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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3 19:31

마피아의 소행? 이사벨라 가드너 뮤지엄 5억 달러 가치 도난사건 31년 후

su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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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세계를 뒤흔든 보스턴 미술품 도난사건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뮤지엄 13점은 어디에?

This is a Robbery: The World’s Biggest Art Heist. Courtesy of Netflix

보스턴의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뮤지엄이 유명해진 것은 세기의 명화 도난 사건 때문이다.

1990년 3월 18일 경찰로 위장한 도둑 2명이 베르미르, 렘브란트, 마네, 드가 등의 작품 13점을 액자에서 도려내 훔쳐 달아났다. 도난 미술품의 총 가치는 5억 달러에 이르며 역사상 가장 큰 액수의 개인 재산 도난 사건으로 기록된다. 그리고, 도난 작품의 행방은 오늘까지 오리무중이다.

1990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뮤지엄 13점 도난 사건

네덜란드 룸엔 렘브란트의 '검은 옷을 입은 숙녀와 신사', '갈릴리 바다의 태풍'이 도난당해 자국의 프레임이 걸려있다. 2021.

1990년 3월 18일 세인트패트릭스 데이로 소란했던 날 새벽 1시 24분 경 경찰로 위장한 2인조 강도가 빨간색 닷지 데이토나 자동차를 가드너 뮤지엄 앞에 세운 후 소동전화를 받고 방문했다며 벨을 눌렀다. 이들은 뮤지엄 경비원 두명을 지하로 끌고가 수갑을 채우고, 덕테이프로 포박해 놓고 13점과 함께 유유히 사라졌다. 베르메르, 렘브란트, 마네 등의 회화는 프레임에서 도려냈다. 총 34점 내외를 남긴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콘서트'는 가드너가 1892년 파리의 한 경매에서 구입한 작품으로 싯가가 2억 달러에 이른다.

베르메르의 '콘서트'가 도려나간 프레임(왼쪽)과 렘브란트의 23세 자화상(오른쪽)

18일 이른 아침 교대를 위해 출근한 경비원들이 경찰에 신고해 FBI가 수사에 들어갔고, 가드너 뮤지엄은 미술품 복귀에 결정적인 제보자에 500만 달러 현상금을 내걸었다. 2017년엔 12월 31일까지 결정적인 제보자에게 줄 현상금을 1천만 달러까지 올랐다.

하지만, 사건 30년째 성과가 없다. FBI는 2000년대 초 도난 미술품이 코네티컷주에서 필라델피아로 옮겨진 흔적이 있었다고 발표하면서 동부 뉴잉글랜드에서 필라델피아 지역에 기반을 둔 마피아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가장 유력한 용의자는 보스턴의 마피아 바비 도나티인데, 1991년 갱들간의 싸움으로 살해됐다. FBI는 커네티컷의 마피아 로버트 젠틸이 범죄 가담을 부인하지만, 도난품의 소재를 알고 있다는 증거를 잡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늘까지 오리무중이다.

1990년 도난사건 당시 가드너뮤지엄 관장 앤 홀리(Anne Hawley)

가드너 뮤지엄 측은 누가 도난 미술품을 갖고 있던 간에, 좋은 조건에 보관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앤 홀리 가드너 뮤지엄 관장은 미술품이 습도 50%에 화씨 70도의 안정된 장소에 보관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마피아의 손에 넘어가 어느 창고에 숨겨져 있다면, 작품이 파손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2021, 가드너 뮤지엄 명화 도난사건 업데이트

The World’s Biggest Art Heist. Courtesy of Netflix

올 9월 FBI가 도난사건의 율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던 로버트 바비 젠틸(Robert "Bobby the cook" Gentile)이 85세로 사망했다. 젠틸은 코네티컷 맨체스터 마피아 조직의 일원으로 2009년부터 용의자로 떠올랐다. 그를 지목한 이는 보스턴 마피아 로버트 바비 과렌테(Robert "Bobby" Guarente)의 미망인 엘렌 과란테(Elene Guarente)였다. 당시 FBI는 마약 수사 중 메인주의 과렌테 가족 농가를 수색했다. 수사관들이 열쇠를 엘렌에게 돌려주자 그녀는 남편이 2002년 감옥에서 석방된 후 암과 투병 중일 때 가드너뮤지엄에서 훔친 두점을 메인주 포틀랜드에서 점심 먹을 때 젠틸에게 넘겨주었다고 자백했다.

