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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익중/詩 아닌 詩
2026.07.28 15:20

(776) 강익중: 어쩌면 역사는

조회 수 219 댓글 1

詩 아닌 詩 (98) Our Stories 

 

어쩌면 역사는 

 

Untitled 1, July, 2026, 8 x 10in. Mixed Media on Paper.jpg

Ik-Joong Kang, Untitled 1, July, 2026, 8 x 10in. Mixed Media on Paper

 

 

신기해 

 

나는 

자기가 다닌 학교 교가를 

다 기억하는 사람이 

신기해

 

나는 

자기가 본 영화 대사를

다 기억하는 사람이 

신기해

 

나는 

자기가 한 말을 

다 기억하는 사람이 

신기해

 

내가 한 말을 

조목조목 다 기억하는 너는

더 신기해

 

 

Untitled 2, July, 2026, 8 x 10in. Mixed Media on Paper.jpg

Ik-Joong Kang, Untitled 2, July, 2026, 8 x 10in. Mixed Media on Paper

 

 

고개 들지 마 

 

좋은 일을 했을 때

자꾸 고개를 들어서

빛을 잃는다

 

일이 잘 풀릴 때

자꾸 고개를 들어서

사람이 떠난다

 

인사할 때

자꾸 고개를 들어서

눈을 놓친다

 

아 

 

이번 월드컵 보고

알았는데

 

축구공을 찰 때

자꾸 고개를 들어서

공이 뜬다

 

 

Untitled 3, July, 2026, 8 x 10in. Mixed Media on Paper.jpg

Ik-Joong Kang, Untitled 3, July, 2026, 8 x 10in. Mixed Media on Paper

 

 

어쩌면 역사는

 

사람들이 살았던 이야기야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야

 

기억하고 싶은 것과

잊고 싶은 것이 함께 걷는 이야기야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이야기야

 

내가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할머니의 할머니와

다르지 않다는 이야기야

 

어쩌면 역사는

내가 남기고 있는

작은 마음의 발자국이야

 

먼 훗날 

누군가 읽게 될

우리들의 이야기야

 

 

*첫 시집 '달항아리' 출간한 화가 강익중씨

*강익중씨 런던 템즈강에 '꿈의 섬(Floating Dreams)' 설치

*An Interview with Ik-Joong Kang, Inside Korea(The New York Times) 

*강익중 순천국제정원박람회 설치작 '꿈의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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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kie 2026.07.30 09:32
    강익중 작가님 참 반갑습니다.
    작가님의 시를 접하니까 어찌 그리도 행복한지요!
    자기가 다니던 학교의 교가를 외운다는 게 신기하다를 새삼스레 알았습니다.
    월드컵에서 선수가 축구공을 고개를 들고 찰때 공이 뜬다.
    역사는 사람들이 살았던 이야기야.
    아주 평범한 일들인데, 작가님은 신기함을 발견해서 시로 옮겼습니다. 3편의 시에서 신기함을 쉽게 알게됐습니다. 신기하다를 속세를 떠나 깊은 산속이나 외딴 섬같은 데를가야 찾는 게 아니고 일상 속에서도 이렇게 느낄 수 있다니 감사합니다.
    강 작가님의 통찰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