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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대나무 숲' 설치작가 이승 Seung Lee: Bamboo Forest 

"일상의 정직한 포착, 시대를 초월하는 작품 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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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UNG LEE: BAMBOO FOREST II, September 2-November 15, 2023, Gallery 90, Center Moriches, NY. Photo: Sukie Park/ NYCultureBeat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곧기는 누가 시켰으며, 속은 어찌 비었는가?

 저러고도 사계절에 푸르니 그것을 좋아하노라."

-윤선도(尹善道, 1587-1671)의 '오우가(五友歌)' 중에서-

 

한국을 비롯 유교권에서 대나무는 예로부터 매화, 난초, 국화와 함께 매란국죽(梅蘭菊竹)으로 군자(君子)의 상징이었다. 조선시대 문인 윤선도는 물, 돌, 소나무, 대나무, 달을 벗으로 삼은 내용의 시조 '오우가'를 지었다. 대나무는 어질고, 학식이 높은 선비를, 대쪽은 절개를 상징했다. 선비들은 마음을 수련하기 위해 고결한 정신의 4계절을 대표하는 사군자화를 교양으로 그렸다. 일본 교토 아라시야마(Arashiyama, 嵐山)의 대나무 숲(Bamboo Grove, 竹林)은 여행자들과 사진작가들에게 인기있는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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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ashiyama Bamboo Grove, Kyoto, 2005.  Photo: Sukie Park/ NYCultureBeat 

 

시원하게 뻗는 줄기, 유연하면서도 강인한 대나무가 미국에선 천대를 받고 있다. 한 계절에 5피트에서 20피트까지 클 수 있는 대나무가 이웃 집 담벼락을 넘는 '침입성' 때문이다. 롱아일랜드의 몇몇 타운에선 주택 소유자가 대나무를 심는 것을 금지하는 법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는 대나무 제거(Bamboo Removal) 전문 사업체도 있다. 마치 대나무와 전쟁이라도 벌이는듯 하다. 미국의 대나무는 고국을 떠나 낯선 땅에 정착해 살아가는 우리 이민자들의 모습을 닮은 특별한 생명체로 다가온다.    

 

롱아일랜드대학교 포스트(Long Island University, Post)의 이승(Seung Lee, 63) 교수가 대나무를 모티프로한 개인전 '대나무숲 2(Bamboo Forest II/ 竹林 2)'를 9월 2일부터 11월 15일까지 롱아일랜드 센터 모리치스(Center Moriches)의 갤러리 90(Gallery 90, 90 Montauk Highway)에서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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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UNG LEE: BAMBOO FOREST II, September 2-November 15, 2023, Gallery 90, Center Moriches, NY. Photo: Sukie Park/ NYCultureBeat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까지 이승 교수는 나무 조각, 나무 뿌리, 접시, 고장난 TV, 비디오 플레이어, 병 등 발견된 재료(found material)에서 영감을 얻어 작업해왔다. 팬데믹은 미술가 이승의 작업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롱아일랜드 노스포크 자신의 작업실을 둘러싼 대나무를 새로 발견한 것이다. 그는 대나무의 강인함과 유연성에 매료되었고, 대나무에서 이민자로서의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그리고, 대나무를 모티프로 한 작업에 열중하게 된다.    

 

지난해 이승 교수는 4월 퀸즈 베이사이드의 가라지아트센터(Garage Art Center)에서 '대나무숲(Bamboo Forest)'을 타이틀로 개인전을 열었다. 이 전시에선 대형 대나무 모티프의 컬러풀한 회화 3점을 전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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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UNG LEE: Bamboo Forest, Garage Art Center, Bayside, NY, 2022. Photo: Seung Lee 

 

