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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푸드홀(Food Hall) 변천사: 첼시 마켓에서 셰이버 홀까지

미드타운 어번 호커 폐업... 런던 수입 '픽앤치즈', 시카고의 오마카세 '마코' 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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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lsea Market

 

뉴욕에 왔던 초기에 5애브뉴의 백화점에 가면 늘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지하에 식품 매장과 푸드홀이 없다는 것이다. 예전에 종로 화신백화점 지하에선 소시지와 채썬 양배추만 넣고 케첩을 뿌린 사라다빵을 좋아했고, 을지로 쁘렝땅 백화점 지하에선 새콤한 회덮밥을 즐겨 먹었다. 남대문 옆의 새로나 백화점 지하 피자리아에선 엔초비와 치즈로 만든 나폴리 피자의 맛에 반했다. 그런 피자를 뉴욕에서도 못 먹어봤다. 우리에게 "금강산도 식후경, 쇼핑도 일단 먹고 나서"가 몸에 배였기 때문일까? 푸드코트 없는 백화점을 상상할 수 없다. 

 

 

오리지널 푸드 홀 '첼시 마켓'

 

맨해튼 미트패킹 디스트릭트의 첼시 마켓(Chelsea Market, 75 9th Ave.)은 뉴욕에서 처음 발견한 푸드 마켓이었다. 이곳에 가면 눈이 휘둥그레졌다. 한국 백화점 지하의 푸드홀처럼 먹거리가 풍성했다. 2009년 하이라인 공원이 오픈하기 훨씬 전인 1997년 옛날 오레오 쿠키를 만들던 나비스코 공장을 개조해서 문을 연 뉴욕 최초의 푸드홀이었다. 이탈리아 토리노 초콜릿을 살 수 있는 부옹 이탈리아(Buon’Italia), 빵 만드는 것을 구경할 수 있는 에이미즈 브레드(Amy's Bread), 소시지 셀렉션이 좋고, 햄버거 패디를 사러 가는 딕슨즈(Dickson's Farmstand), 그리고 랍스터 플레이스(Lobster Place)까지 늘 관광객들로 붐빈다. 첼시 마켓은 현대적 푸드홀의 원조가 됐다. https://www.chelseamark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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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za Food Hall

 

2010년 스타 셰프 토드 잉글리쉬가 푸드홀에 손을 댔다. 플라자 호텔 지하에 럭셔리 푸드 홀(Plaza Food Hall)'를 오픈해 에스프레소 바, 스시, 피자, 파스타, 씨푸드 스테이션 등을 최고급 레스토랑 수준으로 큐레이션해 인기를 끌었다. 플라자 푸드홀에선 다니엘 불루의 에피서리 불루 제과점, 레이디 M 케이크, 라 메종 뒤 쇼콜라, 그리고 캐비아 바(Olma Caviar Boutique & Bar)까지 운영했었다. 하지만, 팬데믹을 거치며 영업을 중단하게 된다. 

 

3년 후 맨해튼 헬스키친엔 셰프 중심의 푸드홀 고담 웨스트 마켓(Gotham West Market)이 문을 열고, 리틀 셰프(캐롤라인 피단자), 이반 라멘(이반 오킨), 코너 슬라이스, 코트 스트릿 그로서즈, 엘 콜마도(시머스 멀렌) 등을 운영했지만, 역시 팬데믹으로 문을 닫고 말았다. 

 

 

메르카도 리틀 스페인-마켓 57- 어번 호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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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cado Little Spain

 

그후로도 맨해튼엔 푸드홀이 속속 생겨났다. 2019년엔 하이라인과 허드슨 야즈(Hudson Yards)에 스페인 음식 전문 푸드홀 메르카도 리틀 스페인(Mercado Little Spain, 10 Hudson Yards)이 오픈했다. 워싱턴 DC의 미니 바(Mini Bar)로 작은 접시/타파스 열풍을 일으킨 호세 안드레스(José Andrés) 셰프가 지휘하는 메르카도 리틀 스페인은 애저구이(suckling pig) 전문 레스토랑 레나(Leña)을 비롯, 타파스, 빠예야, 하몬, 추로스 등 스페인 대표 음식들을 맛볼 수 있는 푸드홀이다. 스패니시 와인 시음회도 종종 열린다. 뉴욕타임스가 뉴욕시 최고 식당 100에 선정하기도 했다. 

