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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FF 64] 9/25-10/12

 크리스찬 문지우 감독의 '피요르드(Fjord)' ★★★ 

 

훈육인가 학대인가, 보호인가 통제인가

이상적 복지사회의 냉혹한 이면과 개인의 자유

 

 

루마니아 출신 크리스찬 문지우(Cristian Mungiu) 감독은 칸 영화제의 달링(Darling)이다. 2007년 차우세스쿠 독재정권 하에서 금지됐던 임신중절을 다룬 영화 '4개월, 3주... 그리고 2일(4 Months, 3 Weeks and 2 Days)'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후 '신의 소녀들(Beyond the Hills, 2012)'로 각본상, '엘리자의 내일(Graduation/ Bacalaureat, 2016)'로는 감독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박찬욱 감독이 심사위원장을 맡은 올해엔 '피요르드(Fjord, 2026)'으로 두번째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문지우는 우리시대 거장 감독으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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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jord, NYFF64

 

대학 영문과 졸업 후 영화학교에서 연출을 전공한 문지우는 교사와 기자를 거쳐 감독으로 전향했다. 그는 주로 실제 사건들에서 영감을 받아 국가, 병원, 교회, 학교 등 루마니아의 제도를 첨예하게 해부해왔다. 신작 '피요르드'도 뉴스에서 영감을 얻어 직접 사건의 당사자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취재해서 쓴 시나리오로 연출한 영화다. 

 

루마니아인 미하이 게오르규(세바스찬 스탠 분)와 노르웨이 출신 리스벳 게오르규(레나테 레인스베 분) 부부는 다섯 자녀와 함께 노르웨이의 해안 마을로 이주한다. 보수적인 오순절파(Pentecostal) 신자들인 게오르규 부부는 아이들에게 스마트폰과 컴퓨터 게임을 금지하고, 매일 성경 공부와 기도로 훈육하고 있다. 어느 날 교사가 게오르규 부부 장녀 엘리아의 몸에서 멍 자국을 발견하고 아동복지청(바르네베른-Barnevernet)에 보고하자 당국은 두 자녀를 부모와 격리시키고, 부부는 국가의 감시망 아래 들어가며 법정 공방에 들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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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jord, NYFF64

 

영화 '피요르드'는 갈매기가 날고, 파도 소리가 들리는 고요한 마을에 피아노로 연주되는 ‘Amazing Grace’가 잔잔하게 울려 퍼지면서 시작된다. 진보적인 성향의 마을 주민들은 게오르규 가족을 처음엔 환영했지만, 자녀학대 의혹이 제기되면서 태도가 달라진다. 눈과 얼음이 덮인 풍광은 이방인을 차갑게 고립시킨다. 부부가 재판까지 가며 곤경에 처했을 때 흐르는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은 성스럽다기보다는 냉혹하다.

 

‘피요르드(협만, 峽灣)’는 빙하의 침식작용으로 만들어진 좁고 깊은 바다 골짜기로 가파른 절벽과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피요르드의 수면은 거울처럼 맑고 고요하지만, 그 아래엔 깊고 차가운 바닷물이 도사리고 있다. 영화에서 동유럽(루마니아)의 보수적 종교와 북유럽(노르웨이)의 진보적 국가 시스템이 충돌하며, 둘 사이에 메워지지 않는 문화적 균열을 상징하는 듯하다. 겉으로는 평화롭고 이상적으로 보이는 노르웨이 복지사회의 이면이 숨겨진 감시 제도와 냉혹한 제재를 은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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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jord, NYFF64

 

특히 리스벳이 간호사로서 이웃집 할아버지를 돌볼 때 드러나는 노인의 나신(裸身)은 강렬한 시각적 잔상을 남긴다. 마치 루시안 프로이드(Lucian Freud)의 인물화처럼 쇠락한 육체의 주름과 무력함을 여과 없이 포착한 이 장면들은 슬프고도 취약하다. 국가가 아동의 인권과 미래에는 감시망을 들이밀며 과잉 개입하는 반면, 이미 쓸모를 다해 소외된 노년의 삶은 그저 방치되어 있는 북유럽 복지제도의 기묘한 모순을 드러낸다. 

 

게오르규 부부는 아이들을 학대했을까? 아이들은 언어 미숙으로 부모에게 불리한 진술을 했을까? 부모의 체벌에 국가가 개입해야 하나? 국가는 개인의 자유를 어디까지 통제할 수 있나? 이들은 이민자였기에 ‘위험 분자’로 낙인찍혔을까?

 

문지우는 저널리스트 시각으로 배우들의 클로즈업 대신 ‘거리 두기’ 촬영으로 객관성을 유지하는 듯하다. '피요르드'에서 그는 문제를 던져놓고, 해답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온 가족이 덴마크로 탈출하는 결말은 이성적이고 차분했던 다큐멘터리적 호흡이 갑작스레 극적인 스릴러로 선회하는 듯해 다소 뜬금없어 보인다. 146분.

https://www.filmlinc.org/nyff2026/films/fj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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