롱아일랜드의 '대나무숲 2'가 전시된 공간은 평상시엔 창고로 사용되어온 갤러리 90 건너편의 헛간 건물 블록 반(Block Barn)이다. 블록 반은 하얀 벽에 천장엔 조명등이 설치된 갤러리 90에서 메인 스트리트 쪽으로  떨어져 있다. 길 건너편엔 미 건국의 아버지들이자 미래의 대통령이 될 토마스 제퍼슨(Thomas Jefferson)과 제임스 매디슨(James Madison)이 묵었던 모리치스 인(Moriches Inn, 구 Terry-Ketcham Inn)이 있다. 1791년 당시 국무장관이었던 토머스 제퍼슨은 "미 헌법의 아버지" 제임스 매디슨과 인근 매스틱에 살았던 대륙군 소장 윌리엄 플로이드를 방문했다. 제퍼슨과 매디슨은 곡물 산업에 피해를 주고 있던 헤센 파리의 전염병을 조사하기 위해 롱아일랜드에 머물렀던 것으로 전해진다. 제퍼슨은 3대(1801-09), 매디슨은 4대(1809-17) 대통령이 됐다. 한편, 갤러리 90 본 건물에선 롱아일랜드 아티스트들의 회화, 파스텔화, 사진, 도예 작품을 소개하는 그룹전(Long Island Artists at Gallery 90, 8/26-15)이 열리는 중이다.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Ars Longa, Vita Brev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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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ck Barn. SEUNG LEE: BAMBOO FOREST II, September 2-November 15, 2023, Gallery 90, Center Moriches, NY. Photo: Sukie Park/ NYCultureBeat

 

블록 반 모퉁이엔 ART가 표기된 삼색기가 펄럭이고 있다. 헛간 갤러리엔 이승 교수의 대나무 작품 24점이 설치되어 있다. 높은 천장엔 대나무 이파리들이 샹들리에처럼 달려 있다. 전시가 시작되었을 때는 초록의 이파리들이었을 것이다. 시간의 경과로 대나무 잎새들의 색은 바랬고, 말라버렸다. 그 옆에 추상화가 샘 길리암(Sam Gilliam)의 드레이프를 연상시키는 8피트 길이의 거대한 대나무 회화("FOR BLOCK BARN")가 천장에 대나무 줄기에 의지해 설치됐다.

 

그리고, 헛간 곳곳엔 대나무 주제 유화, 믹스드미디어, 수채화 혼합, 사진 혼합 작품들이 실제 대나무들과 침대 헤드보드, 접이식 테이블, 의자 등 고가구, 이젤, 철봉, 밧줄 과 어우러져 있다. 심지어는 교통안전 콘(traffic cone) 구멍을 통과한 대나무도 있다. 로프 다발에 묶인 대나무 줄기들은 '울 밑에 선 봉선화들처럼' 처량하다.  

 

잡동사니들로 버려진 헛간은 이승 교수의 설계로 자연과 미술, 일상과 예술이 공존하는 공간, 삶과 죽음에 대해 명상해볼 수 있는 갤러리로 승화했다. 대나무와 미술작품, 그곳에 자리했던 가구와 건축자재들이 속삭이며 하모니를 이루는 공간은 침묵 속에서 나직한 심포니를 연주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블록 반은 창문들과 세개의 문을 통해 밖으로 열려있고, 빛이 들어오는 소통의 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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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UNG LEE: BAMBOO FOREST II, September 2-November 15, 2023, Gallery 90, Center Moriches, NY. Photo: Sukie Park/ NYCultureBeat

 

작품 제목들 "World is Upside Down" "For What I" "Trying to Survice I, II" "Reaching for Sun"  "Reaching for the Sky" "Togetherness in Green"은 팬데믹으로 혼란에 빠졌던 지구촌에서 한없이 무력하게 느껴졌던 우리의 삶, 그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면서 붉은 태양과 푸른 하늘을 열망했던 우리들, 조화로운 세계, 공존하는 삶에 대한 메타포같다. 그렇다면, '대나무숲' 시리즈는 이승 교수의 팬데믹 저널일 것이다. 

 

대나무는 녹색이지만, 이승 교수의 작품엔 붉은색, 파랑색, 노랑색, 검은색이 주조를 이룬다. 자연의 녹색은 우리가 지향하는 유토피아일까? 대나무의 마디마디는 인생의 고비들, 대나무 줄기에 겹쳐지는 컬러풀한 빗줄기는 우리의 시련, 검은 그림자들은 우리들의 모습인듯 하다. 생명체로서 대나무는 인간처럼 유한한 삶이지만, 예술은 무한하다.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 (Ars Longa, Vita Brevis./ Art is long, life is short.)

 

이승 교수는 1960년 경기도 청평에서 태어나 1975년 볼티모어로 이주했다. 메릴랜드미술대 재학 시절 장학금을 받고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유학했다. 이후 프랫인스티튜에서 회화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2년부터 롱아일랜드대학교 포스트(Post)의 미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승 교수와 이메일로 인터뷰를 했다. 

