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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Directions Publishing 

 

헤르만 헤세,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에서 앤 카슨까지 

1936년 설립, 6.5년 마다 노벨상 수상 작가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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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0월 초순에 발표되는 노벨 문학상은 출판 시장의 판도를 단숨에 바꾸는 가장 강력한 상업적 기폭제다. 노벨 문학상은 작가 개인의 영예를 넘어서 출판업계를 한번에 심폐소생시키는 '출판계의 골드러시'다. '노벨 효과(Nobel Effect)'는  특히 독립 출판사나 중소형 출판사엔 회사의 운명을 바꿀 정도의 잭팟이다.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의 판권을 가진 출판사는 폭발적인 판매량과 함께 출판사의 브랜드 가치가 상승하게 된다. 

 

뉴욕의 독립출판사 뉴디렉션즈(New Directions, 80 Eighth Ave.)는 올해 수상자 앤 카슨(Anne Carson)과 지난해 수상자인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László Krasznahorkai)를 비롯 무려 15명의 노벨상 수상작가를 보유한 소규모 출판사다. 세계적인 거대 미디어 기업들이 지배하는 출판 시장 속에서도 90년의 역사 동안 굳건히 고유의 색깔을 지켜오면서 평균 6.5년마다 1명꼴로 노벨 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하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 

 

스웨덴 시인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Tomas Tranströmer, 2011년 수상), 오스트리아 희곡작가 엘프리데 옐리네크(Elfriede Jelinek, 2004년), 멕시코 시인 옥타비오 파스(Octavio Paz, 1990년), 스페인 소설가 카밀로 호세 셀라(Camilo José Cela, 1989년), 불가리아 출신 영국 작가 엘리아스 카네티(Elias Canetti, 1981년), 이탈리아 시인 에우제니오 몬탈레(Eugenio Montale, 1975년), 칠레 시인 파블로 네루다(Pablo Neruda, 1971년), 일본 소설가 가와바타 야스나리(Yasunari Kawabata, 1968년), 프랑스 시인 생존 페르 (Saint-John Perse, 1960년), 프랑스의 실존주의 소설가 장 폴 사르트르(Jean-Paul Sartre, 1964년 수상 거부), 러시아 소설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Boris Pasternak, 1958년), 프랑스 작가 앙드레 지드(Andre Gide, 1947년), 독일 작가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 1946년), 노르웨이 소설가 크누트 함순(Knut Hamsun, 1920년), 프랑스 시인 프레데리크 미스트랄(Frédéric Mistral, 1904년) 등이다. 

 

노벨 문학상 뿐만이 아니다. 테네시 윌리엄즈를 비롯 퓰리처상 수상작가 7인, 전미도서상 수상작가 2인의 작품도 출간했다. 뉴디렉션즈가 이처럼 작가 선정에 선견지명이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뉴욕타임스의 론다 케이슨(Ronda Kaysen) 기자가 'The Plucky Publishing House That Keeps Winning Nobels'에서 뉴디렉션즈에 대해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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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디렉션즈는 1936년 하버드대 2학년생이었던 제임스 로플린(James Laughlin, 1914-1997)이 시인 에즈라 파운드(Ezra Pound)가 "자네는 시인으로서 성공하지 못할 것같은데, 차라리 뭔가 유용한 일을 해보는 게 어떤가?"라는 조언을 하자 출판사를 차렸다. 피츠버그 철강 사업 가문 출신의 로플린은 이후 헨리 밀러, 주나 반스, 딜런 토머스, 그리고 파운드 등 거장들의 작품을 출판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첫 미국 출판인이기도 했지만, '롤리타(Lolita)'는 소재가 너무 파격적이라는 이유로 출판을 거절했다.

 

로플린은 앤 카슨의 시에 매료되어 타자기로 쓴 편지를 보내 자신의 출판사로 영입하려 애썼던 것으로 알려졌다. 1997년 뉴욕타임스에 실린 부고 기사에 따르면, 로플린은 막대한 부를 가졌음에도 "짠돌이로 유명해서 직원들에게 낮은 급여를 주고 자금이 부족할 때는 인세 지급을 미루기도" 했다. 현재의 뉴디렉션즈 대표는 바바라 에플러(Barbara Epler)다. 