 

2023년엔 허드슨강, 로어맨해튼과 리틀 아일랜드의 파노라마 전망을 보유한 루프탑 파크를 갖춘 피어 57에 마켓 57(Market 57, 25 11th Avenue.)이 오픈했다. 구글(Google)이 오피스로 사용 중인 빌딩 1층, 공연장 시티 와이너리(City Winery) 옆에 자리한 푸드홀 마켓 57엔은 제임스비어든재단(James Beard Foundation)의 인큐베이터식 기획으로 소수 인종, 여성 중심의 벤더를 내세웠다. 제임스비어드재단이 운영하는 쇼키친 'Platform by JBF'에서 유명 셰프들의 팝업 디너와 클래스가 열리며, 푸드홀에서 음식을 테이크아웃해 거대한 루프탑 공원(Rooftop Park)으로 올라가 허드슨강의 스펙터클한 일몰을 바라보며 식사할 수 있는 곳이다.

 

롱아일랜드시티의 메주(Meju)로 올해 제임스비어드재단 뉴욕주 최우수 셰프로 선정된 후니 김의 리틀 반찬 숍(Little Banchan Shop)을 비롯, 우리 동네 브루클린하이츠의 명물 중동 마켓 사하디(Sahadi's), 할렘 출신 셰프들의 맥주집 할렘 합스(Harlem Hops), 차이나타운의 인기 딤섬식당 놈와(Nom Wah) 등이 운영되고 있다. https://pier57nyc.com/market-57

 

한편, 2023년에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르 베르나댕(Le Bernardin) 인근에 오픈한 미드타운의 푸드홀 '어번 호커(Urban Hawker, 135 West 50th St.)'는 원래 피어 57에 아시아 거리 음식을 뉴욕에 소개하려고 했던 고 안소니 부르댕(1956-2018)의 프로젝트였다. 그의 유지를 이어받은 싱가포르의 스트릿 푸드 거물 KF Seetoh가 큐레이션한 어번 호커는 싱가포르의 노점 식당 집합소 호커 센터(hawker center)에서 이름을 따왔다. 싱가포르(Kopiellas), 인도네시아(Jakarta Munch), 인도(Mysttik Masaaka), 중국(Hainan Jones), 필리핀(Tradisyon) 벤더가 운영 중이다. 점심 시간 즈음엔 미드타운 직장인들로 붐비지만, 저녁 무렵엔 비교적 한산하다.

*어번 호커는 빌딩이 매각되며 7월 17일 문을 닫았다. 

https://www.urbanhawker.com/vendors

 

 

옛 로드앤테일러 백화점 1층의 '셰이버 홀(Shaver H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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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엔 푸드홀 자체가 신선했지만, 지금은 거의 모든 개발 프로젝트에 푸드홀이 들어가고 있다. 그러나, 푸드홀로 성공하려면, 분명한 정체성이 있어야 한다. 첼시 마켓은 관광, 마켓57은 부두와 루프탑, 어반 호커는 아시안 스트릿 푸드, 허드슨 야즈의 메르카도 리틀 스페인은 스패니쉬 요리다. 

 

2026년 6월 26일 옛날 로드앤테일러(Lord & Taylor, 424 5th Ave.@39th St.) 백화점 1층에 푸드홀 셰이벌 홀(Shaver Hall)이 오픈했다. 공장이었던 첼시 마켓은 관광 명소, 마켓 57은 부두와 루프 톱, 그리고 백화점이 폐업한 건물에 새로운 푸드홀이 들어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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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ayaway, Shaver Hall

 

 

로드앤테일러는 백화점 자체보다 크리스마스 즈음에 쇼윈도우에 디스플레이되는 할러데이 윈도우로 인기를 누렸었다. 13층짜리 이 건물은 뉴욕증권거래소, 블루밍데일, 삭스5애브뉴 백화점을 설계한 '스타렛 앤 반 블렉(Starrett & van Vleck)'이 1914년 이탈리아 르네상스 리바이벌 양식으로 지었다. 로드앤테일러 덕분에 5애브뉴는 뉴욕 최고의 명품 쇼핑거리로 자리 잡게 된다. 2007년 뉴욕시 랜드마크로 지정됐으나, 온라인 쇼핑에 밀려 2019년 문을 닫았다. 이후 사무실 공유 기업 위 워크(We Work)가 들어섰다가 2023년 파산에 이르렀다. 아마존은 이미 2020년 이 건물을 10억 달러에 매입하고, 리모델링해 2023년 9월 '행크(Hank)라는 이름의 테크 허브로 문을 열어 2천여명의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이번에 오픈한 푸드홀의 이름은 1945년 로드앤테일러 사장이 되며 미 대형 백화점 최초의 여성 CEO가 된 도로시 셰이버(Dorothy Shaver)에서 이름을 따왔다. 셰이버는 미 로컬 디자이너들을 발굴하고, 백화점 내에 최초로 전문 매장(specialty shop)을 도입한 인물이다. 

