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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 보내는 꿈(Floating Dreams to the Moon)

강익중씨 코리아소사이어티 개인전 

 

1월 16일-5월 21일, 오프닝 리셉션 1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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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Ik-Joong Kang(left)/ from "Floating Dreams to the Moon" at Korea Society

 

뉴욕의 설치작가 강익중(Ik-Joong Kang)씨는 사발 두개가 만나서 완성되는 달항아리와 자음과 모음이 만나 소리를 내는 한글 모자이크 연작 시리즈에 어린이들의 꿈과 실향민들의 그리움을 엮어왔다. 강익중씨가 오는 1월 16일부터 5월 21일까지 맨해튼 코리아소사이어티(Korea Society)에서 개인전 '달에 보내는 꿈(Floating Dreams to the Moon)'을 연다. 

 

이번 전시의 화두는 부제 '달항아리/고향을 향한 염원(Ik-Joong Kang: Moon Jar/Longing for Home)'가 시사하는 바처럼 전쟁으로 고향을 잃은 피난민들과 자발적으로 고향을 떠난 이민자들에게 모두 그리움의 대상인 '고향(home)'과 우리 민족의 숙원인 '평화와 통일'이다. 달항아리는 그리움과 염원을 담아주는 우리 민족의 큰 그릇일 터이다.  

 

'달에 보내는 꿈'에는 실향민들의 그림 6천여점과 함께 지난해 청와대에 전시됐던 'Moon jar /Red and Blue'를 비롯, 'Ping Pong Table' 'Korean Table (Babsang)', 'Lanscape (Sansuhwa) / Red and Blue', 'Window (Chang) / Mountain and Moon jars', 'Hangul Scroll' 'Moon jar Scroll', '48 Floating Moon jars' 등 신작까지 12점이 소개된다. 

 

강씨는 오는 3월 13일 오후 6시엔 앨라바마주 버밍햄뮤지엄 큐레이터 캐서린 앤 폴(Dr. Katherine Anne Paul, 전 뉴왁뮤지엄 큐레이터)와 대화 시간을 갖는다. 오프닝 리셉션은 1월 15일 오후 6시부터이며, RSVP를 해야 한다. 

 

전시 설치를 마친 강익중씨와 이메일로 인터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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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ddha with Lucky Objects, 2003, Mixed Media on Wood-399 (center), "Floating Dreams to the Moon" at Korea Society

 

-'Floating Dreams to the Moon'은 어떤 전시인가요? 

 

강익중: 실향민 어르신들의 그림 6천여 점과 달항아리를 주제로 최근 작품이 전시됩니다. 어르신들의 그림에는 마을 풍경, 이제는 기억이 가물가물한 동네 지도, 자녀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3인치 종이에 정성껏 담겨 있습니다. 마음에 그리면 이루어지고, 종이에 그리면 이루어진다는 믿음으로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달항아리가 한반도, 분단, 그리고 통일의 모티프가 되는듯 합니다. 어느 순간 달 항아리와 한글, 그리고 통일의 화두를 연결하게 되셨나요?

 

강익중: "내가 태어나고 자란 땅이 반으로 갈려 있는데, 나는 여기서 무엇을 해야 하나?"라고 오랫동안 스스로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2004년 9월, 그림으로 남북과 세계를 이어보자는 마음으로 경기도 일산 호수공원에 세계 어린이 그림 12만여 장으로 된 큰 공 모양의 작품을 물 위에 띄웠습니다. 전시 준비 중 구조물의 손상으로 큰 공이 한쪽으로 살짝 기우는 사고가 있었는데요. 처음엔 당황했었지만 기운 공에서 모자란 듯 넉넉한 모습의 달항아리를 발견했습니다. 

