국 화가를 위시해서 아시안 화가들의 전시도 기대해 보고싶습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