 

 

An Interview with Artist Seung Lee 

대나무의 강인함과 유연성은 이민자의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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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Seung Lee/ Seung Lee, WORLD IS UPSIDE DOWN, mixed on canvas, 2022, 48”x36”

 

-NYCB: 'Bamboo Forest 2' 전시는 'Bamboo Forest 1'과 어떻게 다른가.

이승: 개조된 갤러리 90 전시에 초대받은 후 갤러리를 살펴보러 갔을 때 맞은 편의 낡은 헛간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큐레이터 린다 프렌티스(Linda Prentiss)에게 갤러리 대신 헛간에서 전시할 수 있을지 물어보았다. 그 헛간은 창고로 사용되어 건축 자재와 고물 가구로 가득 차 있었다. 난 헛간에 있는 물건을 버릴 수 없었고, 전시 설치에 1주일이 주어졌다. 이건 육체적으로 미적으로 힘든 일이었다. 설치할 것과 숨길 것을 결정해야 했다.

 

가장 어려운 점은 자연광을 내 작품에 어떻게 통합할 것인가였다. 지난해 가라지아트센터에서의 전시는 작은 차고를 갤러리 공간으로 개조한 것이라 그 공간을 큰 그림 3점으로 채울 수 있었다. 관람객들은 친밀한 공간에서 명상적인 느낌을 즐길 수 있었다. 반면, Gallery 90의 블록 반(Block Barn)은 훨씬 큰 공간이므로 가라지아트센터에서 전시된 그림들을 다른 그림 21점과 함께 Gallery 90에 통합했다. 천장 그림은 52피트 x 8피트의 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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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mboo with working area (left)/ Bamboo garden looking out from Seung Lee's studio in North Fork, Long Island. Photo: Seung Lee

 

-NYCB: 왜 대나무를 모티프로 작업하게 됐나. 

이승: 롱아일랜드의 노스포크에 있는 내 작업실은 대나무 숲에 둘러싸여 있다. 코로나 팬데믹 때 작업을 하려고 노력하면서 '대나무 관리(bamboo management)' 하는 날이 많았다. 나는 물리적으로, 감정적으로 대나무에 끌렸다. 눈이 많이 내린 날, 폭설로 인한 무게를 견디고 있는 대나무에 놀랐다.

 

하지만 눈이 녹으면 대나무는 강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후로 자연스럽게 대나무가 내 작업의 주요 주제로 부상했다. 대나무는 힘, 유연성 및 건강을 반영한다. 대나무의 힘은 우리에게 똑바로 서도록 가르친다. 그 유연성은 어려운 상황에 적응하고 역경을 겪은 후에도 탄력 있게 다시 튀어오르는 방법을 가르친다. 이러한 덕목들의 조합은 우리 삶에서 균형과 평화를 찾는 법을 가르쳐 건강을 증진시킨다. 대나무는 이제 명상과 드로잉을 위한 공간을 제공한다.

 

-NYCB: 대나무를 탐구하고 작업하면서 새로운 것을 배운 것은

이승: 대나무는 다른 영예도 얻을 만하다. 대나무 숲은 환경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 대나무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다재다능하고 자가 재생이 가능한 천연 자원이다. 대나무 숲은 나무보다 35% 이상 더 많은 산소를 생산해 오염을 줄일 수 있다. 대나무 뿌리는 토양 침식을 통제하는 데 도움이 되는 수분 장벽을 형성하며, 고품질의 질소를 소비해 수질오염을 감소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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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UNG LEE: BAMBOO FOREST II, September 2-November 15, 2023, Gallery 90, Center Moriches, NY. Photo: Sukie Park/ NYCultureBeat

 

-NYCB: 대나무의 기질에서 작가 자신의 모습이나 한민족의 성향을 발견했나.

이승: 대나무의 강인함과 유연성은 내 삶과 미국에서 살고 있는 아시아계 이민자로서 나를 떠올리게 한다. 한국의 작은 마을에서 자라며 우리가 대나무를 음식에, 집짓기 재료로, 장난감 만들 때 사용한 기억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나무가 침입적이고 관리하기 어렵다고 불평하면서도 대나무의 이점에 대해선 결코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것은 사람들이 있는 그대로 이해하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겉모습으로 판단하려고 하는 일부 사람들과 유사하다. 