애초에 젠틸은 FBI의 수사에 협조하기로 했지만, 거짓말 탐지기에 의해 그의 말에 진실이 없는 것으로 탄로났다. 과렌테는 2004년 암으로 사망했고, 엘렌은 2018년 사망했다. 젠틸은 올해 초 코네티컷 TV와의 인터뷰에서 "엘렌은 미쳤다. 양극성 장애이며, 미치광이다. 난 그녀가 미치광이라는 걸 안다"라고 말했다.

Persons of interest in the Isabelle Stewart Gardner heist

올 4월 콜린 바니클(Colin barnicle) 감독의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4부작 '이것이 강도: 세계 최대의 미술품 도난사건(This Is a Robbery: The World’s Biggest Art Heist)' 이 방영됐다. 이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2012년 FBI는 젠틸의 코네티컷 자택을 급습해 마약과 총기를 발견, 젠틸을 2년 6개월간 감옥에 보냈다. FBI는 젠틸 석방 후에도 그를 추적했다. 젠틀의 사촌 세바스찬 "새미" 모치카토는 두점의 그림을 각각 50만 달러에 판매할 것에 동의했다고 제보했다. 모치카토는 젠틸이 10인치 높이의 나폴레옹 독수리 깃대 장식물을 몇년간 젠틸의 자동차 정비소에 보관했다고 주장했다.

젠틸은 2015년 이후 총과 탄약 판매 혐의로 다시 감옥으로 갔지만, 영원히 가드너 도난사건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았다. FBI는 도난 미술품들이 궁극적으로 필라델피아의 마피아단으로 넘어갔을 것으로 추정했다. 2019년 3월 석방됐을 때 젠틸은 "난 그 그림들과 아무런 관계도 없다. 그건 커다란 농담이

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로버트 젠틸의 죽음으로 가드너뮤지엄 도난사건은 다시 미궁으로 들어가게 된다.

eagle finial from Napoleon’s Imperial Guard

젠틸의 죽음 2개월 후 도난사건의 단서가 될만한 증인이 나와서 주목을 끌고 있다. 보스턴 글로브지에 따르면, 은퇴한 보석상이자 미술 감정사 폴 칼란트로포(Paul Calantropo)씨가 도난 작품 중 하나를 보았다고 밝혔다. 칼란드로포는 1990년 세인트패트릭스데이 다음날인 3월 18일 친구 보비 도나티(Bobby Donati)가 나폴레옹 깃대위의 청동 독수리 장식물(eagle finial from Napoleon’s Imperial Guard)을 감정해달라고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칼란트로포씨는 전세계가 도난사건을 알고 있으므로 가치가 없다면서 "맙소사, 바비 왜 모나리자를 훔치지 않았어?"라고 물었다고 회상했다.

그런데, 1년이 좀 지난 후 도나티는 자신의 집 앞에서 공격당했으며, 며칠 후 그의 캐딜락 자동차 트렁크 안에 시체로 발견됐다. 당시 FBI는 1950년대까지 올라가 무장강도와 방화 전과를 가진 도나티가 조직폭력배 빈센트 페라라(Vincent Ferrara)와 연루되어 살해된 것으로 수사를 결론지었다. 그후로 오랫동안 칼란트로포는 자신의 신변에 위협을 느껴서 도나티 이야기를 공개하지 않다가 최근 FBI에 토로했다. 도나티는 과란테와 친구였다.

이제 칼란트로포는 전직 경찰관, 보스턴 글로브지 출신 기자 스티븐 커크지안(Stephen Kurkjian), 전과자 2명으로 구성된 팀에서 도난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드너뮤지엄 도난사건의 결정적인 제보자에게는 500만 달러가 주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