 

1995년 테네시 윌리엄스,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스, 파블로 네루다 등 문학계 거장들의 아방가르드한 작품들로 라인업을 채운 뉴디렉션즈는 캐나다 작가 앤 카슨(Ann Carson, 76)의  첫 시집 'Glass, Irony and God'를 출간했다. 같은 해 그녀는 훨씬 큰 규모의 출판사인 크노프(Knopf)에서 몇년간 책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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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초보 편집자 데클런 스프링(Declan Spring)가 처음 맡은 작가가 앤 카슨이었다. 스프링은 카슨이 뉴욕에 올 때면 함께 재즈 콘서트을 보러 가는 등 꾸준히 공을 들였다. 그는 첼시 지역의 아르데코 양식 사무실 빌딩에 자리한 뉴디렉션이 다시 카슨의 작품을 출간할 기회를 얻게 되기를 고대하고 있었다.

 

그 기회는 10여 년 뒤에 찾아왔다. 당시 카슨은 오빠를 잃은 슬픔에 잠겨 있었고, 두꺼운 책보다는 스크랩북에 가까운 형태의 책을 구상하고 있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스프링은 거대 기업이 줄 수 없는 것을 그녀에게 제공할 수 있었다. 바로 아이디어를 하나의 헌사(tribute)로 탈바꿈시키는 데 필요한 인내심과 창의적 열정이었다. 그 결과물인 '녹스(Nox)'는 아코디언처럼 접힌 두루마리 형태의 책으로, 상자에 담겨 제작되었고, 2010년 출간됐다. 이후 카슨은 뉴디렉션즈에서 'Wrong Norma' 등 7권의 책을 내며 인연을 이어갔다. 

 

뉴디렉션즈는 거액의 선인세(cash advances)나 막대한 마케팅 예산을 제공하지 못하는 대신, 세심한 관심과 정성으로 그 빈자리를 채우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카슨 같은 작가가 사무실에 들르면 "우리 모두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작가님과 어울려 시간을 보낸다"고 스프링은 말했다. 

 

편집팀은 출판할 책은 물론 독창적인 표지 디자인을 포함한 세부 사항까지 협력하여 결정하고 있다. 규모가 작고 자금도 넉넉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알아차리기 전에 누가 훌륭한 작가인지 빨리 파악해야 한다는 것. 편집자들은 친구, 작가, 번역가, 전 세계 출판인들의 추천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작가와의 관계였다고 NYT는 전했다. 

 

내년 2월 뉴디렉션즈는 카슨의 신작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처럼 글씨가 흔들리는 남자를 조심하라(Beware the Man Whose Handwriting Sways Like a Reed in the Wind)', 가을에는 또 다른 아코디언 접이식 시집인 '식민주의의 하이라이트(Highlights of Colonialism)'를 출간할 예정이다. 

https://www.ndbooks.com

 

 

Writers, New Directions Publishing 

 

#Nobel Prize (15)

Anne Carson, 2026

László Krasznahorkai, 2025

Tomas Tranströmer, 2011

Octavio Paz, 1990

Camilo José Cela, 1989

Elias Canetti, 1981

Eugenio Montale, 1975

Pablo Neruda, 1971

Yasunari Kawabata, 1968

Jean-Paul Sartre, 1964

Saint-John Perse, 1960

Boris Pasternak, 1958

Andre Gide, 1947

Hermann Hesse, 1946

Frédéric Mistral, 1904

 

#Pulitzer Prize (7) 

Hilton Als, 2017

Gary Snyder, 1975

George Oppen, 1969

Richard Eberhart, 1966

William Carlos Williams, 1963

Tennessee Williams, 1948, 1955

Robert Penn Warren, 1947, 1958, 1979

 

#National Book Award (2)

Yoko Tawada, 2018

Nathaniel Mackey, 2006

 

 

앤 카슨 작품 한국어 번역 출판 현황

 

한국에선 앤 카슨의 작품이 번역 출판되었거나, 절판되었다가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과 함께 10월 13일 전후로 재출판된다. 

이번 2026년 앤 카슨의 노벨 문학상 수상으로 한겨레출판과 함께 '눈 밝은 출판사'로 조명받고 있는 난다와 봄날의책은 대형 자본의 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책의 예술적 가치와 독립적인 개성을 밀고 나가는 한국 출판계의 대표적인 강소(强小) 문학 출판사들로 알려졌다. 

 

 

<문학동네 (임프린트 '난다 (Nanda')>

 

문학동네의 임프린트(독립 브랜드)로 출발해 독자적인 문학 전문 출판사로 자리 잡은 난다는 김민정 시인이 대표를 맡고 있다. "책에 날개를 단다"는 이름처럼 책이 가진 고유의 '물성(디자인, 종이 질감, 색감)'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리는 데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니다. 텍스트뿐만 아니라 시각적, 감각적으로 소장 가치가 높은 책을 출판한다. 