 

-NYCB: 이 전시회 관람객들이 무엇을 얻고, 감상하기를 기대하나.

이승: 대나무로 둘러싸여 혼자 있을 때의 느낌을 만들려고 했다. 관람객들이 안전하고, 자유롭고, 명상적이며, 낙관적으로 느끼길 원한다. 단순히 그림을 통한 시각적인 체험이 아니라 마른 대나무 잎의 실제 존재감과 냄새를 체험하기를 바란다. 

 

-NYCB: '대나무 숲 3'을 준비하나? 아니면, 대나무 작업이 진화 중인가.

이승: 최근 나의 대나무 그림은 더 반추상적으로 변했고, 대나무는 뼈, 건물, TV 모니터, 선과 모양으로만 보일 수 있다. 대나무가 주는 느낌의 본질을 포착하려고 노력 중이며, 대나무의 표현에 대한 고민은 덜고 있다.  대나무 숲으로 또 하나의 설치작을 만들고 싶다. 그 공간은 내 작업에서 대나무의 변화를 수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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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UNG LEE: BAMBOO FOREST II, September 2-November 15, 2023, Gallery 90, Center Moriches, NY. Photo: Sukie Park/ NYCultureBeat

 

"미술 작업은 나의 개인적 시각 일기"

 

-NYCB: 청년 시절 피렌체에서 유학하며 얻은 것은. 

이승: 젊은 나이에 이탈리아의 피렌체에서 공부하면서 미술 제작에 들어간 노고와 미술이 사람들과 사회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 미국의 미술과 달리 오랜 역사에 빠져있는 미술과 문화에 둘러싸인 것은 의미가 컸다. 이탈리아어를 할 줄 모르는 것은 내가 미국에 처음 올 때 영어를 몰랐던 내 자신의 과거를 생각나게 했다. 이러한 몰입은 미술을 개인적 경험과 분리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했다.

 

-NYCB: 팬데믹 이전에는 어떤 작업이 중심이었나. 

이승: 내 미술에서 다른 단계를 거쳤다. 팬데믹 이전에 나는 나와 마주치는 사람들을 묘사하기 위해 나무에 집중했다. 그 사람의 표현, 외모, 분위기 등을 상징화한 상상의 나무를 만들었다. 

 

-NYCB: 창작에 대한 영감은 어디서 오나?

이승: 나에게는 미술이 걸작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일종의 치유적인 습관이 되었다. 미술 작업은 나의 개인적 시각 일기다. 미술은 삶이며, 삶은 미술이다. 나는 언어나 문화를 모르고 미국에 왔기 때문에 미술은 나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나의 방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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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UNG LEE: BAMBOO FOREST II, September 2-November 15, 2023, Gallery 90, Center Moriches, NY. Photo: Sukie Park/ NYCultureBeat

 

-NYCB: 가장 영향을 받은 아티스트는.

이승: 나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아티스트들은 80년대의 작가들이다. 안셀름 키퍼(Anselm Kiefer), 줄리안 슈나벨(Julian Schnabel), 키스 헤어링(Keith Haring), 테리 윈터스(Terry Winters), 데이빗 살레(David Salle) 등이다. 난 1984-86년 사이 프랫아트인스티튜트(Pratt Art Institute)에서 석사 과정 중이어서 그들의 작품을 직접 보고 일부는 직접 만나서 책에서보다 깊게 의도를 이해할 수 있었다. 덜 알려지지 않은 조나단 보로프스키(Jonathan Borofsky)는 80년대 아티스트 그룹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로 그가 재료와 주제를 작품에 통합하는 방식을 좋아했다.

 

-NYCB: 최근 본 전시 중 가장 흥미로웠던 전시는.

이승: 난 보통 갤러리나 아트페어를 다니며 어떤 작품이 관심을 끄는지 보는 걸 좋아하지만, 놀랍게도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의 전시('Edward Hopper's New York', 2022-2023)는 신선하고, 영감을 주었다. 호퍼의 60년 간의 작업을 보았을 때 우리가 팬데믹 때 경험한 고립과 아티스트로서의 고독을 포착한 것을 체험했다. 

 

 

 "LIFE=ART, ART=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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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UNG LEE: BAMBOO FOREST II, September 2-November 15, 2023, Gallery 90, Center Moriches, NY. Photo: Sukie Park/ NYCultureBeat

 

-NYCB: 언제 왜 아티스트가 되기로 결심했나. 