 

위아래 따로 만들어진 달항아리는 뜨거운 가마를 통과한 뒤 온전한 하나의 항아리로 태어납니다. 한글의 모음과 자음이 모여 하나의 소리를 내는 것과 같습니다. 저는 한글과 달 항아리, 이 두 보물이 민족 통일의 비밀 코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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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oating Dreams to the Moon" at Korea Society

 

-탁구대와 한식 밥상, 그리고 적색과 청색의 상징성은 무엇인지요?

 

강익중: 1991년 봄 일본 지바에서 열린 세계 탁구 선수권대회에서 남북은 최초 단일팀을 구성해 그 당시 세계 최강팀인 중국을 누르고 우승을 했습니다. 겨우 한 달 정도 호흡을 맞춰 준비를 했는데 말입니다. 고향을 그리워하던 실향민뿐만 아니라 온 민족에게 통일의 희망으로 기억된 사건이었습니다.

 

평범한 우리들이 사는 집안을 생각하며 전시장을 연출했습니다. 식구들이 도란도란 모여 식사를 하는 오래된 밥상과 전시장 한편에 반으로 접힌 탁구대, 그 위엔 비빔밥과 냉면이 놓여 있습니다. 남과 북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음식입니다. 밖으로 향한 8개의 큰 창문으로 멀리 산이 보이고, 산 위로 8백 여개의 작은 창 안에 작은 달항아리들이 떠 있습니다. 작품을 위와 아래로 나누는 적색과 청색은 태극의 문양에서 나왔는데요. 적색은 한글의 자음과 양을, 청색은 한글의 모음과 음을 상징합니다. 

 

 

태극

 

아침 바다 같기도 하고

구불구불 산등선 같기도 하고

하늘과 땅인 것 같기도 하고

하나인 것 같기도 하고

둘인 것 같기도 하고

해와 달이 합친 것 같기도 하고

덩실덩실 춤사위 같기도 하고 

꼬리를 물고 도는 용 같기도 하고

 

 

-2016년 '토탈리 템스(Totally Thames)' 축제에 선보이신 설치적 'Floating Dreams'(집으로 가는 길)이 코리아소사이어티 전시에서는 강에서 달로 옮겨가는데요('Floating Dreams to the Moon')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강익중: 모든 강은 살아 움직이며 하나로 이어져 있습니다. 달의 위치가 바뀔 때마다 강물이 높아지고 낮아집니다. 마치 강물과 달이 한 몸으로 호흡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당나라 시인 이태백이 장강이 동정호에서 뱃놀이를 하다 물에 비친 달을 잡으려다 목숨을 잃었다는 설화가 있습니다. 금강경에는 천강유수 천강월(千江有水 千江月)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천 개의 강에 천 개의 달이 뜬다는 뜻입니다. 백남준 선생님은 "달은 가장 오래된 TV"라고 하셨구요. 흐르는 강물로 땅이 이어지듯 달은 아주 오래전부터 사람들을 하나로 이어주는 설화와 염원, 상상의 마당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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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oating Dreams to the Moon" at Korea Society

 

-실향민 6천여 명의 그림은 어떻게 모으셨는지요?

 

강익중: 2005년 가을부터 통일부 산하 통일교육원 팀과 전국의 실향민 가족, 그리고 수많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전국의 실향민 어르신들 작품(가로 세로 3인치)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원본 작품은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 영구 설치가 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 모은 6천 점의 그림들로 올해 책으로 엮을 예정입니다. 21세기 우리 민족의 정신 문화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중 기억에 남는 그림, 사진, 글귀를 소개해주신다면.

 

강익중: 제일 먼저 참여하신 테네시주에 사시는 정영희 할머니는 그림 대신 "80이 된 지금에도 걸어서 가고픈 나의 사랑 신의주"라며 애절한 마음을 글로 표현했습니다. "고향 집 마루 밑에 두고 온 스케이트를 찾고 싶다"고 하신 할아버지도 계셨습니다. 처음으로 색연필을 잡은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한참을 생각한 후에야 고향 풍경을 그리십니다. 다시 못가는 고향 생각에 눈물 흘리실 때, 그림을 부탁한 저희도 함께 울었습니다. 어느 어르신은 "내가 자란 개성 선죽교가 바로 저기인데"하며 말씀을 잇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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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oating Dreams to the Moon" at Korea Society

 

-이번 전시가 관람객에게 어떤 의미가 되기를 바라시는지요? 고향(home)은 남북의 이산가족뿐 아니라 뉴욕의 이민자들에게도 그리움의 대상일 것 같습니다.