 

황현산 평론가의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를 발간해 에세이 열풍을 일으켰으며, 매년 계절과 제철에 맞는 시를 엮어내는 '시의적절' 시리즈 등 독창적인 기획 시리즈를 운영한다. 14년 전부터 앤 카슨의 작품을 번역 출판해왔다. 

 

#'에로스, 달콤씁쓸한(Eros the Bittersweet, 1986, 황유원 번역)': 카슨의 박사학위 논문을 바탕으로 한 첫 저서로 고대 그리스 시에 나타난 욕망의 본질과 결핍의 구조를 예리하게 분석하여 문학과 학문의 경계를 허물었다는 찬사를 받았다.

#'짧은 이야기들(Short Talks, 1992, 황유원 번역)': 초창기 이야기체 시 모음

#'유리, 아이러니 그리고 신(Glass, Irony & God, 1995, 황유원 번역)': 실연의 아픔을 브론테 자매의 문학과 엮어낸 실험적 시집.

#'플레인워터(Plainwater, 1995, 황유원 번역)': 시와 산문, 여행기, 일기 등 다채로운 형식을 결합하여 사랑과 상실을 탐구한 초기 대표작.

 

 

<한겨레출판>

 

1994년 한겨레신문사의 출판사업단으로 출발해 2006년 독립 법인으로 출범했다. '유쾌한 반란을 꿈꾸는 지식창고'라는 모토 아래 진보적 사회의식과 깊이 있는 인문학적 성찰을 담아내는 종합 출판사다. 

 

진보적 사회비판과 날카로운 인문·사회과학(홍세화, 박노자, 한홍구 등), '한겨레문학상' 수상작가(박민규, 심윤경, 장강명 등), 소외된 목소리와 해외 문학(앤 카슨 시리즈), 임프린트(휴(休)/ 씨네21북스/ 한겨레아이들 / 청소년)를 운영하며 독차층을 넓혀왔다. 2016년 영미권 외에는 다소 낯설었던 앤 카슨의 '빨강의 자서전'을 국내 최초로 번역 출판해왔다. 

 

#'빨강의 자서전'(Autobiography of Red, 1998, 민승남 역): 그리스 신화의 괴물 게리온을 현대의 퀴어 소년으로 재탄생시킨 운문 소설. 

#'레드 닥> (Red Doc>, 2018, 민승남 역): '빨강의 자서전'의 후속작 격으로, 성인이 된 주인공들의 여정을 더욱 파격적인 시적 실험으로 그려냈다.

#'남편의 아름다움(The Beauty of the Husband, 2001, 민승남 역)': 존 키츠의 미학을 바탕으로 결혼 생활의 배신과 상처를 탱고의 스텝처럼 유려하게 풀어낸 운문 서사.

 

 

<봄날의책 >

 

푸른나무, 열화당, 솔출판사 등을 거친 베테랑 프리랜서 편집자 박지홍 대표가 2013년에 설립한 독립 출판사다. 스스로 "참 느리고 게으른 출판"이라 평할 만큼 다작을 하지 않고, 책 한권을 내는 데 긴 시간과 정성을 쏟아붓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영미권이나 유럽의 숨겨진 예술적 산문, 독창적인 시선이 담긴 인문학 서적을 발굴해 번역해 왔다. 출판사 특유의 단단하고 클래식한 장정 디자인으로 탄탄한 마니아 독자층을 거느리고 있다.

 

세계 문학사에서 가치 있는 산문들을 엄선한 '세계산문선' 시리즈를 내왔다. 2022년 앤 카슨이 죽은 오빠를 기리며 만든 아코디언북 형태의 '녹스(Knox)'를 번역 출간했다. 

 

#'녹스(Nox, 2010, 윤경희 번역):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오빠를 기리며 사진, 편지, 스크랩북 등을 아코디언 형태로 길게 펼쳐지도록 제작한 아코디언 북. 

#플로트(Float, 2016, 신해경 번역): 2000년대 발표한 글을 22권의 소책자로 구성했으며, 카슨이 독자에게 순서 없이 읽기를 권했다.  

 

 

*캐나다 시인 앤 카슨(Anne Carson) 2026 노벨 문학상 수상...한국어 번역 도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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