 

셰이버 홀은 이전 로드앤테일러가 화장품과 핸드백 매장이었던 1층에 자리해 있다. 약 3만5천 평방피트 규모로 한번에 1천4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달라스에 본사를 둔 외식 기업 FB Society가 개발을 맡아 3개의 레스토랑과 푸드 스탠드 11개로 구성했다. 

 

 

#회전초밥식 치즈 와인 바 '픽앤지츠 (Pick & Chee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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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chi & cheese at Pick & Cheese, Shaver Hall

 

셰이버 홀에서 가장 히트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영국에서 수입된 회전식 와인 바 '픽 앤 치즈(Pick & Cheese)'다. 2014년 런던에서 푸드트럭 '더 치즈 트럭(The Cheese Truck)'으로 시작한 매튜 카버(Mathew Carver)가 영국의 수제 장인 치즈를 소개하기 위해 회전식 초밥(가이텐 스시/ kaiten sushi)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2019년 런던의 세븐다이얼스 마켓(Seven Dials Market)에 매장을 열었다. 

 

미국 진출 제 1호점인 셰이버홀의 픽앤치즈는 런던보다 더 긴 약 200피트(약 60m) 길이의 컨베이어 벨트 위를 작은 접시들이 천천히 지나간다. 뉴욕주 허드슨의 '처치타운 데어리(Churchtown Dairy)', 미네소타주의 '셰퍼즈 웨이 팜스(Shepherd's Way Farms)', 허드슨밸리의 포팻화울(Four Fat Fowl), 업스테이트 뉴욕의 제이크 구다(Jake's Gouda), 펜실베이니아의 페리스테드(Perrystead) 등 독립 치즈 메이커들의 치즈를 선보인다. 브리치즈 + 꿀, 블루치즈 + 브라우니, 숙성 고다 + 과일 콩피, 염소치즈 + 체리, 트리플 크림 치즈 + 잼 뿐만 아니라 발효음식의 듀오인 치즈 + 김치 접시도 주목을 끌었다. 김치는 산도가 있는 리슬링, 샴페인, 가메이 등 가벼운 레드와도 추천된다.  

 

치즈와 와인 페어링, 골라 먹는 재미를 주는 와인 바다. 와인도 탭으로 제공(Wine on tap)된다. 직장인들이 퇴근 후 한잔 마실 수 있는 경쾌한 와인 바가 될 것으로 보인다. 

 

 

B.K. 박의 시카고 미슐랭 스타 오마카세 마코(Ma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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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ck Chick, Shaver Hall

 

한인 셰프들도 셰이버 홀에 자리를 잡았다. 시카고에서 2020 미슐랭 1스타를 획득한 오마카세 레스토랑 마코(Mako)의 한인 셰프 B.K. Park(박상태)이 셰이버 홀에 12석 규모의 지점을 오픈한다. 뉴욕의 박준(Jun Park) 셰프는 카운터 서비스 방식의 핸드롤 바 노리하나(Norihana)와 프라이드치킨 스탠드 칙칙(Chick Chick)을 열었다. 

 

이외에도 49달러짜리 정식을 제공하는 탤로우 스테이크하우스(Tallow Steakhouse)와 시카고 출신 셰프 수잔 샤카(Sujan Sarkar)의 버터 치킨 소셜(Butter Chicken Social), 브루클린 캐롤가든의 명물 'F&F 피자리아(F&F Pizzeria)'의 2호점, 라멘 맛집 '톤친(Tonchin)', 파스타 전문점 파스타솔레(Pastasole), 버거와 스테이크 샐러드를 제공하는 탤로우 부처 샵(Tallow Butcher Shop), 타코 전문점 타케리아 알 파스토르(Taqueria Al Pastor), 톰킨스 스퀘어 베이글(Tompkins Square Bagels), 일본 라멘 전문 톤치네트(Tonchinette), 지중해식 음식 스탠드 자루(Zazu), 그리고 이탈리안 아이스 비드리나 젤라토(Biddrina Gelato)도 오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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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tasole, Shaver H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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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 Pizzeria, Shaver Hall

 

중앙엔 칵테일 바 '레이어웨이(The Layaway)'가 자리하고 있으며, 셀프 서비스 음료 코너도 마련됐다. 또한, 커피, 맥주, 와인, 간식, 점심식사를 테이크아웃할 수 있는 보데가(Bodega)도 운영한다. 콘서트를 열 수 있는 무대가 있고, 벽걸이 TV가 곳곳에 설치되어 월드컵 시청 파티도 연다. 

https://shaverhall.com 

https://www.instagram.com/shaverfoodhallnyc

 

 

*메르카도 리틀 스페인(Mercado Little Spain)

https://www.nyculturebeat.com/?mid=FoodDrink2&document_srl=4053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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