 

강익중: 뉴욕에 사는 동포라면 누구나 떠나온 고향을 하루도 잊은 적이 없을 것입니다. 더구나 고향이 다시는 갈 수 없는 북녘땅이라면 말입니다. 누구나 고향은 있습니다. 고향은 삶의 무게가 무거울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어머니 품 같은 곳이고, 기대어 쉴 수 있는 마음의 언덕입니다.

 

고향

 

다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하얀 사과밭을

찾아갈 수 있을까

 

지금도 부뚜막엔

된장찌개가 끓고 있을까

 

우리 집 마당엔 

구절초가 피어있을까

 

마을 위 하늘이 

오늘도 높고 푸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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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oating Dreams to the Moon" at Korea Society

 

-미술이 아픔을 치료하고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요? 화가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강익중: 작가는 미래를 이야기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미래를 먼저 보려면 높은 곳에 올라야 합니다. 무거운 짐을 지고서는 높은 산을 오를 수 없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누구냐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저는 금동 미륵 반가사유상을 만든 무명의 작가라고 말합니다. 금동미륵반가사유상의 미소는 다 내려놓은 미소입니다. 작가가 그 미소를 가졌기에 그런 미소를 가진 작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온전히 비어 있고 내려놓으면, 안과 밖이 없고 너와 나의 구별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생각이 바로 위아래 달 항아리를 잇고 끊어진 민족을 다시 잇는 연결선이 됩니다. 역사의 도화지에 새로운 연결선을 긋는 일이 작가의 몫이기도 합니다.

 

 

강익중 Ik-Joong Kang

1960년 충청북도 청주에서 태어나 1984년 홍익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뉴욕으로 이주했다. 1987년 프랫인스티튜드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1994년 휘트니미술관에서 백남준과 2인전 '멀티플/다이얼로그'를 열었다. 1997년엔 베니스 비엔날레에 한국 대표로 참가하여 특별상을 수상했다. 공공미술작품으로 2016 영국 런던 템즈 페스티벌(Totally Thames)의 메인 작품 '집으로 가는 길(Floating Dreams)',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청사 벽화, 광화문 복원현장의 '광화문에 뜬 달: 산, 바람',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의 '삼라만상: 멀티플 다이얼로그∞', 2013 순천 국제정원 '꿈의 다리', 2016 오두산 통일전망대 '그리운 내 고향', 2018 순천 국제정원 '현충정원' 등이 있다. 구겐하임뮤지엄, 휘트니뮤지엄, 대영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2018년 첫 시화집 '달항아리', 2019년 두번째 시화집 '사루비아'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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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k-Joong Kang: Floating Dreams to the Moon

January 16 - May 21, 2020

Korea Society: 350 Madison Avenue@45th St. 24th Fl.)

https://www.koreasociety.org

 

 

*강익중 인터뷰: 세계로, 미래로 뛴다 

*첫 시집 '달항아리' 출간한 화가 강익중씨

*강익중씨 두번째 시화집 '사루비아' 출간

*강익중씨 런던 템즈강에 '꿈의 섬(Floating Dreams)' 설치

*Inside Korea(The New York Times) Interview 

*강익중 순천국제정원박람회 설치작 '꿈의 다리' 

*NYCB 갤러리(17): 강익중 신작@스튜디오 

*화가 강익중의 차이나타운 맛집

*Artist Ik-Joong Kang’s Chinatown Restaurant Guide

*NY Quotes: 강익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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