이승: 수많은 불행한 상황들이 나를 아티스트로 만들었다. 한국에서 가난한 가정에 태어나 5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오랜 기간 거리를 배회하며 삶과 생존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하며 질문했다. 훗날 2번의 화재가 발생했다. 1984년에 브루클린에 처음 왔을 때 아파트에 불이 나서 파괴되었고, 프랫를 졸업한 직후인 1987년엔  작업실이 불에 타버렸다. 이 두번의 화재는 개인적인 물건은 예고없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배웠다.

 

화재 때문에 난 사람들이 버린 것들로부터 미술 재료를 찾기 시작해 혼합미술(mixed media) 작가가 됐다. 대학원 다닐 때와 졸업 후 먹고살기 위해 6년간 택시(yellow taxi)를 몰다가 두번 강도를 당했다. 강도 경험은 목숨이 예고없이 다할 수 있기 때문에 행복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되었다. 이러한 경험은 나로 하여금 삶을 감사하게 생각하는데 도움이 되고, 내 경험을 미술 작업을 통해 공유하도록 이끌어준다. 

 

-NYCB: 미술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이승: 미술은 나에게 생존을 위한 필수 도구가 되었지만 더 크게 보면 호퍼의 그림처럼 시대를 초월할 수 있도록 일상의 경험과 생각을 가능한 정직하게 포착하고 싶다. 

 

-NYCB: 팬데믹 기간 동안 아티스트/교수/ 가장/ 아버지로서 어떤 영향을 받았나. 

이승: 나의 아티스트 친구들 대부분은 팬데믹 동안 더 많은 작업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지만, 나는 작업에 집중할 수 없어서 정원을 가꾸고 명상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대나무 주제는 가드닝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Zoom으로 아트 스튜디오 수업을 하면서 어떻게 가르치고 배우는지에 대한 융통성을 갖게 되었다. 팬데믹은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인 가족, 친구 및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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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rator Linda Prentiss explaing Seung Lee's works. Seung Lee, WOMEN BY BLACK BAMBOO, mixed on canvas, 2022, 24”x24” Photo: Sukie Park/ NYCultureBeat

 

-NYCB: 최근에 읽은 책 중 가장 흥미로웠던 책은.

이승: 나는 대개 내 미술이나 교육에 관련된 책을 읽지만 헤더 콕스 리처드슨(Heather Cox Richardson)의 'Democracy Awakening'을 읽기 시작했다. 현재의 미국 정치 상황을 그 뒤에 있는 역사를 참조하여 설명하는 책이다. 언론에서 듣는 대로 따르는 사람들에게 점점 더 답답해지는 현재의 정치적 분위기가 미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혼란스러운 이유를 이해하려고 교육받아야 한다고 느꼈다.

 

-NYCB: 창작과 교육의 균형은 어떻게 유지하나?

이승: 나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만큼 학생들로부터 배운다고 믿는다. 가르치는 것을 미술 작업이 둘다 매우 어렵기 때문에 분리하려 하지 않는다. 다양한 배경과 스타일의 많은 학생들을 상대하기 때문에 보다 융통성을 갖는데 도움이 된다. 내 작업실에서 나는 가능한 내 편안한 지대(comfort zone)에 머무르지 않으려 노력한다. 학생들에게도 불편함이란 새로운 무언가를 배우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내가 그것 생각하든 안하든지간에 내가하는 모든 것은 나의 작품에 반영된다. LIFE=ART, ART=LIFE이다. 

 

 

'대나무숲 2(Bamboo Forest II/ 竹林 2)'은 11월 15일까지 연장됐다. 10월 15일부터-11월 15일까지는 예약해야 한다. 631-878-1855). 갤러리 90은 1989년 테리-케첨인(Terry-Ketcham Inn)의 복원을 위해 설립된 케참인재단(Ketcham Inn Foundation)이 운영하는 뮤지엄 및 문화센터가 운영한다. 

 

SEUNG LEE: BAMBOO FOREST II

September 2-November 15, 2023

Gallery 90 (90 Montauk Highway, Center Moriches, NY 11934.  

https://ketchaminnfoundation.org/gallery

https://www.youtube.com/watch?v=_3tnvKTA6Ns

http://www.leese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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